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특검법안 합의 숨가쁜 막전 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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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2일 08: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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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좀 받아주세요!"

    삼성특검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법사위 3차 소위.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삼성 특검 법안을 받아달라고 ‘간청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수사대상과 관련해 ‘대선 축하금 등’이라는 여섯 글자의 적시 여부를 놓고 신당 측과 한나라당 측이 시간만 보내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네탓 공방을 반복하자 이를 보다 못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과 3당이 대표 발의한 안을 통합하자고 중재안을 냈다.

    이에 신당 측은 이미 제출한 원안에 한나라당이 제출한 법안이 내용적으로 포함됐다며 처음엔 주춤했지만 당 지도부와의 교감 후 노 의원의 제안을 수용하고 한나라당 측으로 공을 넘겼다.

       
      ▲ 특검법안을 논의하고 있는 법사위 법안소위원회(사진=뉴시스)
     

    그러나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신당 측이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측이 이에 정확하게 찬반을 표하지 않고 ‘당선 축하금’ 이라는 문구 하나를 왜 넣지 못하냐며 계속 즉답을 피했다.

    이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안에도 수사대상과 관련해 ‘비자금이 2002년 대선 자금 및 최고 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으로만 명시돼 있을 뿐 ‘당선 축하금 등’ 이라는 문구가 적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나라당 측이 노 의원의 중재안에 대해 이렇다할 반박을 하지 못한 채 계속 딴죽을 걸자 노 의원은 "자신들이 심사숙고해서 발의한 안도 받지 않겠다는 것인가"며 "3당 안도 반대하고 한나라당 안도 반대한다면, 국민들 앞에서 한나라당이 만든 법안을 철회하고 새로 원하는 법안을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즉, 한나라당이 발의한 원안이나 3당이 발의한 원안에 사실상 내용적으로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신당이 수용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당선 축하금 등’ 의 문구를 적시하라며 ‘떼’를 쓰고 있는 한나라당 측의 논리 없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신당 측도 노 의원에게 힘을 보탰다. 신당 측의 선병렬 의원은 "회의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면  제출한 법안의 원안을 뒤집고 또 넣어달라고 할 것인가"라며 "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에게 가서 법안을 잘못 내서 망신당했다고 전해라"며 비꼬았다.

    이어 노 의원이 "자기가 법을 내놓고도 사실상 통과되기를 두려워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제발 좀 받아달라. 그것도 받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나라당 측은 "한나라당이 발의한 법안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구를 넣어 수사대상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라며 계속 물타기를 시도하다가, 결국에는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며 소위의 비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비공개 요구에 대해 신당 측과 노 의원이 "공개 못할 말 못할 사정이 뭐냐"며 소위를 공개로 강행하자, 한나라당 측은 "지금 쇼를 하자는 것이냐"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같이 소득 없는 공방을 주고 받으며 오전 회의는 정회됐고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 의원들이 점심 시간 동안 당 지도부와 협의한 끝에 한발 물러나 ‘대선 축하금 등’을 법안의 ‘제안이유’에 명시하자는 안을 제출해 결국 합의가 이뤄졌다.

    이같은 성과 뒤에는 한나라당의 물타기 전략을 정확하게 꿰뚫고 양 법안을 통합하자고 중재한 노 의원의 기지와 이를 적극 수용하며 소위를 언론에 공개한 신당 측의 의지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신당 측의 이상민 소위 위원장은 한나라당 측의  ‘당선 축하금’ 명시 주장으로 삼성 특검이 난항을 겪자 지난 21일부터 기자들에게 "내일 소위는 전 과정을 공개할테니 언론이 직접 와서 상황을 정확히 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 들은 소위 진행 전 과정 동안 기자들을 의식하며 수시로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이에 신당측이 공개를 강행하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이에 노 의원이 제안한 중재안을 신당 측이 수용한 마당에 더 이상 법안을 거부할 명분을 찾지 못한 한나라당이 한 발 양보한 안을 제시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노 의원은 신당 측의 언론 공개 전략에 공을 돌렸다. 노 의원은 “통합안을 제시한 이상 한나라당이 특검에 반대할 명분이 더 이상 없었고, 소위가 언론에 전면 공개돼 정치 공방을 벌이기에는 양당 모두 한계가 있었다는 점도 적잖은 작용을 했다”면서 "오늘을 거울 삼아 앞으로 소위를 언론에 전면 공개하는 문화로 바꿔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당이 노 의원의 중재안을 즉각 수용하고, 언론에 소위를 공개 하는 등 삼성 특검 도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은, 사제단 측과 지난 21일 밤 사전 조율을 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단은 국회에서 특검법안 도입 여부를 지켜본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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