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심상정을 선대위원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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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9월 16일 1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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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권영길 후보께 먼저 축하드린다. 이제 민주노동당 모든 당원들은 후보를 중심으로 슬기롭게 뭉쳐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 전진해야 할 ‘숙명’을 기껍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대선은 후보 개인을 위한 것도 아니고, 대선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이번 대선은 민주노동당의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인가, 때 이른 침체기의 입구가 될 것인가를 가늠하는 사활적인 정치 투쟁의 장이다.

    이제 본선이라는 전혀 다른 링에 오른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의 승리, 그리고 노동자 서민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크게 하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권영길 후보에게 마음을 모아 몇 가지 충언을 보내고자 한다.

       
      ▲16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 주요 관계자들.(사진=민주노동당)
     

    1. 용납될 수 없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

    진보정당 사상 최초로 대통령 후보를 당내 경선으로 뽑았다. 당연히 후보자와 지지자들 사이의 선거전은 치열했으며 생산적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지워지지 않는 오점도 찍혔다.

    정책과 노선에 대한 생산적 논쟁을 무색케 하는 악의적인 선거 캠페인도 있었다. 특히 노회찬 후보에 대한 왜곡된 동영상은 후보뿐 아니라 진보적 가치를 우롱하고 파괴했다. 굳이 진보적 가치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일반 상식을 송두리째 뒤집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권영길 후보는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파 논란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정파에 관한 논란이든 논쟁이든, 그것은 누가 용납한다고 활성화되고, 용납하지 않는다고 침묵되는 것이 아니다.

    용납될 수 없는 것은 정파 논란이 아니라, 눈앞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 행위다. 후보와 지지자 나아가서 민주노동당에 큰 상처를 남긴 이 문제가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된다. 원칙적인 차원에서도 그러려니와 대선 승리를 위한 당의 단결이라는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권영길 후보가, 문제가 된 동영상의 기획, 제작, 배포의 전 과정에 대해서 진상을 조사한 후 그 결과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어 줄 것을 당에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노회찬, 심상정에게 무거운 일을 맡겨라

    권영길 후보의 ‘브랜드’인 통합과 경륜의 정치를 선거대책 기구 구성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권영길 후보가 노회찬, 심상정 두 낙선자를 적극 끌어들여 향후 대선 국면에 ‘무거운’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에게 선본의 구성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전권을 위임하는 것이 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선본 구성에서 통합적 인력 배치가 가능한 길이다.

    이럴 때에만 현재 당 안팎에 있는 최선의 역량들을 최대한 결집시켜 ‘드림팀’을 구성할 수가 있다. 노회찬 심상정 두 후보도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낙선자에 대한 위로나 배려가 아니다. 대선 승리를 위한 가장 유력한 방책이다. 권영길 후보가 당내 예비경선의 ‘추억’을 잊고 본선 승리를 위해 진취적이고 ‘다이내믹’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3. 철학과 함께 구체적 정책도 중시하라

    민주노동당의 내부 경선에서 세 후보의 정책 차이는 본질적으로 크지 않다. 강조점이나 다루는 영역의 상대적 차이는 있다. 하지만 내부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권영길 후보의 정책 생산 능력은 다른 두 후보에 비해 훌륭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권 후보는 철학만 있으면 당의 정책을 가져다 쓰면 된다고 주장했는 바, 이는 일면 옳고 일면 그르다. 당의 공조직에 의거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옳지만, 권영길이라는 특정 후보를 당원들이 선택한 것은 권 후보의 시대인식과 실천노선에 입각해 이번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결정이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권 선본이 보여준 정책 생산 능력은 다소 걱정스럽다.

    경선 과정에서 내세운 정책을 버려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다. 경선 과정에서 제출된 세 후보들의 공약들 가운데는 본선의 공약과 정책으로도 훌륭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그 가운데  ‘예선용’ 공약들은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우선순위를 뒤로 미루기 바란다.

    특히, 국민들의 보통 생각보다 너무 앞서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가서 낯설게 느껴지거나, 남한 진보정당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남북 문제에 대한 권 후보의 관련 발언은, 본선 과정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검토된 후 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개인으로서 한 정치인이 걷는 길과 그가 향하는 목적지가 조직의 그것과 하나가 될 때, 둘은 모두 행복하다. ‘실패’조차도 기껍다. 우리는 정치인 권영길의 선택과 그의 선택을 받아들인 당원들의 선택이 ‘성공’해서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세 명의 경쟁자들과 세 사람을 각각 지지했지만, 결론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하나가 돼서 12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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