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 선진국 일본 칭찬 몇 가지
    By
        2007년 11월 18일 10:4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가깝고도 먼 나라…일본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일본을 두고 이렇게 표현할 것이다. 1,500여 년 전엔 백제의 문화가 전파된 친근한 이웃 나라였으나, 500여 년 전엔 우리민족을 쑥대밭으로 만든 적국이었고, 100여 년 전엔 왕비까지 살해하며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원수국이기도 하다.

    또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은 경쟁적이거나 적대적이기도 하다가 협력자로서의 관계가 되기도 하면서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과 일본 국민들 사이에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는 친밀도가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시각은 잠시 접어두고 필자는 일본의 환경적인 측면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 오피니언 리더그룹들이 선진사례를 견학하기 위해 방문하는 나라 중 가장 자주 가는 나라가 일본일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경제수준이 한수 위인 일본의 NGO운동이나 도시계획, 환경계획도 분명 한국보다 한수 위다.

       
      ▲일본의 잘 관리된 하천. 하천 정책 결정과정에는 주민 참여가 보장된다.
     

    70~80년대 일본에서 공부한 공학자들이 일본의 기술을 그대로 한국에 도입하면서 한국의 도시나 하천, 기초시설은 일본의 시설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급속도로 성장한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막개발에 대한 인식을 버리고 생태와 공생, 협력이라는 개념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예전에 잘못된 하천을 복원하고 도시를 깨끗하게 하고 선진 생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일본은 분명 환경선진국으로 평가할 수 있다. 환경선진국으로서 일본을 몇가지 칭찬해보고자 한다.

    첫째, 일본의 산은 매우 아름답다. 산세나 지형적 여건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국도나 고속도로를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 산에 묘지가 없고 대규모 도로공사가 없다보니 산의 녹지가 아름답게 연계되어 있다. 또, 농경지나 집들이 안정되어 보인다. 일관된 농촌의 설계로 전원적인 풍경이 살아있다.

    둘째, 도시와 각종 시설이 너무 깨끗하다. 즉, 청소문화가 매우 잘되어 있는 것이다. 쓰레기를 치우는 차부터, 공사차량까지 흙먼지 하나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건물의 옥상이나 일본 기와를 청소하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어, 주민들이 주변 지역 청소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셋째, 일본의 강이 정부와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상여건을 갖고 있어, 처음엔 하천의 치수를 위해 대규모 정비사업과 직강화, 댐건설로 일관했지만, 지금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있다.

    또 강과 하천의 생태교육관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천관리의 모든 정책이 주민들이나 지역 NGO와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연형 하천 정화 사업, 생태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나 NGO참여가 배제돼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일본의 거버넌스를 좀더 배워야 할 것 같다.

    넷째, 일본은 철저히 서비스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지역주민, NGO, 정부관계자들이 견학을 온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서 안내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맑고 깨끗하게 한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 문화는 일본의 물가를 보고도 알 수 있다.

       
      ▲환경정책 분야의 거버넌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사진은 일본 견학 때의 모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필품, 즉 담배나 술, 주유비, 일반 식품 등은 우리나라와 가격이 비슷하다. 그러나 서비스를 하는 업종, 즉 택시비, 통행료, 음식점 등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필품은 세금을 많이 부과하지 않고 서비스업은 비용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정신이 일본의 도시와 하천, 산과 들을 아름답게 보전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필자는 환경 보전과 관련한 선진 사대의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이나 유럽도 우리나라보다 못하는 것도 많고, 이해가 안되는 것도 많다. 다만,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좋은 사례나 습관은 배우자는 것이다. 몇 차례에 거친 일본의 견학을 통해 깨끗함과 거버넌스, 서비스 등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부분에서 우리도 일본 따라잡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