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부활시킨 이명박의 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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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02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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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이회창 전 총재는 말하자면 흘러간 물이다. 흐르고 흘러서 이미 바다로 들어간 물이다. 그런데 이 흘러간 물이 다시 물레방아를 돌리겠다고 나서자 한나라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회창씨의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사진=뉴시스)
 

흘러간 물이 나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선 출마를 무기로 내년 총선 공천권 지분을 얼마라도 보장받고자 하는 한나라당 주변부 세력들의 준동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 사태의 본질적 측면이 아니다. 문제는 이명박 후보이다.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리겠다는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명박 후보가 갖고 있는 결점들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는 도곡동 땅 게이트 외에 그보다 더 파괴력이 있을 수 있는 BBK 게이트, 산악회 게이트를 절대로 극복해내지 못할 것이다. 당의 불행을 막고 정권교체의 꿈이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명박 후보는 용퇴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근혜 후보 측에 섰던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석 달 전에 한 얘기이다.

박근혜 후보의 법률지원단을 맡았던 엄호성 의원은 도곡동 땅 문제만으로도 "이명박 후보가 형사 처벌될 경우 형량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무거운 범죄"가 된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처럼 바다로 흘러들어간 물을 다시 퍼 담아 물레방아를 돌리려 하는 원동력은 바로 이명박 후보 자신이다. 그래서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는 이회창 전 총재를 겨냥해 "출마하려면 2002년 대선자금내역부터 밝혀야 한다"는 이방호 선대본부장의 일침은 오히려 국민들에게는 "출마하려면 도곡동 게이트, BBK게이트 진상부터 밝혀야 한다"는 외침으로 울려 퍼진다.

이회창 출마론자들이 내거는 명분 중의 하나는 "후보의 신변문제가 생기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비하여 복수의 후보가 준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명분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도 다름 아닌 이명박 후보 진영이다.

박근혜 피습사건을 예로 들며 이명박 테러설을 유포시킨 것은 바로 자신들 아닌가. 이 후보 테러설을 통해 당선 확정 이미지를 유포하고 비리 의혹에 물타기하는 잔꾀를 부린 것이다. 그래서 후보등록 이후 유력후보의 유고시 선거를 연기하고 후보등록을 다시 받게 하는 해괴한 선거법 개정안을 한나라당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 아닌가. 꾀를 낸다는 것이 죽을 꾀를 만든 셈이다. 결국 정치적으로 수장된 이회장 전 총재를 대선 정국의 전면에 화려하게 재등장시킨 것은 이명박 후보 자신인 것이다.

이회창 후보의 돌발 등장과 그 파문은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다.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을 합하면 100%가 넘는 한나라당의 위세가 실은 파도 한번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유력한 증거인 것이다.

‘흘러간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오염된 물’만이 ‘흘러간 물’을 두려워하고 있다. 오늘 오염된 물은 흘러간 물이 오염되었다고 주장했다. 소가 웃을 일이나 국민들은 마냥 웃을 수도 없다. 한나라당이 ‘오염된 물’과 ‘흘러간 물’만 제공할 수 있다면 아예 문을 닫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다.

물레방아를 돌릴 물이 신통치 않다면 맨손으로 돌리면 된다.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에 능하다. 지금 권영길 후보는 맨손 맨발로 12일째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11월 1일 목요일 밤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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