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 권 "60%↑" vs 심-노 "50%대"
        2007년 09월 05일 10: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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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투표가 5일부터 시작됐다. 전체 선거권자의 43%가 몰려 있는 이 지역의 표심에 따라 권영길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 및 2위 다툼의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돼 각 후보 측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권 “경기/인천 60% 이상, 서울 40% 이상 득표할 것”

    경선 시작 이후 8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권영길 후보 측은 “본선의 기선 제압을 위해서는 1차 투표에서 끝내야 한다.”며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상차림은 홍동백서가 아니라 ‘좌권우박’으로 하자. 권영길을 왼쪽에 두고 이명박을 오른쪽에 두고 추석 밥상에서 가족 정치토론을 열게 하자”는 이른바 ‘추석밥상론’이다.

    권 후보 측은 ‘경선의 흥행을 위해 결선 투표로 가야한다’는 상대 후보 진영의 논리에 대해선 ‘결선으로 가더라도 권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는 만큼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와 함께 ‘권 후보야말로 당 혁신의 적임자’라는 논리로 지역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볼 때 권 후보는 50% 안팎의 득표율로 수도권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후보는 전체 투표의 49.7%가 진행된 5일 울산지역 경선까지 51.99%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7일과 8일 각각 개표가 예정된 충북과 강원의 경우 나머지 두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아 이들 지역에서 권 후보가 과반 득표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권 후보가 전체적으로 과반 득표를 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보여야 한다.

    권 선본의 박용진 대변인은 “경기와 인천에선 60% 이상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서울에서 37~38% 선을 얻으면 전체 과반 득표가 가능한데, 서울에서 40% 이상의 득표율로 1위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선본은 경기와 인천의 투표율은 85%를 넘기고 서울의 투표율은 80%를 밑돌면서 수도권 전체적으로 83% 수준의 투표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 1차로 끝낸다는 권영길 후보와 결선투표로 가기 위한 심상정, 노회찬 후보의 치열한 승부가 수도권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 개표 현장.(사진=민주노동당)
     

    심 “수도권 득표율 35% 목표, 결선 진출 대역전의 드라마"

    반면 심상정, 노회찬 후보 측은 결선투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권 후보의 대세론을 차단하는 한편 각자 자신이 ‘권영길의 대항마’라고 주장하며 ‘반 권영길표’의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8일 울산 경선을 통해 노회찬 후보를 밀어내고 처음 2위 자리로 올라선 심상정 선본의 손낙구 상황실장은 “급속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새 인물 심상정을 내세워 결선 투표에서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자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실장은 권 후보의 과반 확보 가능성에 대해선 “수도권 이전에 55% 이상의 득표율을 보여야 가능할 텐데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결선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심 선본의 또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 전체적으로 심 후보가 35%를 득표하는 것이 목표"라며 "경기와 인천에서 권 후보를 각각 60%, 45% 수준으로 묶고, 서울에서 승부수를 띄워 2위로 결선에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선본은 현재 서울의 경우 권, 심, 노 세 후보가 각 30%의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노 “서울 45% 득표, 결선에서 권 후보 정체성 정면 검증”

    8일 울산 경선에서 3위 자리로 내려앉은 노회찬 선본의 신장식 공보실장은 “강원, 충북, 수도권을 중심으로 결선투표로 가야한다는 당원들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결선경쟁력과 본선경쟁력이 있는 노 후보가 결선에 가야한다는 것이 홍보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신 실장은 수도권 득표 전망과 관련해선 “서울의 경우 당 조직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조직세가 구축되어 있다”면서 “현재까지 서울에서 대략 40%의 득표율을 확보해놨는데 이를 4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인천 지역의 경우도 선본이 비교적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어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다만 경기의 경우 정파 투표의 성향이 강해 독립운동 하듯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실장은 “현재의 추세로 보아 결선투표는 불가피하다”면서 “권 후보에 대한 정체성 검증도 결선투표를 내다보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선에 가면 권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후보 과반 득표, 경인 60%, 서울 37% 선에서 결정될 듯 

    권, 심, 노 세 후보 측의 수도권 판세 전망 결과를 종합해보면, 전체 과반 득표를 위한 권 후보의 수도권 득표율은 경기/인천 60%, 서울 37%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세 후보가 호각세를 보이고 있어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면, 권 후보로서는 경기와 인천의 투표율 및 득표율을 최대한 높이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심-노 후보의 입장에선 권 후보의 경기/인천 지역 득표율을 50% 대로 막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재미있는 건 이들 지역에서 권 후보의 득표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두 후보 모두 어느 정도 득표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둘 중 한 후보의 방어선이라도 무너지면 1차 투표에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곧 두 후보는 일정한 수준에서 서로의 선전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다. 동시에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는 상대의 득표율이 일정 선을 넘어서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결선 투표로 가기 위한 심정적 연대와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피 말리는 경쟁이 공존하는 복잡한 상황에 두 후보는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 측이 노 후보의 추락세를  한편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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