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리버리 정당, '뻥카' 정책으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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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19일 09: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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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언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2002년은 민주노동당이 "누구"인지를 알렸던 선거였습니다. 2004년은 민주노동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 인식시킨 선거였습니다. 2007년은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할 것인지 보여주어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민주노동당은 어떻습니까.

    민주노동당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지갑을 채우는 사람경제", "100만 민중대회" 등 물론 실현되면 좋을 것들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현실화할만한 능력도,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공약은 "양치기 소년의 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또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어도 기득권의 저항과 정치공학 때문에 왜곡되거나 좌초되기 쉽다는 것을 5년 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체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대안과 전략을 말입니다. 대다수 국민은 그러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시 ‘과거의 신화’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질문부터 던져주십시오. 일단 그것부터 어떻게 풀 것인지를 보여주십시오. 무상교육이 아닌 대입원서 접수비 무상화부터, 무상의료가 아닌 건강보험 적용대상 질병의 확대부터 실현시켜 주십시오. 그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것이 모이고 쌓이면 큰 질문을 해주십시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선언하십시오.
    그래야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2. 경제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는 과거의 ‘업적’만을 가지고 ‘대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국현 후보는 한 기업의 ‘케이스’를 가지고 ‘부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무엇입니까. 코리아 연방 공화국입니까. 일어나라 코리아입니까. 이 시대가 원하는 대답은 경제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입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대다수 국민들은 민주노동당보다 경제에 밝습니다. 최소한 자기 회사 직원들 월급은 밀리지 않으며,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재정관리도 확실히 합니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사회경험’이 없습니다. 사회에 나왔지만 아직 대학시절 습속을 버리지 못한 신참내기처럼 어리버리하게 살아왔습니다. 일단 내부부터 재정비해야합니다. 선거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입니다. 자기 몸 아픈 사람이 어떻게 남의 병을 고치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동시에 비전을 모아야합니다. 경선과정의 모든 경제정책들을 체계화하고 구체화하십시오. 그 정책들 중 핵심을 수용하고 더욱 벼르십시오. 그것을 이용해야 합니다. 경선은 시간낭비가 아니었습니다. 비교적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많았습니다.

    다음에 또 짜깁기 할 생각하지 말고, 지금 내놓으십시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국민들에게 제 시간에 내놓는 게 필요합니다. 늦으면 국민들에게 평가조차 받지 못합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보수정치를 공격하는 무기요, 비판적 지지를 막는 방패가 될 것입니다.

    한미FTA 반대만 말하지 마십시오. 한국은 이미 세계화의 한 복판에 있습니다. 많은 부분을 이미 미국 등 해외국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미FTA 방식 이외에도 미국과 충분히 무역할 수 있다는 것부터 설명하십시오.

    비정규직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만 설득하지 마십시오. 불안의 시대에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안정시킬지를 말해야 합니다. 사람들을 자기 자신의 문제가 되어야 움직이는 동물로 만들진 마십시오. 단지 그 문제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동감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의 단초부터 보여주십시오.

    3. 정신만 빼고 모두 바꾸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이지만 가장 오래된 정당입니다. 정당명으로도 그렇거니와 이제 대선후보로도 그렇습니다. 이제 질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게 정치, 조직, 선전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아마추어적인 집회는 정치가 아닙니다. 일시적 퍼포먼스일 뿐입니다. 내용없는 정치, 아니 철학만 있는 운동을 하지 마십시오. ‘고물상’ 정파와 ‘복덕방’적 운동은 시대의 맥락과 유리되었습니다. UCC토론회 했다고 진보입니까. 언어는 민주노총이며, 조직은 민중연대이고, 회계는 한총련인 게 민주노동당의 현실입니다.

    집회식 경선과정, 준비되지 않은 선대위, 몰미디어식 일정을 보십시오. 학생들의 풍물패 공연을 보며, 막대풍선을 들고있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정파문제로 사람들도 다 모으지도 못한 ‘전국민주동문회’에 불과합니다.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가장 보수적인 곳이 민주노동당인 것입니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것은 기준점은 컨텐츠와 미디어입니다. 언급했듯 작은 질문부터 구체적인 컨텐츠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각 정파그룹별로 작은 대안을 만들어 나가십시오. 교육이면 교육, 부동산이면 부동산을 갖고 경쟁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컨텐츠를 미디어에 따라 새롭게 적용해야합니다. 대선이 늦었다면, 총선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실행해야 합니다.

    4.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민주노동당에게 긴급하게 요구하는 것은 이 세 가지입니다. 후보 선출 이후 민주노동당은 우보를 걷고 있습니다. 느릿느릿 오른쪽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에만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지금하지 못하면 이번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민주노동당은 썩어 문드러지거나 잊혀질 것입니다.

    거칠고 원론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호기를 놓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답답합니다. 2004년 4월, 반세기만의 그 감동과 희망을 잊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감동과 희망의 불씨를 계속 지켜나가는 일입니다. 정신차리십시오. 분발하십시오. 그쪽이 아닙니다.

    이 시간에도 고생하시는 여러 당직자 및 당원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민주노동당에 애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번 고언을 통해 달라지는 민주노동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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