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 지지자들아, 레디앙 좀 들어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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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9월 14일 0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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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늘 심상정, 권영길 결선 토론을 보고, 또 입이 근질거려서 관전평이라도 써서 기사로 올려 보려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오마이뉴스 기자로 있는 후배와의 전화 한 통화를 하고, 난 망치에 맞은 사람처럼 멍해져서 기사를 포기했습니다.

    그 친구의 말은 이랬습니다. "엊그제 심상정 예비후보가 오연호 대표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오마이뉴스 사무실을 찾았을 때 모든 기자들이 일제히 일손을 멈추고 심상정을 보러 갔는데, 이제껏 내노라하는 정치인들이 다 왔다 갔지만 이런 환대와 관심은 처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상정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선 관련 정치 전체로 보면 아주 조그마한 일부일 뿐입니다.

    “도대체 심상정 지지자는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냐.”, “또 당원들만 들락거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엔엘(주사파나 자주파는 분명 잘못된 표현 같다. 내가 본 그들은 가장 비주체적이고, 비자주적이다.) 씹어대면서 자족하고 있는 거 아니냐.”

    도대체 심상정 같은 폭발력 있는 후보를 가지고도 이게 도대체 뭡니까? 문국현이는 얼마 전 까지도 심상정보다 더 알려진 게 없었는데, 일반 국민들의 지지도가 몇 배가 늘었습니다. “문국현은 돈이 있잖아요.” 돈 없으면 열정으로라도 심상정을 퍼 날라야지요.

    이번 경선 기간에 각 후보측 마다 나온 기사나 논평을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선 전부터 경선 내내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선본은 심상정 선본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퍼나를 글도 많다는 거죠. 그러니 과거 노사모가 그랬던 것처럼, 지지자 모두가 심상정이 되어 대중들의 사이트에 퍼 날라야 합니다.

    현재 권영길 후보가 자기가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라고 자랑하는 건 이겁니다. 그동안 깔아놓은 대중 인지도로 여론조사하면 민노당에서 대선후보 지지도 1위다, 이거 아닙니까! 이건 단지 인지도일 뿐이고 이거 바뀌는 건 한순간이고, 노무현도 예전에 경선 시작할 때 지지율이 2~3%였는데 금방 뒤집었다, 이런 것들이 다 사실인거 압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은 것과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건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노무현이 그렇게 치고 올라 갈 수 있었던 것은 노사모의 헌신적인 퍼나르기가 있어서 입니다. 우리도 퍼날라서 심상정을 알려야 합니다. 결국 당 밖의 대중들이 심상정을 알고 “심상정 괜찮네.”라고 해줘야, 당도 바뀌고 전체 선거판도 바뀌게 됩니다.

    예전에 이런 농담이 있었죠.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여자가 군인 꼬시는 거라’고. 그런데 이보다 더 쉬운 게, 엔엘 비판하는 겁니다. 그렇게 쉽고 재밌는 일에 빠져서 심상정 지지자로서의 임무, 아니 진보정당 당원으로서의 임무를 방기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사실 정치적으로 생존의 이유를 상실한 분들에게 계속 욕하면, 삶의 욕구만 커집니다. 이건 임무방기를 넘어서 적극적인 범죄행위입니다. 당신이 재미로 깐 댓글이 그들에겐 일용할 양식이 됩니다.

    진보는 항상 구체적입니다. 남은 이틀만이라도 심바람을 퍼나르고, 남는 시간에는 아는 당권자에게 전화를 거세요. 그리고 말하세요. 지금은 심바람이 ‘진보의 바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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