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삼성 돈 받아
    2007년 11월 12일 03: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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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12일 삼성에게 뇌물을 받은 전현직 검찰 검찰 고위인사 3명의 실명을 공개해 커다란 파문이 예상된다. 사제단은 이날 제기동 성당에서 3차 기자회견을 갖고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에게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한 검사 명단의 일부를 공개했다.

사제단이 김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밝힌 명단은 전직 검찰 고위간부 이종백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국가청렴위원장), 내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다.

   
  ▲ 사진=뉴시스
 

검찰총장 내정자는 부산고 선배가 관리

이들은 검찰 수뇌부 가운에서도 최고 ‘실세’로 거명돼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뇌물 수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제단은 김변호사의 증언록을 통해 "이종백 전 검사장은 남부지검 검사로 시작해 서울시검 부장검사를 하는 등 이른바 ‘귀족검사’로 삼성의 주요한 관리 대상이었다”며 “삼성의 제진홍 제일모직 사장이 관리를 맡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제단은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는 지난 2001년 서울 지검 2차장 때 내가(김용철 변호사)직접 관리대상 명단에 넣었다”면서 “구조본 인사팀장이자 부산고 선배인 이우희 팀장이 관리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은 청와대 사정 비서관 시절부터 상성 명단에 들어갔다"면서 "관리대상 명단에서 내가(김용철 변호사) 직접 정기적으로 현금이 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뇌물 단가 올릴 땐 김인주 사장이 직접 적어

이어 사제단은 구체적으로 ‘뇌물’을 어떻게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사제단은 "삼성 관리대상 검사명단을 보게 된것은 2001년 재무팀에 있을 때로, 주 관리대상은 삼성 본관 27층 재무팀 관재파트 상무 방에 벽으로 위장된 비밀금고에 보관하였다"고 폭로했다.

사제단은 또 "명단에는 대상자의 직책과 성명, 그룹내 담당자 등을 기재할 빈칸이 있는데, 금품을 전달하기 전엔 빈칸이지만 그 이후엔 관리 담당자의 이름이 기재된다"며 뇌물 전달의 전후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사제단은 "전달 안 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빈칸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금액은 원칙적으로 500만원이고, 금액을 올릴 경우는 김인주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이 직접 연필로 이름 옆에 천 만원, 이천 만원씩 적어놓는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명단을 공개하는 이유와 관련해 "검찰이 사제단에 뇌물 검사 명단만을 재촉할 뿐 이렇다 할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이런 교착상태의 실상을 국민에게 이해시켜 드리고자 했다"면서 "이는 검찰의 요구와 무관한 것으로 삼성 비자금 문제를 검찰의 뇌물 수수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작금의 옳지 못한 방향에 대한 꾸짖음이며, 명단의 일부만 밝히는 것은 검찰 스스로 진실규명의 본분을 되찾도록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특정 개인보다 재물에 길들여진 국가기관 상징으로

그러면서 사제단은 "이 분들의 이름을 특정 개인으로 보지 마시고 재물에 길들여진 국가기관의 상징 정도로 여겨달라"면서 "사태의 핵심이 삼성에서 검찰로 옮겨지는 오류를 염려한다"며 삼성 이재용 전무의 불법적인 재산 조성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 하나를 공개했다.

   
  ▲ 사진=뷰스앤뉴스
 

사제단이 삼성구조본부에 의해 2000년쯤 작성됐다고 주장한 ‘JY(재용)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 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94년의 에스원 주식 매입 기록부터 시작해 96년 에버랜드 CB(전환사채) 주식 전환, 99년 SDS 전환 사채 제 3자 배정 인수 등의 경위가 간략하게 기록돼 있다.

한편, 사제단의 폭로에 대해 임채진 검찰 총장 내정자는 이날 오후 입장 발표를 통해 "삼성그룹측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며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으려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로비를 받았는지에 관한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사제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또 임채진 검찰 총장을 내정한 청와대 측도 "사제단의 폭로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나 신뢰도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검찰총장 임명 과정에서 고려할 일이 있을지 없을지는 좀더 두고봐야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검찰 측은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 정리 및 수사 계획을 발표하고, 삼성 측도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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