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탁 당 대변인 전격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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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13일 05: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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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탁 대변인.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전격 사임했다. 김 대변인은 13일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당 대변인을 사임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당내 경선 후 대변인실의 일방적 폐쇄와 한국노총 사과 등 당 지도부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사임의 배경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경선이 끝나고 당사의 대변인실이 사라졌습니다. 당에서 책상을 빼고 후보 사무실로 옮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당에 대변인실이 없는 정당이 되었"다며 "사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인 통보 하나로 대변인실을 없애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해 사실상 당 대변인실의 일방적 무력화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 대변인은 문성현 당 대표에 대해 "민주노총을 함께 했던 후배로서, 나무장대 위에 올라 앉아 참 어찌할 수 없는 모양으로 비치는 대표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된다"고 말해 문 대표에 대한 불만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또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통해 FTA 정국을 만들어내고, 단식을 끝내고 이해 당사자들을 만나 반대 여론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자는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 것도 실행되지 않았다"며 당의 대응에 대해서도 쓴쏘리를 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노총 사과 파문과 관련해서 "공문을 보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고 이 문제를 공론화시켰어야 했는데 그저 의견을 드리고 마는 것으로 끝내 이 점이 두고두고 아쉽다"며 "문제는 자세인데, 사과공문을 보냈을 태도나 사과공문을 철회할 의 태도나 어느 것 하나 당당함이 없었고, 지도부는 옳다고 판단해 결정을 내렸으면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 말은 지금에 와서 다시 잘잘못을 따지자는 의미가 아니라, 지도부는 매순간 결단을 해야 하며 그 결단을 관철하기 위해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무려 4번이나 열리는 최고위원회를 보며 갑갑한 심정을 느꼈을 사람이 어찌 저 혼자뿐이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대선과 관련해 "이번 대선 구도에서 민주노동당에게 객관적 구도와 희망은 있었지만 전략은 없었다"면서 "전략만 없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의지를 불러낼 실력도 없어 지도부는 당의 잠재된 역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평했다.

    김 대변인은 "진보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 남의 뒷자태나 평가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비판적 평가를 하고 "그나마 발표한 계획들이 무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속으로 부끄러울 때가 참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주어진 역할을 마다않고 살아왔지만 지금 대변인으로써 계속 있다는 것은 제 역할이 아닌 것 같다"면서 "이번 대선 시기를 당의 대변인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당의 후보로 누가 당선 되든 간에 대선 시기 대변인은 후보와 호흡을 맞출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애초 당내 경선이 끝나기 직전 대표에게 대변인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만류 끝에 그러지 못했다"며 경선 후 곧바로 사퇴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김형탁 대변인의 사임에 대해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선대위가 공식 입장을 코멘트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 *

    김형탁 대변인 사임의 글 전문   

    대변인을 사임합니다.

    갑작스러운 사임에 의아해 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간단하게나마 글을 올립니다.

    애초 당내 경선이 끝나기 직전에 대표에게 대변인 사임의사를 밝힌 바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당의 후보로 누가 당선이 되든지 간에 대선시기의 대변인은 후보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갈테니 사퇴의사를 분명히 밝혀 놓아야, 당선되신 분이 대변인을 선임하는데 부담이 없으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한 의사를 당 대표에게 이야기하였으나, 경선이 끝나고 판단해보자고 만류하여 사퇴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결선이 끝나고 당직자 뒷풀이 자리에서 당 대표께서 공동대변인으로 가는 것이 어떠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특별히 대변인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고 하신 이야기라 생각지는 않았으나, 좀 더 판단을 해보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주변 의견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공동대변인제는 대선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에서부터 후보 대변인과 별도로 당의 입장을 대변할 당 대변인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선대위 대변인은 대선 투표 때까지이므로 그 이후를 생각해서라도 대변인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국 대변인을 사임하지 않고 현재까지 오고 있습니다.

    경선 끝나고 곧바로 사퇴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습니다. 경선이 끝나고 당사의 대변인실이 사라졌습니다. 당에서 책상을 빼고 후보 사무실로 옮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당에 대변인실이 없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사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인 통보 하나로 대변인실을 없애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었으나, 그 분노를 표현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미 경험을 통해 정상적인 방식으로 오류가 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정을 바꾸려면 목소리를 높여 한바탕 싸워야 하는데 참 부질없는 짓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내정된 선대위 대변인에게 선거기간 동안 대변인실 전체를 책임지고 가라고 주문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표를 보좌하는데 생겨날 어려움을 도대체 어찌해야 할 것인가는 여전히 고민이었습니다.

    당의 입장은 제가 균형감각을 놓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다른 당 보다 한발 앞선 선도성이 중요한데, 어차피 그 기능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선정성과 선도성은 명확히 다른 것이지만 최근 대변인들의 역할이 선정성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균형만 잡으면 무난하게 갈 수 있습니다(물론 대표에게는 이렇게 당 대변인실을 방치하다간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경고(?)를 한 바 있었습니다).

    게다가 민감한 사안은 정책연구원을 비롯한 당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발표하면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나가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점은 대변인 생활을 하는 내내 아쉬운 점이긴 했습니다. 대변인의 역할이 우리의 정책과 실천을 밝히는데 있지 않고, 다른 정당들을 꼬리 잡아 비판하는데 있다는 것은 제 성정에 맞지 않기도 했습니다.

    저의 논평이 다른 대변인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함에도 진보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 남의 뒷자태나 평가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발표한 계획들이 무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속으로 부끄러울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 대표의 보좌는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변인실이 없어지기 전에는 매일 아침 8시 30분에 대표에게 현안 점검 브리핑을 하였습니다. 물론 브리핑을 준비하기 위해 대변인실은 아침 7시가 출근시간이었습니다. 대변인실이 없어지면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는 이에 대해 일체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대표 역시 이를 감수할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대표의 목소리는 이때부터 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표에게는 참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민주노총을 함께 했던 후배로서, 나무장대 위에 올라 앉아 참 어찌할 수 없는 모양으로 비치는 대표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되었습니다.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통해 FTA 정국을 만들어내셨는데, 막상 협상이 타결되고 단식을 중단하고 난 이후 대표에게는 아무 일정이 없었습니다. 단식 끝나고 이해 당사자들을 만나 반대 여론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자는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 것도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분노, 짜증, 그리고 체념. 이러한 상황에서 대변인실마저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한국노총 사과 건이 터졌습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 매일노동뉴스에서 주최한 좌담회에서 저는 민주노동당이 한국노총을 적극적으로 안고 가지 못한다고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으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아야 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버리고 가야 할 노동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문제는 한국노총에 소속된 조합원이 아니라 지도부의 정치적 방향과 태도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노동자이기 때문에 뭉쳐야 한다는 논리라면, 민주노총을 만든 근거도 없어집니다. 유쾌하지 못했던 좌담회 이후 당 대표를 만나 한국노총에 공문과 같은 형식으로 사과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드렸습니다. 대표의 정치적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지만 이미 공문을 보내기로 결정이 되어 있더군요. 이 지점에서 공문을 보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고 이 문제를 공론화시켰어야 했는데, 그저 의견만 드리고 마는 것으로 끝을 내고 말았습니다. 대표를 만나려면 사전에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저간의 상황들이 저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점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한국노총 사과 건에 대해서 저는 위치를 달리해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가 주되게 바라보는 면은 지도부의 결단과 책임이었습니다. 아마 대변인이라는 책임있는 당직자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책연합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는 이해와 설득으로 단기간 내에 바꾸어 낼 수 있는 입장의 차이가 아닙니다.

    그러기에 당 지도부는 이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자세입니다. 사과공문을 보냈을 때의 태도나 사과공문을 철회할 때의 태도나 어느 것 하나 당당함이 없습니다. 지도부는 옳다고 판단하여 결정을 내렸으면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말은 지금에 와서 다시 잘잘못을 따지자는 의미가 아니라, 지도부는 매순간 결단을 해야 하며 그 결단을 관철하기 위해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려 4번이나 열리는 최고위원회를 보며 갑갑한 심정을 느꼈을 사람이 어찌 저 혼자뿐이겠습니까. 하지만 이 문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사퇴가 지도부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최종 판단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당지지율이 2위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입니다. 이번 대선 구도는 민주노동당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최소한 3자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정말 잘 하면 2자 구도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진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객관적 구도와 희망은 있었지만 전략은 없었습니다.

    전략만 없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의지를 불러낼 실력도 없었습니다. 지도부는 당의 잠재된 역량을 이끌어내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아주 혼란한 시기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혼란이 새로운 창조를 이끌어 낼 파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희망일 뿐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주어지는 역할을 마다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변인으로 계속 있는다는 것은 제 역할이 아닌 것 같습니다. 대표의 임명으로 시작한 대변인 생활이었습니다. 대표의 침묵만큼이나 대변인의 침묵도 깊습니다. 사위가 고요한데 달 보고 떠드는 부박한 모습은 당을 우습게 만들 뿐입니다.

    이번 대선 시기를 당의 대변인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제 개인을 위해서나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신명이 나지 않는데 억지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진보주의자의 방식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변인을 그만두기로 한 지금, 허전함이 밀려오는 것은 꼭 대변인을 그만두기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25년 전 대학에서 불렀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논두렁의 허재비는 불쌍도 하다
    입은 있고 말은 못해 답답하겠지
    허재비야 허재비야 무얼 보느냐
    일년 곡식 걷어가니 쓸쓸하겠지

    허재비야 허재비야 무얼보느냐
    찬바람은 사정없이 불어오는데
    다 떨어진 헌 옷 입고 추워 떨겠지
    허재비야 네 신세 불쌍도 하구나

    사실 허재비가 불쌍한 것이 아니라 수탈당한 농민의 가슴이 타는 겁니다. 바로 그 농민의 가슴이 허재비입니다. 척박한 땅에서 처음부터 당을 일구어 왔던 당원들의 가슴은 어디서 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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