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이제 와서"
        2007년 09월 07일 11: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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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내 경선 분위기가 가열되면서 본인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들에 대한 인신공격성의 네거티브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민주노동당 게시판과 <레디앙>의 댓글 등을 보면, 각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차분한 토론 대신 감정 섞인 비난과 일방적인 주장이 난무해 당 안팎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노회찬 선본에서 ‘정체성 검증’임을 내세워 권영길 후보의 대한 정책과 노선에 대해 공세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권영길 선본 쪽은 "남들 앞에서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면서 뒤에서 기자들에게 정체성 검증 자료를 배포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 최근 노회찬 후보쪽이 ‘정체성 검증’이란 이름으로 권영길 후보의 정책과 노선에 대한 공세적 질문을 벌이면서 양쪽 진영의 긴장 관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1위를 달리고 있는 권영길 후보가 네거티브의 주 대상이 되고 있다. 영감, 할아버지, 김영산 전 대통령으로 비유되고 논리 없는 사퇴론 등을 제기하며 막무가내식의 인신 공격이 가해지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권영길 필패’, ‘권영길 반대’라는 제목을 단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경선 막판 네거티브 권영길이 주 대상

    이들 게시물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허위 학력설’이다. 중앙선관위, 국회, 각종 공식 홍보물 등에는 권 후보의 최종학력이 서울대 졸업이라고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포털과 언론사 자료에서는 ‘파리 2대학 석사’ 혹은 ‘수료’ 등으로 다르게 기재돼 이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권 선본은 7일 당 게시판을 통해 "중앙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정정되지 않는 사이트와 자료들에 대해서는 후보나 선본의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였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권 선본은 "권 후보의 출생지는 ‘일본 야마구치현’이고 학력은 ‘서울대 잠사학과 졸업’이다. 권영길 의원실과 선대본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와 달리 배포하거나 후보가 발언한 적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4년부터 틀리게 게재되고 있는 사이트와 자료들은 발견 되는대로 수시로 정정을 요청해 왔고, 특히 지난 4월과 8월에는 각 언론 및 포탈 검색을 통해 일부 잘못된 정보에 대해 일괄적으로 정보 수정을 요청한 바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권 선본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정정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되지 않는 사이트와 자료들에 대해서는 후보나 선본의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권 후보는 10년 집권대장정 과정에서 얻는 교훈과 체험을 최고의 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파리2대학과 관련해 "권영길 후보는 1979년 파리2대학 신문대학원에 1년간 수학을 했으나, 통신원과 특파원 업무과중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선본은 "모 사이트에서는 ‘1991~1994 청와대 행정비서관’이라는 어이없는 경력까지 포함된 사례도 있었다"면서, 노 선본이 제기한 정체성 검증과 관련해 "노 후보의 공식적인 발언, 노회찬 선대본의 홈페이지 및 각종 관련 사이트 등에서는 그와 유사한 공식 질의가 없었으며, 추후 이와 관련해 노 후보의 공식적인 언급이 있을 경우 권 선대본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권영길이 청와대 행정비서관 출신?

       
      ▲ 권영길 후보가 청와대 행정비서관을 지냈다는 엉뚱한 경력이 올라가 있는 한 언론사 사이트. 
     

    권영길 선본의 박용진 대변인은 "만약, 학력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선관위와 검찰이 벌써 의원직을 박탈해버리는 등 먼저 시시비비를 가려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 언론 사이트에는 권 후보가 청와대에서 비서를 했다는 근무 경력이 버젓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남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한 사람들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집 주인에게 왜 그런 낙서가 돼 있느냐고 책임을 묻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권 후보가 학력 의혹과 더불어 네거티브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서로 동의하지 못하거나 의견이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그에 따른 갈등의 표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배설물 정도의 그런 네거티브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고 또 거기에 말리고 싶지도 않다"면서 "네거티브 할 시간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선전하고 설득하는데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변인은 노 선본의 정체성 검증 제기와 관련해 "정체성 검증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경선 처음부터 국민과 당원을 상대로 토론회나 합동 유세 등에서 제기했어야 했다" 면서 "노 후보가 3등을 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후보는 남들 앞에서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면서 공개적으로 권 후보에 대한 정체성 검증얘기를 안 하고 있는데, 선본은 뒤에서 기자들에게 정체성 검증 자료를 배포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회찬 선본의 신장식 공보 실장은 "결선을 대비해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정당한 질문을 제기한 것"이라며 "뒤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기존의 사실에 근거해 당 홈페이지와 일일 브리핑 보도 자료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장식 공보 실장은 "당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정책 검증에 대해 답변은 하지 않은 채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마치 노 선본이 뒤에서 뭔가를 하는 것 처럼 말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앞으로도 노 선본은 사실에 근거해 당 정체성에 대한 정당한 질문을 꾸준히 공개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 정체성 검증 위한 질문 계속 된다

    신 실장은 또 권 후보에게 가해지는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비방이나 흙탕물 같은 선전은 정말 안했으면 좋겠다. 그러한 네거티브로 인해 노 선본이 제기하는 정당한 검증이 흙탕물 속에 묻히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면 결국 본선을 위해 진짜로 검증해야 될 중요한 것들을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실장은 "깨진 그릇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으며 네거티브로 당을 깨고 후보에게 상처를 줘서 그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난감하다"면서, 권 후보를 비롯한 모든 세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를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심상정 선본의 이지안 공보특보는 "정책 경선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 공약에 대한 재정 방안을 발표하며 책임있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노력하는 심 선본으로서는 민주노동당의 선거가 왜 이렇게 보수정당과 똑같이 막판 네거티브로 흘러가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특보는 "네거티브도 일종의 선거 전략으로, 그게 먹힐 경우 파괴력이 커 그에 따른 유혹을 못 벗어나는 것 같다"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 공격할 시간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선전하고 후보의 정책과 주장에 대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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