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와 제 가족의 운명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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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6일 02: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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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김용철 변호사의 일문일답 전문. 

       
      ▲ 사진=뉴시스 
     

    – 삼성자동차 파산 서류를 해운대에서 매각했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들은 이야기인가, 아니면 삼성에서 들은 이야기인가?

    = 당시 어찌보면 제가 할 일이었다. 그런데 일을 제가 안 받으니까 재무팀장 최광해가 직접 TF팀을 구성해서 충직한 직원을 이용했는데 매수가 안 된다는 보고를 받고 상당히 몇 차례 시도를 통해 해냈다고 재무팀에 통고했다.

    – 김앤장 법률사무소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변호사가 에버랜드 소송에 역할했나?

    = 삼성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판단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변호사가 주축이 되서 일했다. 대금을 요구하는 것도 경력이 많은 변호사들이 직접 구조본 고위층과 협상해서 한다.

    – 고가미술품은 현재 어디에 있고 어떻게 관리했나

    = ‘행복한 눈물(구입액 7백19만달러. 65억원)’이 집 벽에 걸려 있다는 것을 이재용씨에게 들은 것 외에는 미국에 있는지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관심갖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공개된 그림도 있더라. 홍라희는 그림을 산 뒤 경매에 내놓은 적이 없다.

    다만 이명희가 산 그림은 크리스티 경매소 기록 보면 차후 다시 경매에 나왔다. 해외송금액이 6백억원대인데 그 중 80%가 고가미술품 매입에 쓰였다. 3분의2를 홍라희가 구입했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저가다.

    – 외환관리법 위반이 당시 문제가 됐다는데, 당시 검찰수사 결과 알고 있나

    = 홍라희는 직접 조사받은 적이 없다. 이 그림들은 중간상인 대리인 서미갤러리를 통해 크리스티 경매소 등 외국 경매소에서 사오고 대금은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구매대금과 (공개한) 리스트에 나오는 대금과는 차이가 있다. 자료는 해외송금액만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명희, 신영균, 홍라희, 박현주 등은 조사받은 사실이 없다.

    – 중앙일보와 삼성그룹의 위장계열 분리에 대해 말해달라.

    =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중앙일보의 계열 분리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여러차례 했다. 그런데 이행은 해야하지만 홍석현 회장이 대주주 신분이 되기 위해 지분을 살 돈이 없었다. 그래서 궁여지책 끝에 이건희 회장 자신 명의의 지분, 또는 차명 지분을 홍석현 회장에게 명의만 넘기는 방식으로 형식상 계열분리를 했다.

    그 자금은 이건희 회장의 주식매입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처리했다. 이 부분에 대한 계약서는 제가 한 부만 작성했고 삼성이 보관하고 있어서 이걸 밝히려면 자금출처를 검찰이 조사하면 밝힐 수 있다.

    –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일가에게 비자금이 어떻게 전달됐나. 로비 대상 명단을 추가 공개할 생각은 있나.

    = 삼성그룹의 재무팀 사람들은 금고 안의 돈은 모두 이건희 회장의 돈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그들이 비자금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 회장 재산은 회장의 것이니까. 재무팀 관제파트에서 공식적으로 비자금을 운용하다가 가족들에게 돈일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따로 지급한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로비리스트는 수사절차상 공적인 기회에 말하겠다.

    – 시민단체에 대한 인맥 관리를 언급하면서 참여연대만 말했다. 다른 시민단체는 없나.

    = 우선 명단을 갖고 있는 경위를 말해야겠다. 이 자료는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대외협력 담당자들이 제게 여러 가지를 의뢰하는데 그 중 변호사 중 친기업적, 친삼성적인 변호사, 즉 민변에 대항하는 우군을 구성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런데 제가 몇 년간 꼼짝을 안하니 삼성의 적대적 단체인 참여연대의 변호사들에 대해 가장 친한 사람들, 선후배나 동기, 연수원 동기 등 각 대상자별로 접근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어서 제게 전달한 것이다. 제가 이와 관련된 아무 활동을 안하다가 이번 일을 하면서 서류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제가 지시를 받은 문건이다.

    – 지시는 누가 했나.

    = 이학수, 김인주 두 사람이 했다. 그리고 참여연대 리스트가 나왔는데 이것은 법조인 중심이고 정말 영향력 있는 공무원과 정치인은 삼성 내부 임직원들이 해마다 보고하는 핵심지인 리스트를 토대로 삼성내부 인사들이 접근할 수 있는 리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만든다.

    가령 전 검찰총장인 송광수 하면 바둑 1급에 골프를 좋아하니 골프 좋아하는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맡는 식이었다. 가장 긴밀한 접촉 리스트는 따로 만들어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 어제 특검팀 리스트 나왔는데 그 중에서 떡값 받은 검사가 있나.

    = 이 명단은 나중에 밝히겠다.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니다.

       
      ▲ 사진=뉴시스
     

    – 일부 언론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보도했다. 명단 추가공개 등 추가 기자회견 있나.

    = (정종훈 신부)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말한 적 없고 여전히 드릴 말씀 많다. 더 이상 이런 형식의 공개가 불필요 하도록 공적기관에서 잘했으면 한다는 취지만 말했다.

    – 분식회계 과정선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 그건 당시 내가 직접 한 일이다. 난 삼성의 기계 관계사 담당이었다. 일하면서 공고 손실을 분기별로 보고 받았다. 한국 현실에서는 이익이 많이 나도 걱정이지만 적자가 나면 금융비용이 올라간다. 당시 IMF 관리체제라서 주식시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면 자본시장의 자금조달이 불가능했다. 회사채 발행도 불가능했다.

    분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당시 정상화 과정에서 분식회계 액수가 커서 정상화 방안으로만 10년을 잡았다. 당시는 정상화 차원에서 시작된 분식회계나, 그 이후 상황도 그렇게 돌아갔는지는 모르겠다.

    당시의 심각성은 심지어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법인카드를 모두 삼성카드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때문에 삼성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후 일어난 분식회계에 대한 것은 이미 밝힌 바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언론사 문제라 질문이 안나오나 본데 중앙일보의 위장계열 분리에 대해 말하겠다. 중앙일보측은 삼성과 분리됐다 생각 안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구조본에 요구해 돈을 가져갔다. 심지어 주차장 보수공사할 비용을 달라고 찾아온 적도 있었다.

    김인주 사장 방에서 보면 중앙일보의 ‘J’가 보이는데 그는 그것을 보면서 ‘너무 많이 뜯어간다. 도둑놈’이라고 욕을 많이 했다. 또한 X파일 문제로 삼성 협박하기 전에 중앙일보에 이걸로 협박하고 사라고 제의가 20억원에 들어왔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협상을 잘해서 10억에 사기로 하고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왔다. 돈을 주려고 했는데 내가 막았다. 중앙일보에서 이를 복사했을 수도 있고 해서 이를 사지 말라고 했고 얼마 안 있어 일이 터졌다. 최근 3년간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른다.

    공적기관이 수사를 철저히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 남아있는 것들을 공개할 수 있다. 제가 오늘 말한 것은 지금까지 삼성의 이씨 일가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였고 그래서 제 개인에 대한 보도에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김용철 변호사 부부 노래방 퇴폐 불법영업으로 보도한 중앙일간지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많이 보는 신문이다. 거기에도 대응 안했다. 가족들 가슴 아프게 하는 신문보도도 있었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진실 규명이 우선이다.

    삼성에서 준 돈에 대해 궁금해 하는데 그 돈으로 세금내고 어려운 학교에 기증도 하고 애들 등록금도 내고 친척 집도 사주고 개인 사치하는데도 썼다. 그래서 다 썼다고 한 것이다. 제가 없다고 하면 돈 뜯으러 나왔다고 할까봐 이런 말 안했다. 사실 무일푼이라고 할 수 없다. 여러분보다 조금 낫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가슴이 아프다. 달이 안 보인다고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 안보이면 달을 보려고 노력해달라. 저로서는 저와 제 가족의 운명을 걸고 말하는 것이다. 이 사회의 주류세력인 조선일보까지도 소송하겠다고 했다.

    언론들은 내가 ‘주장’한다고 보도한다. 주장이 아니다. 난 주장한 것 없다. 사실만 말했다. 이것은 논쟁하자는 대상이 아니다. 내가 말한 것은 공개적으로 수사를 요구했으니 공적인 수사를 통해 밝혀주고 언론인도 좀 더 취재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결국 이를 통해 이 사회의 주류든 아니든 불의에 야합하는 세력들이 의지가 꺾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전 동료이자 후배가 제가 룸싸롱 마담과 바람이 났다고 소문내고 다닌다더라. 그리고 한밤중에 내게 전화해 괴롭다고 말한다. 삼성 내 호남사람들 다 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출신으로 기업에 간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는 말도 들었다.

    부부 차원에서 30억을 갈취하려 한다고 현직 검사가 이야기한다는 말도 들었다. 어떻게 삼성과 현직검사가 하는 이야기가 똑같나. 이런 부분들이 걱정스러워서 오늘 모든 이야기를 다 한 것이다.

    또 (삼성 비자금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 정부도 저와 뜻이 같을 것이라고 본다. 제 주장이 아니라 제가 겪은 이야기를 사실대로 의지를 갖고 밝혔고 이 상황을 정리해주기를 바란다. 큰 문제는 다 밝혔고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남았다. 의문사항에 대해선 확인요청 오면 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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