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 "초박빙 승부" vs 권 "승리 무난"
        2007년 09월 14일 0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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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무중. 결선 투표 마감을 하루 앞둔 민주노동당 경선의 판세는 이렇게 요약된다. 결선의 주요 변수인 노회찬 후보 지지표의 흐름 및 1차 경선 때와 대비한 투표 참여층의 구성비 변화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

    심 "노 후보 24% 중 15% 이미 이동" vs 권 "노 지지표 결집력 높지 않을 것"

    결선의 관건은 세 가지다. 먼저 노 후보 지지표의 향배다. 이들 가운데 다수가 심상정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전망이 일치한다. 그러나 표 결집의 정도를 놓고는 두 선본의 전망이 갈린다.

    심 선본은 1차에서 노 후보가 얻은 24% 가운데 15%는 결선 돌입과 함께 심 후보 쪽으로 옮겨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는 기권하거나 권 후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심 후보 측은 결선에서 자신들의 스타트라인을 41%로 간주하고 있다. 심 후보가 1차에서 얻은 26%에 노 후보 지지율 15%를 더한 수치다. 심 선본의 한 관계자는 "결선은 49대 41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 13일 맞장 토론 모습.(사진=진보정치)
     

    권 선본의 계산은 다르다. 노 후보 지지표의 결집 강도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노 후보 지지표는 조직적 결속력이 높지 않다"고 했다.

    ‘심 후보를 지지한다’는 노 후보 측의 직간접적인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표 결집은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권 후보 측은 노 후보 지지표 가운데 ‘본선경쟁력’이나 ‘당에 대한 헌신’을 중시하는 층은 자신들에게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의 전망을 종합하면, 노 후보 측 지지자의 지배적 표심은 심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으나, 그 강도가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레디앙>이 주요 지역의 두 선본 책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도 다르지 않다.

    심 후보 측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노 후보 측과 공동선대본을 꾸려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적극적인 공조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노 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1차 경선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층도 일부 파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 측은 이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학적으로만 보면, 13일 토론에서 심 후보가 1차 경선 당시 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쟁점으로 끌어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심 "권 후보 동원투표 재연 어려워" vs 권 "지지표 90% 이상 유지"

    결선의 또 다른 변수는 1차 경선에서 권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그대로 유지되느냐다. 권 후보는 1차에서 49.37%를 얻었다. 여기에 0.6%포인트만 더하면 과반이다. 1차 경선의 득표력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권 후보는 과반 확보가 무난하다.

    권 선본의 박용진 대변인은 "1차 경선에서 권 후보가 얻은 표를 100으로 놓을 경우, 5~10 정도가 흔들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만큼 표심이 견고하다는 얘기다.

    반면 심 선본의 한 관계자는 "권 후보 측은 동원투표를 하고 있다"면서 "한 차례 대규모 동원이 실패로 끝났는데, 연이어 대규모 동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주요 언론에서 ‘심바람’을 접한 권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누가 본선 승리의 적임자인지 판단을 새롭게 하고 있을 것"이라며 "표심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과 투표 구성층의 변화다. 심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13일부터 ‘투표 독려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판세와 관련해, 권 후보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않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심 후보 측은 누가 이기건 2~3% 포인트 격차의 초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 심 "60% 이상 득표" vs 권 "40-45% 득표"

    전체 선거구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서울이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몰려 있고 정파색도 엷기 때문이다. 서울에서의 1차 투표 성적표는 심 후보 31.61%, 노 후보 30.88%, 권 후보 37.51%였다.

    당시 투표율은 71.59%. 서울은 14일 9시 현재 50%의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두 선본에선 결선 투표율이 1차 때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심 선본의 김학규 서울 선대본부장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심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투표율 75%를 넘기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또 "노 후보 지지층 가운데 일부 실망층이 있으나 수습되는 분위기"라며 "노 지지표의 다수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권영길 대세론’이 꺾이고 ‘심바람’이 불면서 권 후보 지지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 60% 득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권 선본의 최창준 서울 선대본부장은 "권 후보 지지 흐름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노 후보 지지표 가운데 본선경쟁력을 중시하는 표심은 권 후보 쪽으로 옮겨올 것"이라며 "40~45% 득표율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심 "50%가 목표" vs 권 "52-53% 득표 예상"

    부산은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1차 투표에선 권 후보가 48.91%로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 노 후보는 26.91%, 심 후보는 24.18%를 나타냈다. 당시 투표율은 85.52%. 14일 9시 현재 부산의 투표율은 6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심 선본의 김광호 부산 선대본부장은 "50% 득표가 목표"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권영길, 심상정 후보의 지지표는 안정되어 있다"면서 "노 후보 지지표의 향배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노 후보 지지표의 다수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실망층의 투표 포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면서 "노 후보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 측은 이 지역에서 노 후보 측과 공동선대본을 운영하고 있다.

    권 선본의 이화수 부산본부장은 "52~53% 수준의 득표율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권 후보 지지층의 표심은 견고하다고 했다.

    노 후보 지지표 가운데는 심 후보와 권 후보쪽으로 3:2의 비율로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산지역 투표율이 다른 것보다 높은데, 심 후보 지지자들이 초반에 투표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울산 : 심 "50% 목표지만 45%면 선방" vs 권 "62~63% 득표 예상"

    울산은 권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1차 경선에서 권 후보는 59.8%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심 후보와 노 후보는 각각 25.46%와, 14.75%를 득표한 바 있다. 울산의 1차 경선 투표율은 87.2%. 14일 9시 현재 이 지역의 투표율은 62%로 부산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심 선본의 김호규 울산 선대본부장은 "권 후보 표나 심 후보 표 가운데는 굳은 표가 많다"면서 "노 후보 지지표의 향배가 변수인데, 90% 이상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했다. 울산에서도 심 선본은 노 후보 측과 공동선대본을 운영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50% 득표율이 목표지만 45%를 넘기면 선방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권 선본의 김종훈 울산 선대본부장은 "투표 성향 분석 결과 권 후보 지지층은 변화의 흐름이 없고, 노 후보 지지자 가운데 본선경쟁력을 중시하는 층은 우리 쪽으로 올 것"이라며 "1,450~1,500표를 얻어 62~63% 수준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9시 현재 투표율 52.49%

    한편 14일 오전 9시 현재 전국의 투표율은 52.94%다. 광역시도별로는 서울 50%, 경기 55%, 인천 57%, 충북 49%, 대전 47%, 충남 52%, 강원 49%, 광주 58%, 전남 50%, 전북 52%, 대구 49%, 경북 53%, 울산 62%, 부산 62%, 경남 53%, 제주 48% 등의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선 결선 투표율이 1차 경선의 투표율인 77.78%를 다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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