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길 지지율 대세상승 기류 타나
        2007년 09월 21일 0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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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선 이후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실시한 각종 조사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 오름세는 뚜렷하다.

    1강 2중 구도 형성

    지난 19일 발표된 <한겨레> 조사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은 3.3%를 나타냈다. 1일 조사치(1.8%)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권 후보는 또 <중앙일보-SBS>의 20일 조사에선 4.5%의 지지율을 보였다. 같은 날 발표된 <CBS-리얼미터>의 조사에선 5.8%까지 치고 올라왔다.

    보다 주목할 건 3자 구도에서의 지지율이다. <한겨레> 조사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은 6.2~8.5%의 범위를 보였다. 19일 발표된 <동아일보> 조사에선 11.3~17%의 범위를 나타냈다. <중앙일보-SBS>의 조사에선 11.2~14.7% 수준을 기록했다.

    각종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권 후보는 3자 구도에서 6.2~1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2002년 대선 당시 권 후보의 득표율 3.9%와 비교하면 많게는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권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이미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과 컨벤션 효과

    권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데는 범여권의 지리멸렬이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비판적 지지의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범여권의 지리멸렬에 실망한 진보층이 민조노동당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사표심리로 인해 민노당에서 범여권으로 이동하던 흐름이 역류하고 있다"면서 "반한나라당 전선이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민주노동당이 내부 경선을 비교적 깔끔하게 잘 치르면서 ‘컨벤션 효과’도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 작용을 했다.(사진=진보정치)

     

    경선에 따른 ‘컨벤션 효과'(전당대회나 경선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경선을 무난하게 치렀다"면서 "박빙의 승부와 깨끗한 드라마가 있었다"고 평했다.

    "권 후보, 15% 이상 득표도 가능" 

    권 후보의 이후 지지율을 내다보는 시각은 갈린다. 그러나 미래비전의 제시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으로 나온다.  

    향후 권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남북정상회담,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및 범여권 후보단일화 등이 꼽힌다. 이들 변수의 영향력을 크게 볼수록, 권 후보의 지지율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으로 기운다. 물론 그 역도 성립한다.

    홍형식 소장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홍 소장은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범여권은 과거와 같은 정치적 힘을 갖기 힘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민노당 입장에서는 공간이 무척 넓어진 것"이라며 "3자 구도에서의 지지율이 15%를 넘기고, 이게 실제 득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당의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국가와 사회 전체를 포괄하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컨텐츠와 비전 보여주지 못하면 위기에 직면할 수도" 

    한귀영 실장은 남북정상회담과 범여권의 움직임이 권 후보의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컨텐츠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권 후보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건 미래에 대한 비전이라고 했다. 그는 "권 후보는 미래 비전에 대한 정책논쟁을 주도해야 한다."면서 "그를 통해 진보개혁 세력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토대 위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도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 실장은 "지금은 진보개혁 세력의 외연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문국현 후보와도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을 해야 한다"고 했다.

    "범여권 정비되면 비판적 지지 재연될 것" 

    박성민 대표는 가장 비관적인 예측을 했다. 그는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30% 수준으로만 올라가면 비판적 지지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3자 구도에서 권 후보가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중순께 범여권의 후보 확정 이후 지지율이 어떻게 잡히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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