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농성장에 괴한 식칼 난동
    2007년 09월 10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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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에서 집단해고돼 울산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여성노동자들의 농성장에 한 괴한이 나타나 식칼을 휘둘러 노조 간부가 쓰러진 사건이 발생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농성자들에 따르면 10일 새벽 울산시청 사거리에 있는 농성장에 삼성SDI에서 집단해고된 하이비트 여성노동자 4명과 금속노조 울산지부 간부 등 8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새벽 4시 30분 경 이들은 한 남자가 알 수 없는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농성장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임창수 수석부지부장과 박춘곤 조합원 등 노동자들은 그에게 조용히 할 것을 요구했다.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고, 그는 시청 남문 쪽으로 물러갔다. 여성 4명을 비롯해 조합원들은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 금속노조 울산지부 하이비트 여성노동자들이 삼성SDI 집단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10여분이 지난 후 그는 다시 농성장에 나타났다. 그는 알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고, "너희들 뭐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한 노조 간부가 홍보물을 건네주며 가서 읽어보라고 했다.

그가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계속 괴롭히자, 그를 마주보고 서 있던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가 뒷주머니에 있는 식칼을 빼서 왼쪽 가슴을 찔렀고, 임 수석부지부장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뒷주머니에 있던 칼로 노조간부를 찌르다

놀란 노조 간부들은 천막 옆에 현수막을 걸기 위해 놓여있던 각목으로 식칼을 들고 있던 그의 손을 내리쳤고, 칼날이 부러졌진 후 그를 붙잡았다. 노조 간부들은 119를 불러 쓰러진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을 병원으로 후송했고, 붙잡은 괴한은 가까운 신정지구대에 연락했다.

   
 
 

현장에서 이 광경을 지켜봤던 박춘곤 조합원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고, 여성조합원들은 모두 놀라 기겁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울산대병원에 입원한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은 다행히 식칼이 갈비뼈에 걸려 허파와 심장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전 9시 경 수술에 들어갔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6개월째 투쟁

지난 3월 말 삼성SDI 사내하청업체 하이비트 노동자 130여명은 회사로부터 예고도 없이 계약해지를 당했고, 이에 항의하는 농성과 투쟁을 160일째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23일부터 삼성자본의 편을 들고 있는 울산시청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장을 마련하고 이날까지 19일째 농성을 계속해왔다.

이날 벌어진 괴한의 식칼 난동은 농성 관계자들의 미리 준비된 테러인지 취객이 벌인 우발적인 난동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에 연행된 괴한은 나이가 50세라는 것만 말하고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에 대해 일어난 테러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정부와 경찰 측에 오늘 새벽 일어난 식칼테러의 의도와 배후를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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