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부패회의, 후보단일화 정치공학"
        2007년 11월 07일 03: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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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출마로 범 여권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7일 정동영 후보가 참여를 요청한 ‘반부패 연석회의’를 ‘후보 단일화’ 구도를 위한 제안이라고 규정하고,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후보는 이날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동영 후보가 제안한 반부 연석회의는 범여권 단일화라는 정치 구도를 짜기 위한 정치공학적 제안이기 때문에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권 후보는 자신이 앞서 제안한 대선 주자간 회동은 "삼성 비자금 문제를 단일 의제로 하자는 것"이며 "삼성비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특검 도입과 재벌개혁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대선 주자간 회동이 필요함을 다시 확인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절차를 원내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문국현 후보와의 양자 회담에 대해 "삼성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것은 근본적 재벌개혁과 특검 도입인데, 사실상 문국현 후보는 국회 내 특검 도입을 위한 실제적 행사를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면서 "재벌 개혁에 관해서는 세 후보와의 합의가 중요하지만, 특검 문제에 있어서는 정동영 후보를 제외하고 문국현 후보와 합의하는 것은 영향력이 없다"며 사실상 문 후보 측이 제안한 ‘3자 회동’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권 후보의 입장 뒤에는 반부패 연석회의 참여가 반한나라당 전선 아래 정동영 후보가 주도하는 후보단일화 논의 구도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끝머리에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후보단일화에 시달려왔는데, 지금 연석회는 ‘정동영 대장’이 민주노동당까지 포함해 범여권을 전부 다모았다라는 식의 그림이고 모든 언론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삼성 비자금 및 재벌 개혁 외의 다른 의제는 민주노동당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은 이날 아침 7시에 섬상비자금 해결과 관련한 비공개 선대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해 논의를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 후보의 연석회의 제안과 관련해 삼성 비자금의 특검 도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과 정 후보가 주도하는 후보 단일화 구도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입장 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후보가 주도한 반부패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2002년 대선 비자금 등 부패 세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임과 동시에 삼성 비자금 특검 도입에 대한 신당의 입장이 회의적이라는 판단 아래 일단은 민주노동당이 주도할 수 있는 삼성 비자금을  대선 후보간 만남 의제로 제시하고 독자적인 행보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삼성 문제를 고리로 여전히 3자 회동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선대본의 핵심 관계자들 일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자 회동 자체가 의제와 무관하게 ‘반한나라당’ 전선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민주노동당의 전략적 행보와 모순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 대표는 이날 삼성 특검 도입을 위한 원내 대표 회담을 국회 비교섭 단체 연설에서 정식으로 제안했다. 현재 의석수는 신당 140석, 민주노동당 9석, 한국당 1석으로 다 합치면 국회 과반을 넘어 공동으로 특검법안을 발의할 경우 가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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