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청와대 비서관에 현금뭉치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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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19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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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노총 등 6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운동’이 19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2004년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던 이용철 비서관에게 현금 뭉치를 전달했다고 증거 사진과 함께 폭로했다.

   
  ▲5백만원이 들어있는 뇌물 상자.
 

‘국민운동’ 측이 이날 공개한 이용철 전 비서관의 자술서에 따르면, 2004년 1월 26일 삼성 법무실 이경훈 변호사가 택배로 보낸 박스가 집에 배달되어 뜯어보니, 책처럼 포장된 500만 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용철 전 비서관은 이 변호사를 만나 항의와 함께 돈뭉치를 돌려줬으며, ‘국민운동’은 이 전 비서관이 찍어둔 돈뭉치와 이 변호사의 명함 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다.

2004년 1월 당시 당시에는 대선비자금 문제로 삼성이 수사받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이용철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반부패 제도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 전 비서관은 이 같은 사실을 ‘국민운동’ 쪽에 제보하게 된 배경에 관해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보며, 당시 일이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된 일이며 내 경우에 비추어 김 변호사의 폭로내용이 매우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어 적절한 시기에 내 경우를 밝힐 것을 고민하다가 모든 경위와 증거"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용철, 이용철 두 변호사 증언 및 제보 내용 비교
 

삼성 비자금 특검 등에 관련하여 삼성과 청와대의 연루설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운동’이 그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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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돈을 전달한 이경훈 변호사 명함이 선명하다. 명함에 삼성전자로 찍힌 것은 삼성 구조본 인력은 계열사 파견 형식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용철 전 비서관 자술서(전문) 

2003년 9월 1일자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에 임명되었습니다. 2003년 12월 20일경 청와대 비서실 조직개편으로 박범계 변호사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법무비서관과 민정2비서관을 법무비서관으로 통합한 보직으로 이동됐습니다.

2003년 말 또는 2004년초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삼성법무실 소속 이경훈 변호사로부터 위 보직이동 관련 뉴스들을 보고 생각이 났다면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와서 얼마 후 점심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이경훈 변호사를 알게된 경위는 1996~1998년경 도봉구 창동 삼성아파트 최상층 증인들이 시공회사인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소음진동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상대방 변호사로 장기간 함께 소송을 진행하면서 법정에서 자주 만나고 연배도 비슷하여 서로 마음을 트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이 생긴 바 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이경훈 변호사가 명절에 회사에서 자기 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은지를 물어 한과나 민속주 따위의 당시 의례적인 명절 선물일 것이라 생각하고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2004년 1월 16일 경 청와대 재직으로 휴직 중에 있던 법무법인 새길의 직원으로부터 명절 선물이 법인사무소로 배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바쁠 것 없으니 명절(당시 설연휴는 1월 21일부터 23일이었음) 지나고 가져다 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2004년 1월 26일 변호사 사무실로부터 선물이 집으로 전달이 되어 퇴근 후 뜯어보고서야 책으로 위장된 현금다발인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당시 대선자금 수사 중이었고, 차떼기가 밝혀져 온 나라가 분노하던 와중에 차떼기 당사자 중 하나인 삼성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함께 선물을 뜯어본 집사람에게 "삼성이 간이 부은 모양"이라고 말하고 이 사실을 폭로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자신있게 떡값을 돌릴 수 있는 거대조직의 위력 앞에 사건의 일각에 불과한 뇌물 꼬리를 밝혀봐야 중간 전달자인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버리는 꼬리 자르기로 끝날 것이 자명할 것으로 판단돼 후일을 대비하여 증거로 사진을 찍어두고 전달 명의자인 이경훈 변호사에게 되돌려주고 끝내기로 작정했습니다.

2004년 1월 말 경 이경훈 변호사에게 만나자고 연락해 시청 앞 플라자호텔 일식집 ‘고도부끼’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전달된 선물의 내용을 설명하며 매우 불쾌하였지만, 당신의 체면을 보아 반환하는 것으로 끝낼까한다는 뜻을 전달하자, 이경훈 변호사가 자신도 의뢰적인 선물일 것으로 알고 명의를 제공한 것이었고, 현금을 선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매우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습니다.

최근 확인해보니 당시 선물을 전달하는데 명의를 제공했던 이경훈 변호사는 삼성을 퇴직하고 미국 유학중이라고 합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보며, 당시 일이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된 일이며 내 경우에 비추어 김 변호사의 폭로내용이 매우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어 적절한 시기에 내 경우를 밝힐 것을 고민하다가 모든 경위와 증거를 ‘삼성 이건희불법규명 국민운동’에 제출했습니다.

2007년 11월 19일 변호사 이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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