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표 성향 가장 강해…우린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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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8일 04: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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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저녁 개포동에서는 민주노동당 강남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선거사무소장은 단병호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신언직. 신언직 소장은, 국민승리21의 페이퍼 정당이었던 ‘건설 국민승리21’의 초대 지구당 위원장이었으니, 꼭 10년 만에 당 지역조직의 장으로 돌아온 셈이다.

신언직 소장은 보좌관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자로는 최초의 인물이다. 얼마 전 <주간한국>은 ‘강남 좌파’라는 제목의 특집을 낸 적이 있다. 이 주간지에서 대표적인 강남 좌파로 꼽은 조직은 당연히 ‘민주노동당’ 강남지역위원회.

내년 총선에 강남 을 선거구에서 출마할 예정인 신언직 소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민주노조 운동에서는 가장 유명한 활동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민주노동당 경선 특보단장으로 심상정 의원을 결선에까지 올려놓은 신언직 소장은 언제나 말보다는 묵묵히 행동을 보여 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정치를 하는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 신언직 소장.
 

– 왜 강남인가? 아무래도 보수적이어서 좀 어렵지 않겠나?

= 단병호 의원실을 관두면서, 지역에서 권영길 후보 대선운동과 내년 총선 출마 준비를 하겠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축하와 격려를 해주더라. 그런데 강남이라고 하니, 다들 ‘하필이면’이라고 묻더라.

여기 오래 살았으니, 여기서 나가는 게 당연하고. 강남에서는 어렵다는데, 그럼 다른 지역은 쉬운가? 강남에서 안 되면 다른 곳에서도 안 된다.

한국 자본주의 발전상을 보면 장기적으로는 어느 곳이든 재개발이 될 테고, 결국에는 모두 ‘강남화’될 것이다. 이미 송파나 강동은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그런 점에서 강남에서 안 되면, 서울 전체에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 강남 지역에는 어떤 특성이 있나? 부자 동네라는 것 말고. 요즘 통계를 보면 수도권에서 출퇴근자가 가장 많은 직장 밀집 지역이라고 하던데. 또 강남에는 금융업 같이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벤처 기업에 근무하는 비정규직들도 많다고 하던데.

강남은 빈부격차 계급투표 가장 강한 곳

= 강남의 북쪽인 갑 선거구는 오피스타운이고, 남쪽인 을 선거구는 베드타운이다. 오피스타운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IT 벤처가 많이 있었지만, 거의 다 망해서 나갔고, 그 자리를 사무전문 업종의 비정규직들이 채웠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강남이 아니라, 성남 같은 곳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지역위원회 차원의 연결통로를 찾기가 어렵다.

강남 하면 부자 동네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속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빈부격차가 아주 심한 곳이다. 전월세 무주택자가 61%나 되고, 판잣집이나 비닐집 같이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사는 사람들도 관악구나 은평구의 열 배나 되는 2,271세대나 된다.

정치 성향도 양극화된 곳이 강남이다. 지난 총선 비례득표율을 보면 민주노동당은 대치동 대형아파트 단지에서는 4%밖에 못 얻었다. 그런데 개포동 두 개 투표소에서는 22%나 얻었다. 그곳이 바로 임대아파트 단지다. 땅 투기해서 돈 번 사람들은 한나라당 찍고, 임대아파트 사람들은 민주노동당 찍는 계급투표로 분명하게 갈리는 곳이 강남이다.

대선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 개소식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강남 아파트 단지에서 민주노동당이라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유세차량도 준비했다. 이곳은 권영길 후보가 사는 동네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의 모습이 잘 안 보였다. 민주노동당과 권영길 후보를 보여주는 선거운동을 펼치겠다. 소문에는 당 지역조직들이 저조하다고 하던데, 우리는 열심히 뛰고 있다. 우리는 미쳤다.

선거운동을 투명하게 하는 데도 신경 쓰겠다. 지금부터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선거사무소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합법적 지역활동이 가능하다. 이중장부 같은 것 없이 투명한 회계와 투명한 활동을 하겠다.

– 강남 지역에 맞춘 공약으로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이곳의 최대 현안은 개포 1~4단지 재개발 문제다. 요즘 11평짜리가 8억, 15평이 10억 하는데, 재개발하면 15억~25억까지 갈 것이다. 이렇게 가격 폭등하면 세입자들 다 쫓겨날 수밖에 없다. 노후화된 아파트 재개발이야 피할 수 없지만, 집값 폭등 대책, 세입자 주거 대책, 환경 대책 없는 막무가내 재개발에는 반대한다. 선 대책 후 개발 원칙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 강남의 빈민가 포이동에서 김장 담그기를 하는 신언직 소장.
 

지역구 안에 대모산과 구룡산이 있는데, 국가정보원 보호라는 명목으로 ‘38선’ 같은 철책이 처져 있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철책을 철거하고, 국정원 인근 지역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하자는 공약을 낼 생각이다.

여성민우회, 지역생협과 함께 ‘강남 사회(Social) 포럼’을 만들었다. 분회 말고는 이렇다 할 당원 참여 경로가 없어, 당원과 비당원들이 모두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가치와 의제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주택 문제, 상가임대차 문제, 교육 문제에 대한 토론이 이미 예정돼 있고, 지역에서부터 신자유주의에 대한 작은 저항을 조직하려 한다.

– 노조 위원장들이 선거에 출마하거나, 국회의원이 된 경우는 더러 있지만, 전업활동가로서는 처음인 것 같다. 요즘의 민주노조 운동을 보면 어떤가?

노동운동, 당으로 3차 존재 이전해야

= 보건의료노조 이병렬 동지가 지역위원장도 했고, 공직 출마도 했다. 민주노총 정치국장으로 일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민주노총이 정치로의 역량 이전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97년 권영길 후보 출마 때가 1차 이전이었고, 단병호 심상정 천영세 최순영 의원이 등원한 지난 총선이 2차 이전이었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통해 노동운동의 3차 이전이 있어야 한다. 존재 이전 없는 정치세력화는 노동조합의 정치일 뿐이고, 참여를 통한 주도보다는 후견적 비판에 그칠 수밖에 없다. 몸까지 당으로 와야 온전히 정치세력화되는 것이다.

– 총선 후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생각인가?

= 개인이 앞으로 뭐 할지는 고민도 없고, 고민하지도 않는다. 대선과 총선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진로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 ‘새로운 민주노동당’을 만들어야 한다.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

대선 결과가 그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답을 줄 것이다. 지금부터 대선 후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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