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조합원 맘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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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04일 09: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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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에 대한 사과 사태에 관련해서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놓치고 있는 부문이 있는 것 같아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연구를 하면서 한국노총 조합원분들을 직접 만나거나 한국노총을 잘 아는 분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근데 하나같이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한국노총이 조합원보다는 간부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회사나 정부와 유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노총을 매우 싫어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을 사측과 협상하는 노조 대표들이 조합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간선으로 선출되면서 조합원들의 불만과 분노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간부들이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 동안 조합원들의 견제를 받지 않고 전횡을 휘두르고 있으니 밖에 있는 저도 한국노총이 싫은데 안에 있는 조합원들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제가 만나본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가능하면 민주노총으로 가고 싶어 하지만 다 알다시피 워낙 한국노총이 통제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으로 조직을 전환한다는 것은 노조와 회사로부터 동시에 탄압을 받으면서 회사를 그만둘 각오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노총에 불만이 많은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는 다르게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민주노총에 대한 지지도 보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런 민주노총이 지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라면 소속에 상관없이 한국노총 조합원들도 사측과 자본을 위하는 보수정당보다는 노동자를 위하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노동당이 정말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싶다면 그들의 억압받고 아픈 맘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한국노총 지도부와 달리 진정으로 노동자들을 위해 투쟁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한국노총의 지지를 얻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기 보다는 한국노총 지도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한국노총의 어용성을 비판한 발언을 사과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우리진영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내심으로 지지하는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었습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민주노동당이 한국노총의 어용성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했는데 민주노동당 스스로가 한국노총의 어용성을 비판하는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사과한다면 한국노총의 눈치를 보는 정당이라며 실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한국노총 소속 당원들의 입지와 지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당원은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에게 한 표를 던질 수 있는 잠재적인 지지자인 한국노총 조합원들을 의식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맘을 얻고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표를 얻고 싶다면 그들이 싫어하고 비판하는 한국노총 지도부에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대신해서 한국노총 지도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진정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지지는커녕 우리 진영의 지지까지 흔들리게 하는 이번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 건은 철회하시고 오히려 한국노총의 어용성을 비판하면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 민주노동당이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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