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저는 최순영 후보를 기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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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9월 07일 07: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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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해외 체류 당원이고 이름은 경호입니다. 파리에서 해외 체류 당원 이메일 인증 시스템으로 투표를 마쳤습니다. 결선투표 때 한 번 더 하게 되겠지요? 해외에서도 대선후보를 정하는 당원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기쁩니다. 대중의 언어로 우리의 이념을 설파할 2007년 대선후보로는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되어 노회찬 동지를 선택했지요.

    제 코가 석자인데다가 해외 체류 중인지라, 그리고 노회찬 후보를 지지하긴 했으나 ‘평당원 혁명’의 구호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이번 경선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 있었는데, 울산의 개표결과를 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지하는 후보가 꼴찌를 하니 속이 상하네요. 하긴 언제고 제가 지지하는 후보가 경쟁자를 물리치는 경우를 잘 보지는 못했군요.

    민주노동당 보좌관은 가방 심부름꾼이 아니다

    민주노총 창립을 위한 비밀(?) 회의가 끝나고 사복경찰을 피해서 관악산을 넘어 탈출(?)할 때 대학생 호위조에 제가 포함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무사히 산을 내려가서 저녁식사를 같이 할 때 선한 인상으로 저에게 “학생은 왜 그렇게 머리를 길렀나”고 물으시던 한 노동운동가 아저씨가 있었지요. 전날 학교 과제물 때문에 밤을 새워 피곤했던 차에 소주 한잔이 들어가니 잠이 쏟아져서 건성으로 대답했었습니다.

    나중에 뉴스에서 그가 초대위원장 권영길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라면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과 같이 밥을 먹어봤다는 신기함이, 역사에 현장에 같이했었다는 자부심에 보태지기도 했지요.

    그때 짧은 만남 이후로 얼굴을 마주할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국민승리21 때는 군대에서 권영길을 찍었고, 민주노동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되었으니, ‘동지의 인연’은 말없이 끈끈히 이어지고 있다고 혼자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언제고 술자리에서 뵐 날이 있으면 그때 머리를 왜 길렀었는지 이야기 해드리고 싶네요.

    원내 진출 이후에 한참 민주노동당이 뉴스에 자주 등장할 때, 심상정 동지의 한마디가 또 저의 자부심을 백배로 커지게 했습니다. “민주노동당 보좌관들은 가방 심부름꾼이 아니다!” 의원에게 지급되는 검정 서류가방이 지나친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심상정 의원의 문제제기에 의회 직원이 “의원님이 드시는 것이 아니라 보좌관이 드는 겁니다”라고 하자, 심상정 의원이 일갈을 날린 것이죠.

    부모님께서 저를 말리시면서 "정치하는 놈들은 똑같다. 학생은 이용당하는 거다"라고 하실 때마다 우울하기도, 답답하기도, 불안하기도 했던 저는 ‘이 맛에 진보정당하는 거지!’ 하며 흐뭇해 할 수 있었습니다. 여의도 어느 호프집에서 보좌관 및 당 상근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던 심상정 의원의 모습을 건너편에서 지켜보며, ‘다음 대선 후보에는 최순영이나 심상정이 나와도 참 멋있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최순영 의원이 제일 좋겠다 싶었는데

    사실 저는 당사자의 의사도 모르면서, 최순영 동지가 후보가 되길 바랬습니다. 권영길이나 심상정이나 노회찬이나 소위 명문대 출신이면서도 민중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기에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학벌사회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의 대표선수로 내 놓기에는 현장의 여성노동자 출신이면서도 리더십과 이념적 지향에 있어 자랑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최순영 의원이 제일 좋겠다 싶었지요.

    뭐 그건 그렇고, 사실 경선이 아니었다면 어느 분이나 민주노동당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말은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지지자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을 보니 경선을 아예 안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경선을 하는 건 그만큼 당이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지요.

    어쨌던 한 명을 선택을 해야겠기에, 털끝 만큼이라도 어느 후보가 대선후보의 역할을 맡는게 좀 더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노회찬을 찍었습니다.

    지난 봄에 파리에서 개봉한 ‘오래된 정원’을 외국 친구들과 같이 봤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불어 자막으로 얼마나 많이 전달될까 걱정이 되었는데, ‘한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미국의 선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는 친구들에게 분명히 전달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질문이 하나 있었지요. 시신을 담은 관이 잔뜩 있는 광주항쟁 당시의 체육관 내부 장면에 대해, “한국 전쟁 때니?” 하고 물은 친구가 하나 있었거든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도 했지만, 더 답답했던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습니다.

    파리에서의 답답함과 노회찬 선택

    이번에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에서 여섯 분이 프랑스 원정투쟁을 오시면서 통역을 구하는데, 시간이 나느냐 안 나느냐는 둘째 치고 저의 어학 실력이 부족한 것도 저를 답답하게 합니다. 이러한 답답함에 대한 경험이, 제가 2007년에 노회찬 후보를 대선후보로 국민들 앞에 선보이고 싶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노회찬 동지가 대선후보가 되면, 진보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이 왜 대한민국에게 필요한지, 민중들에게 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동지가 진보정당운동의 깃발을 지키는 동안, 심상정 동지는 노동운동조직을 지켜왔고, 권영길 동지는 민주노총의 창립과 민주노동당 건설에서 항상 통합력을 보이면서, ‘자주민주통일’ 운동 동지들도 당에 함께 하는 것에 큰 역할을 해 오셨습니다.

    ‘운동권’을 지켜오고 성장시키고, ‘운동권’ 사이의 통합을 하는 것에 세 분 모두 공이 크다는 것은, 악의적 동영상을 만들고 유포시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권영길이나 심상정을 지지하시는 분들도,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방송토론에 권영길이나 심상정 대신 노회찬이 출동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이번에도 노회찬을 출동시킵시다.

    노회찬을 출동시킵시다

    진보의 가치가 보다 널리 퍼지는 것, 즉 ‘운동권’의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것에는 노회찬 동지를 이번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학생운동 시절 저의 좌우명은, ‘한명이 두명 되자’였습니다. 어차피 몇 명이 자기 세대에 세상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주장이 보다 광범위하게 동의를 획득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일에 일생의 보람을 느낄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나가던 과학생회가 요새 없어져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한명이 두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렸구나 하고 속이 상합니다. 이제 운동권은, 당원은 어디에서 계속 생겨날 것인가, 걱정도 많이 됩니다.

    이제 진보정당은 조직 외에도 대중매체를 통해 직접 대중을 만아야 할 것이고, 노회찬 동지만큼 성능 좋은 민주노동당의 스피커이자 탤런트이자 송신탑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방송국 내부의 다양한 업무에 대한 통합력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는 방송국 존재의 전제일지언정 목적은 아닙니다. 방송국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양질의 방송을 쉽게 접하고 잘 알아듣게끔 하는 것이 아닐까요?

    ‘평당원 혁명’ 구호 마음엔 안 들지만

    이제 민주노동당이 방송국 처음 만들기 위해서 장비 구입하고 ‘컨텐츠’만들 사람이 없어서 허덕이거나 하던 시절은 지나지 않았습니까? 노회찬이 다른 후보보다 약간 더 잘 할 것입니다. 혹시 이번에 대통령이 못 되면, 다음 대선때까지도 모르긴 몰라도 민주노동당에서 제일 잘할 선수 아닐까요?

    그런데 역시 노회찬 동지 혼자서 진보의 가치를 퍼뜨리고 가다듬고 발전시킬 수는 없지요. 그렇기에 ‘평당원 혁명’의 구호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학생회든 노조든 의견그룹이든 조직은 조직대로 튼튼해야 하는 것이고, 어차피 한 두명이 손바닥 뒤집듯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당비만 내는 당원도 소중하지만, 당직을 맡지 않고서도 적극적으로 당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하고, 그렇다보면 이런 저런 정파나 의견그룹의 주장과 자신의 사상을 견주어보면서, 적극적으로 한 그룹에 가입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한 그러한 활동은 장려되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치조직, 정파 혹은 의견그룹이 조직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파투표가 ‘묻지마’ ‘내무반’투표라는 표현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어느 지역위에선가는 실제로 그런 일이나 심각한 대리투표행위가 있었다고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정치적 입장을 가진 조직이 ‘정치조직’인데, 대선후보 선출에 대해서도 마땅히 정치적 입장을 가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그 정치적 입장이 그 조직이나 당에 적절한 입장이냐는 것이지요. 그러한 기준에서는 이번 ‘자주파’의 ‘권영길 지지’ 방침 역시 도통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납득되지 않는 ‘자주파’의 권후보 지지

    어찌보면 ‘당선 가능한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주장하시면서 민주노동당이 수구보수의 이중대라고 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당내 경선에서 적극 목소리를 내시는 것을 보니 역사는 진보하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무시할 수 없는 진보정당의 존재 여부가 한국에 가져올 차이가 노무현과 이회창의 차이보다 크다는 류의 이야기를 더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제겐 이번 경우가 이념과 노선이 일치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질 않습니다. 또한 권영길 동지도 이전과는 다소 이념과 노선이 달라지신 것으로 느껴지는데 그 배경이나 연결고리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노회찬 후보의 말실수가 ‘가벼움’이라 문제라면, 이러한 권영길 동지의 선회(만약 선회가 맞다면)는 ‘무거워서’ 더 큰 문제 아닐까요?

    ‘자민통’의 대표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당의 차세대를 노회찬이나 심상정(및 이 후보들의 주위 세력)에게 내주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관측이 저의 치졸한 의심이길 바랍니다.

    내부적으로 민주적인 토론을 거쳤는지, 발표 절차는 어땠는지는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노회찬 후보 지지의 글에서 권영길 후보 이야기를 길게 할 것은 아닌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다만 조직과 정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노회찬 후보에 대한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노 후보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들

    한국사회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민주노동당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 평당원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고, 당의 의사결정과 운영에 있어서 평당원들의 참여를 어떻게 고양시키실 것인지, 그리고 당직자, 혹은 간부, 혹은 각급 단위의 대표자(분회, 지역위, 시도당, 중앙위, 최고위)등 ‘평당원이 아닌 이들’의 자질과 역량을 높이는 일을 어떻게 하실 것인지, ‘평당원 혁명’이라는 구호만 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기왕 ‘평당원 혁명(여전히 표현은 마음에 안 듭니다만, 후보님의 ‘정파’와 ‘조직’이 다수가 되더라도 ‘평당원’과 ‘타 정파’의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읽겠습니다.)’을 구호로 내거셨으니, 그것이 정파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마시고, 진보정당에서 정파의 건강한 활동은 어때야 하는지, 그리고 보다 활발한 평당원의 참여가 살아숨쉬는 민주노동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때야 하는지, 전망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부탁은 마쳤고, 이제 응원을 하렵니다.

    – 약한 ‘조직’에 비해 이미 많은 표를 얻고 계십니다.
    – 어차피 민주노동당의 상대는 ‘국민’들이고, ‘특정 정당’에 소속된 이들보다는 안 그런 이들이 더 많지요. ‘평당원 혁명’을 ‘평국민 혁명’으로 바꾸실 대국민 소통능력은 노후보님이 최고입니다.

    – 지역구가 아니라 비례대표라서 곤란하다는 이야기는, ‘전국구’로 노회찬 만큼 당을 띄운 후보가 있냐는 말로 대응하시고,
    – 검증이 덜 되었다는 말에는 "우리 권영길 후보가 처음 나갈때 보다는 검증 더 받았다"고 하시고,

    – 순발력과 재치가 개인사와 내공이 우러나오는 것이니 마음껏 발휘하시되 ‘집에 가서 쉬시라’ 이런 발언은 좀 조심해주시고 ^^
    – 또 너무 의정활동 잘한 거만 강조하지는 마세요. 다른 후보들도 잘 하셨고, 권영길 후보는 또 원내대표 등으로 전체적인 지휘하느라고도 바쁘셨잖아요. 지휘를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따질 순 있어도..

    -악의적 동영상 만든 사람은 따끔하게 혼내주시고,
    -표정이 가끔 너무 인상 쓰는 표정이신데 좀 부드럽게 가십시다.

    쓰다보니 너무 편지같이 되고 있네요. 줄여야겠습니다. 파리에 있는 당원이 아닌 친구들 사이에서는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로 노회찬 후보님이 제일 좋겠다는 분위기인 것, 꼭 여기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위기라는 것 자체는 이번 경선의 결과를 넘어서 이미 그동안 노회찬 후보가 민주노동당을 위해서 한 일이 많고 또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많이들 인정해주고 있다는 이야기이니,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시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길 빕니다.

    우리가 힘써 만들어온 민주노동당, 특히 노회찬 후보의 선전을 기원하며,

    그리하여 ‘내가 토요일날 두갑 사면 되지’하며 일요일에 담배가게가 쉬는 것을 짜증내지 않는. 이 동네 흡연자들의 타인에 대한 연대의식이 세상에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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