• 도시와 시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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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03일 0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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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녹색평론사) 는 ‘환경’이나 ‘녹색’을 내걸고 귀농이나 무위자연을 이야기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지구 인구의 절대 다수가 도시에 사는 상황에서 이 책은 도시로 눈길을 돌린다. 그래서 ‘지구온난화 시대에 도시와 시민이 해야 할 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첫 화두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소박한 자구 노력을 소개한다. ‘착한 시민’은 안 쓰는 전기제품 코드를 뽑고, 장 볼 때는 봉투를 가져가고, 재테크 할 때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힘쓰는 기업의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다.

    차는 연비가 좋은 것을 고르고, 내비게이션을 달아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아 운전한다. 먼 나라에서 온 고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난 채소나 과일을 먹어 에너지를 아낀다.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가 여기서 멈췄다면 ‘착한 삶’을 나열하는 도덕 교과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영남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정혜진은 자신이 취재 경험한 여러 나라 여러 도시의 사례를 두루 소개한다. 자각한 ‘착한 시민’에서 사회시스템인 ‘착한 도시’로 나아가는 것이다.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에도 ‘착한 도시’들은 많다. 현재 685개의 도시가 연방과 별도로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7% 감축 의무를 이행하기로 결의했다. 그들은 “위로부터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아래로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시애틀은 도심에 대중교통 무료탑승구역(Ride Free Area)을 지정하여 자가용 사용을 억제하고 있고, 샌프란시스코는 민영 전기회사의 독점구조를 깨고 그린에너지를 만드는 시영 전기회사를 설립했다.

    이 책은 도시 생활의 규범이나 문화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미국, 유럽, 호주, 아시아 각국 도시에서 벌이고 있는 대중교통 프로그램이나 에너지 공급 혁신, 먹고 싸는 소비 행위의 변화 시도는 우리에게 좋은 모범을 많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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