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보수 한판"-"진보 동생 얻어"
        2007년 10월 05일 08: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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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권영길, 이명박 후보.(사진=뉴시스)
     

    권영길이 이명박을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어제(4일) 부산에서 둘이 조우했다. 둘은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댜. 권영길, 이명박 두 후보가 ‘귀빈실’에서 만나 언중유골의 입씨름을 벌였다.

    이 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전해주는 두 사람의 ‘장외 오픈 게임’에서 서로 주고받은 말 펀치들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권영길: (귀빈석 자리에 앉으며 이명박에게)진보와 보수가 딱 만났다.

    이명박: (맞받아친다) 출신은 권 후보가 보수고, 내가 진보 아니냐. 바로 (민주노동당 후보가)될 줄 알았는데 아슬아슬하게 되더라. 그래도 재미있지 않았냐. 두 번 후보가 된 거다.

    박관용: (옆에 있다가 끼어들면서 권 후보에게) 후보만 평생 하십니다.
    권영길: 이번에 (삼수를) 끝내야지요.
    이명박: (웃으며 쨉을 날린다) 본인이 끝내고 싶다고 끝내지나.

    권영길: (자신을 하대하듯 말을 놓는 이명박에게) 나이를 보니 41년생이더라. 나도 41년생이다.
    이명박: (약간 당황하며) 생일이 언제냐?

    권영길: 양력으로 12월 22일이다.
    이명박: (약간 황당한 표정을 짓는 권 후보에게 웃으며) 나는 19일이다. 3일이 늦구만. 확실한 후배구만. 3년 보다 3일 차이가 더 무섭다.

    권영길: 출생지가 일본이시죠? 나도 야마구치 현이 출생지다.
    이명박: 오늘 중대한 발견을 했다. ‘진보 동생’을 하나 얻었다.(잠시 침묵)

    이명박: 비가 갈수록 더 많이 온다, 우리야 괜찮지만 영화배우들이 걱정이다.
    권영길: 우리 민주노동당은 (투쟁을 하느라)눈 맞고 비 맞고 많이 해서 괜찮다.
    이명박: 그러니까 우리는 괜찮지만 배우들이 걱정이다. 봐요. 추워지지 않아요.

    권영길: (이명박 후보 담당 한나라당 출입 기자들을 둘러보며) 안 그래도 독주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자들도 대거 오시니 위세에 꼼짝 못하겠네. 
    박관용: (또 끼어들며) 기를 팍팍 세워야지 벌써 기죽는 소리를 하면 되냐.

    권영길: (한나라당을) 수구 보수가 아니라, 진짜 보수라 한다. 이번엔 진짜 보수와 진짜 진보가 한판 대결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을 향해)이쪽에는 안 오셔도 되는데…
    이명박: (권영길 지역구를 위협하듯)내가 창원 도시 계획할 때 줄긋고 하면서 만들었다. 창원을 가야 되는데, 못 가서…

    이 날 권영길, 이명박, 정동영 세 명의 정치인들은 나란히 앉아 부산 영화제 개막식을 관람했는데, 그다지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는 게 현지 기자들의 전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남자들 ‘민쯩 까기’ 좋아하는 건 예외가 거의 없다는 게 이번 두 사람의 대화에서 또다시 확인됐다. 두 사람 대화에서 우리가 건질 만한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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