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이성 동거커플 위한 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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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3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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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23일 ‘권영길의 근대 100년 금기깨기’ 두 번째 제안으로 “동성 커플과 이성 동거 커플 등을 위한 ‘동반자 등록법’(가칭)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날 블로그(blog.naver.com/kwondlp)에 올린 글을 통해 "독일의 ‘파트너등록법(2001년 제정)’이나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법(PACS, 1999년 제정) 등 이미 다른 나라에선 ‘결혼’ 대신 ‘다른 대안’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제 우리도 동성이나 이성 동거커플을 동반자 관계로 인정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권 후보는 “동반자등록법 제정을 통해 동성커플, 이성 동거커플, 장애인 공동체처럼 서로 합의하에 지속적인 생활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면 이들의 사회, 경제적 권리와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동반자 가족에게 ▲상속권, 일상적인 가사 대리권,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복지 수급권 ▲주택임대차 승계권 등 법적 가족과 같은 권리를 보장해 일상생활에서도 가족에게 보장되는 권리를 동등히 누릴 수 있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권 후보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혼인유무, 가족관계, 성별 정체성이나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과 차이가 존중되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후보는 "‘동반자등록법’ 도입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부탁한다"면서 "법적 결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으로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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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커플과 이성 동거커플 등을 위한 동반자등록법 도입 제안(전문)

권영길의 ‘금기 깨기’ 두 번째 이야기는 동성커플과 이성 동거커플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한국사회에서, 특히 정치권에서는 한번도 다루어지지 않았던 금기 중에 금기일 수 있습니다. 용기와 소신을 갖고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가족’을 꾸려도 ‘가족’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도 없고, 전셋집을 전전하다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됐지만 배우자와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배우자가 갑자기 죽어 재산 상속은 물론 배우자 부모에게 살던 집마저 빼앗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성 커플과 이성 동거커플을 이루고 사는 이들이, ‘가족’을 꾸려도 ‘가족’이 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혼인신고를 한 부부라면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당할 리 없겠지만, 평생 서로 의지하고 함께 살아도 법적으로 ‘부부’나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애 커플, 사실혼 등 이성 동거커플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법적인 부부에게는 당연한 사회보험과 조세 혜택, 가족수당, 경조사 휴가, 재산상속과 분할 등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친척들에게 얘기조차 꺼내지 못할 정도로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선 결혼 대신 ‘다른 대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은 동성애, 이성애 동거커플의 ‘동반자 관계’를 법으로 인정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최근 카톨릭 국가로 잘 알려진 스페인까지 5개 국가는 동성결혼까지 합법화 했고, 프랑스, 독일, 덴마크, 영국 등 30여개 국가는 결혼과 유사한 효력을 갖는 동성 또는 이성간의 ‘동반자 관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파트너 등록법(2001년 제정)’이나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법(PACS, 1999년 제정)’이 동성간이나 이성 동거 커플에게 ‘동반자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외신을 통해 보셨겠지만 프랑스 사회당의 루아얄 대선후보는 ENA(국립행정학교) 동기생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와 법적 결혼을 하지 않고 25년 넘게 동거하며 네 명의 아이를 함께 키워왔습니다.

동성이나 이성 동거커플도 ‘가족으로서의 권리’가 인정돼야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동성이나 이성 동거커플을 동반자 관계로 인정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정서상 아직은…”이라고 주저하기 전에 이미 그런 관계를 맺고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족구성권의 문제는 그들이 감내해야할 개인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들에게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동성간이든 이성간이든 법적 부부나 가족과 마찬가지로 상호 부양과 협조 의무를 다하고 있다면 이들도 사회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동반자등록법’을 통해 이들의 사회, 경제적 권리와 지위를 보장해야합니다. (가칭)‘동반자등록법’을 통해 동성커플, 이성 동거커플, 장애인 공동체처럼 서로 합의하에 지속적인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면 법적인 ‘동반자’의 지위를 보장할 것을 제안합니다.

동반자 가족에게는 상속권, 일상적인 가사 대리권,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복지 수급권, 주택임대차 승계권 등 법적 가족과 같은 권리를 보장하며, 직장, 학교, 의료기관, 금융기관 등 일상생활에서 가족에게 보장되는 권리들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에게는 권리 뿐 아니라 상호 부양과 협조의 의무, 채무 연대책임이나 생활비용 공동부담 등의 책임도 함께 주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동성커플 간 결합을 인정하는 독일의 ‘파트너 등록법(2001년 제정)’이나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법(PACS, 1999년 제정)’과 같이 동성커플이나 이성커플, 또는 법적 결혼·가족관계가 아닌 다양한 생활공동체들이 법과 제도 속에서 서로 신뢰하고 연대하는 관계를 유지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공동체에 속한 개인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게 될 것입니다.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과 차이가 존중되는 사회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혼인유무, 가족관계, 성별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은 해소되어야 합니다.

법적 결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으로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한 부모 가족이든 독신이든 이혼을 했든 재혼을 했든 누구나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가족관계를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직장이나 사회에서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국민들이 홀로 설움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이런 이유로 고통 받는 국민이 있다면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가 제안 드린 (가칭)‘동반자등록법’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며 이상 두 번째 금기 깨기에 대한 제 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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