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등 자주 울타리 넘어 지평 확대
    가족-이성애 중심주의 반대가 핵심
        2008년 03월 10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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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첫해, 곳곳에서 진보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보수 세력의 결집에 대한 진보의 대항 수단은 여전히 ‘민족, 국가, 민주’의 틀 속에 갇혀 있다. 힘과 힘의 싸움은 영원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항세력화에 집중하면서 내부의 차이들은 이 안에서 다시 삭제하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사람들 마음속의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들은 ‘성, 가족, 사랑, 몸’과 같은 일상적이고 사적인 것이라고 보였던 곳에 숨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차이와 다양성’에 입각한 문제 제기들은 당사자들의 이해관계에 불과하거나, 더 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부문적 사고방식이라고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성정치, 진보를 묻다>는 현재 진보의 ‘위기’를 성정치의 관점에서 제기하려 하는 기획이다. 기존에는 진보가 “너 진보 맞니?”라고 물었다면, 이제는 각기 다른 영역들이 진보에게 물어야 할 때다.

    그 기획의 시작으로 진보정당 중심의 사회변혁을 화두로 잡고 새로운 주체의 확장이 가능한 새로운 진보를 꿈꾸고 있는 진보신당연대회의(가칭)의 심상정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문화운동과 인권운동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연대의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의 한채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재 순서
    ① 총론: 새로운 진보정치와 성의 정치(심상정, 한채윤 대담)
    ② 가족 중심에서 사회적 연대로(엄기호)
    ③ 국가 중심에서 지역 성정치로(임동근)
    ④ 공공복지와 성정치(유성재)
    ⑤ 토목 중심에서 감수성의 정치로, 혹은 생태주의와 성정치(목수정)
    ⑥ 남성 중심에서 여성·이주민·장애·소수자로(타리)
    ⑦ 누가 성정치를 두려워하랴

       
      ▲왼쪽부터 심상정, 한채윤, 권김현영.
     

    심상정과 한채윤의 대담은 여성학자이자 활동가인 권김현영이 맡아서 진행했다. 

    권김현영(이하 권): 심상정 의원이 지난 6개월 동안 당내 경선과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것처럼 성 소수자 진영도 새로운 연대를 만나면서 커온 역사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심상정(이하 심): 저는 그 동안 민주노동당이 화석화되어 있는 틀 내에서 갇혀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깨고 우주의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새 싹들을 끌어안고 싶습니다. 새로운 정치의 시작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한채윤(이하 한): 저는 심상정 후보에 대해 잘 몰랐는데 2007년 민주노동당 내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 사람을 새롭게 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만남 자체가 뜻 깊습니다.

    “주체 세력의 확장이 필요하다”

    : 요즘 신좌파와 대비해 구좌파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저는 새로운 주체들을 많이 만들어갈 때 새 정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창조적인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노동운동과 민주노동당의 틀 내에서 빈곤함을 느낍니다. 기존 운동권이 가지고 있는 힘도 있지만, 운동권의 틀 밖에서 자유롭게 활동해왔던 다양한 진보적인 사람들까지 다 포괄해서 울타리가 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주체 세력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꼭 필요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운동에서 제가 제일 많은 상상력을 봤던 운동들이 여성주의와 성소수자 운동이었습니다. 새로운 진보 운동에서 새로운 주체 세력 확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둘을 놓치고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정말 그렇습니다. 노동 운동할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2주간 머물면서 코사투(COSATU- 1985년에 결성된 남아공 노총으로, 흑인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과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위해 투쟁함)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그때 열린 대의원대회의 주요 주제가 ‘여성 리더십 향상을 위하여’였습니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회였는데, 이전 회의에서 결의된 사항의 실행 정도를 보고하고 확인한 후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었어요. 그 대회의 분위기와 회의 방식 등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남아공에서 돌아와 민주노총에서 ‘지금 우리 노동운동은 여성 운동 배제적’이라고 말했더니 주변에서 ‘내가 언제 배제했냐’고 하더군요.(웃음)

    물론 여성 문제가 의식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성 문제가 문제로조차 인식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주 실용적으로 접근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노동당이 여성들에게 접근하지 않으면 집권하기 힘듭니다. 그 동안 남성들은 많은 정치적인 세례를 받아왔습니다.

    그에 비하면 여성들은 사회, 정치적인 소외를 많이 겪어왔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이 여성 집권 전략을 논하면서 당에 대한 여성의 지지율이 남성 지지율보다 적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 진보신당의 의식이 건강하다고 느껴지는 건, 가시화되지 않은 존재들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한채윤씨는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비가시화된 존재인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해오시면서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셨는지요?

    “진보운동에서 여성과 성소수자의 역사가 계속 지워져”

    한: 사실 성소수자들끼리 얘기할 때, 이런 단어를 씁니다. ‘주말용 게이.’ 무슨 말이냐 하면 한시적인 동성애자로서 산다는 뜻이죠. 가령, 누군가 자신을 설명할 때, 나는 여성이고, 서울 시민이고, 동성애자고…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겠죠.

    문제는 여성이고, 서울 시민이라는 것은 24시간 나를 정의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에게는 자신을 이성애자로 소개해야 하니까요. 그렇게 성소수자들은 자신을 분리해서 살아가는데 익숙합니다.

    만약 다니던 회사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면 그때 분노가 생기겠죠. 이때 인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도 있지만 보통 차별을 받았던 경험 자체를 죽여버리게 됩니다. 자기를 없애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거죠. 그렇게 하면 사회에 동화될 수 있으니까요. 이런 것을 보면서 자기를 좀 더 드러내는 힘이 어디서 나와야 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1997년 노동법 개정 대투쟁이 있었을 때, 20~30명의 성소수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나갔습니다. 이 행동은 성소수자 운동 역사 기술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성소수자들이 노동자 운동과 연대를 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성소수자인 우리만 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경험들이 계속 지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서로가 가진 위치에서 이해하고 연대하지 못하면 어떤 행동을 해도 그냥 삭제되고 말 뿐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졌습니다.

    : 여성들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 여성들이 운동에서 무슨 역할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여성들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인정이 안됐어요.

    ‘꽃’이나 ‘희생양’으로 역사화될 뿐이었지요. 계속 여성들과 다른 소수자들의 투쟁의 역사를 지워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구좌파는 다양성의 논리를 이단으로 취급해”

    :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 다양한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 그것이 더불어 잘 사는 사회의 출발점입니다. 구좌파의 이데올로기로 접근하면 다양성은 논리가 이단으로 취급됩니다. 가치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주체와 가치가 대립됩니다.

    예를 들어서 ‘푸른 정치’에 대해 얘기하면 급작스럽게 ‘우경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환경 문제로 인해 다수가 고통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타이어 노동자 15명의 억울한 죽음들, 태안 반도의 유류사고로 6만명의 태안 주민들을 사실상 죽이고 있습니다.

    : 진보에서 생태를 말하면 우경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는 말씀이신거죠.

    : 그렇죠. 장애인들은 불편하게 살지 않을 권리가 있는 거죠. 진보정치는 그 갭을 메우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 사회는 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이해하고 연대하는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제도, 법, 그리고 대중 설득을 통해서 확보되는 것입니다. 정치로 연대해야 합니다. 소수자들을 위한 정치는 진보정치밖에 없습니다.

    : 지금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진보신당을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사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분적인 문제로 취급되어오기도 했었지만 민주노동당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진보신당에서는 소수자들을 위한 정치를 전면화시키겠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예전 민주노동당은 평등과 자주라는 범주 속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사장시켰습니다. 그래서 바깥의 시민운동 단체나 풀뿌리 단체들이 민노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민노당의 가치가 매우 화석화돼 있고, 일상 속에서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실천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은, 오랫동안 진보정치가 평등과 자주라는 주제 아래에서 성장해온 운동 세력들의 경험에 의해 지배됐다는 겁니다.

    그러나 2008년 현대 시점에서 꿈틀대는 이 땅의 서민들 사이에서 꿈틀대는 삶을 포괄하는 데서 종합의 과정이 시작돼야 합니다. 다양한 문제의식들이 틀 내로 들어와야 합니다.

    : 폭넓게 아우르는 것은 아주 좋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정치의 측면에서 봤을 때 진보정치와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입니다. 폭이 넓어지는 건 중요하고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그 폭이 넓어지는 방식이죠. 단순히 울타리가 넓어지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기준, 중심의 위치가 이동하여 울타리가 더욱 넓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걸 더 품어내죠. 그래서 진보신당이 가족중심주의에 반대한다, 이성애중심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을 핵심가치로 내걸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소수자 위원회의 설립이 소수자 의제 주변화”

    :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에서는 여러 소수자 위원회를 만들어 오면서, 오히려 소수자 의제가 주변화되고 특수화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소수자의 가치가 중심가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소위 ‘진보’ 진영에서는 주체와 가치를 대립시키는 경향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 결과 노동자와 서민을 대립시키고, 인권과 평화를 대립시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노조운동에서 해왔던 노동 의제로부터 해방돼서 노동자들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고 동시에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자식이고 납세하는 시민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동성애자이기도 하다는 점 등을 전부 감안해야 합니다.

    공장 울타리 안의 진보운동을 생각하는 것은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주체들이 가치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 가치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공동체의 비전으로 발전돼야 합니다. 주체들이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공동체가 건설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진보운동은 그런 것을 발견해내지 못했던 것이죠.

    이것을 성정치의 측면에서 보면, 진보운동의 인간에 대한 신뢰, 이런 것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답게 사는 데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의사 결정 통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주체의 실천과 노력과 같이 가야 하는 것입니다.

    : 말씀하신대로 민주노동당에서 주체가 확장되는 방식은 성소수자 따로, 장애인 따로, 여성 따로 조직되어 가는 식이었습니다. 사실 당 내의 성소수자 위원회에만 성소수자가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입니다.

    이렇게 성소수자위원회만의 특수한 의제가 아닌, 당 내의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 과거의 민주노동당에서 성소수자는 당 내에서 구조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주변적이었습니다. 한편 성소수자들도 자기 주체의 문제에만 천착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왜 우리는 노동에 비해서 덜 중요하게 취급되느냐’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위치도 저절로 확보되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합니다. 저에게 무엇을 확보해달라고 주문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주장을 하고, 그 안에서 정치를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성소수자하고도 연대하고 장애인하고도 연대하고, 그렇게 해서 영역을 확장하고 목소리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 하지만 그런 영역 확장과 목소리 내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진보적 지향에 대한 신뢰가 기반이 돼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지만 소수자들이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진보신당 중심 가치에 가족중심주의에 대한 반대, 이성애중심주의에 대한 반대가 중심 강령으로 채택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많은 사회주의 나라들에서 가족주의는 사유재산을 영속시키는 기제로서 비판되고 지양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진보진영에서는 이러한 가족주의에 대한 반성이 별로 없습니다.

    : 현재 총선 전의 창당은 과도 정당이고, 실질적인 창당은 폭넓은 논의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가족중심주의나 여러 가치들이 강령으로 포함되기 위해 치열한 논의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양한 가치들을 토대로 제출되는 노선들과, 거기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이 만들어지면서 해당 소수자 내부의 문제의식이 아니라 소수자 전체의 의식으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이 진보신당의 문제의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드러내 보이지 않는 이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할 테지요.

    : 진보신당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들이 진보신당의 기수로서 심상정을 인식하고 있고, 성소수자인 최현숙 후보를 내세움으로써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신당이 선정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합니다. 왜 FTA나 양극화 문제가 아닌 성소수자 문제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8년 전 민노당이 출범할 때보다, 지금 신당은 성숙한 진보로 나아갈 수 있는 여러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어서 자신감이 있습니다. 홍세화씨의 말을 빌리자면, 진보의 진보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성소수자 최현숙 후보의 출마라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들, 정당 정치 내에서도 목소리 내야 해”

    : ‘주문하지 말라’고 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쌍방향적이어야 합니다. 사실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는 최현숙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논의 끝에 그래도 진보신당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모아진 것은, 우리가 어디서 누구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정당 정치 내에서도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성소수자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진보신당을 선택한 것이죠. 과연 진보신당에서 우리를 받아줄까 이런 고민은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우리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 진보는 진보가 아닐테니까요.(웃음)

    : 과감하게 밀고 들어와서 자기 영역을 확대해야 합니다.

    : 네. 그렇게 하려 합니다. 성소수자가 제기하는 의제는 특별한, 그들만의 의제는 결코 아니고, 아니어야 합니다. 이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능력이 진보신당에 있어야 합니다. 아마 앞으로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야겠죠.

    이렇게 할 때 진보신당에게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와 선거 이후 창당 과정을 통해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진보신당은 기존의 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한 사람들의 비중이 크지 않아야 하고, 가급적이면 진보 가치의 실천 방법에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아직 조금 거칠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날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최대한 포괄하는 일은 제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그 테이블 안에서 아주 합리적인 정치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또 제 역할입니다. 나머지는 다 각자가 해야 하는 것이죠.

    : 저는 최현숙 후보가 ‘혼합을 가능하게 하는 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성이라는 점, 결혼했지만 이혼한 경력이 있다는 점, 레즈비언이라는 점, 가진 재산이 없다는 점 등이 단점이나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많은 다양한 주체들과 만나는 열린 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죠. 단일한 하나의 대표성 아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닌 이런 혼합의 미덕은 앞으로 진보정치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네. 그런 점에서 진보신당은 진보의 진보, 파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오늘 나눈 이야기가 앞으로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상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이런 진보의 위기 시대에 세 명의 각기 다른 위치의 여자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이 자리가 아주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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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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