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경선이 중반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권영길 후보의 대세몰이가 당초 예상보다 거세다. 2일 경남지역 경선까지 전체 투표의 39.2%가 진행된 가운데 권 후보는 51.25%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권 후보가 과반 수 넘는 득표로 1차 투표에서 경선을 끝낼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문성현 득표와 비교해보니
권 후보의 경선 전체 득표율을 가늠해보기 위해 지난 2006년 당직선거 당시 문성현 후보가 거둔 성적을 대입해봤다. 문 당시 후보가 부산-서울 지역에서 거둔 득표율을 적용해 권 후보의 남은 득표를 산출한 뒤, 이를 권 후보가 2일까지 얻은 표와 합산해 봤다(표 <2006년 당직 선거 당시 문성현 후보 득표율 및 권 후보 대입 결과>). 권 후보와 문 당시 후보는 지지층이 상당 분 겹친다.
2006년 당직선거 문성현 후보 득표율 및 권 후보 적용 결과
구분 |
유효투표 (투표율) |
06년 당직선거의 문성현 후보 득표율 / 권 후보 적용 |
|||
1차 득표율 |
결선 득표율 |
||||
득표율 |
권 후보 적용 |
득표율 |
권 후보 적용 |
||
9월 2일 |
15,739 |
– |
8,066 |
– |
8,066 |
부산 |
2,072(80%) |
49.5% |
1,025 |
56% |
1,160 |
울산 |
2,181(80%) |
57% |
1,243 |
61.9% |
1,352 |
충북 |
1,111(80%) |
40.3% |
447 |
40.8% |
453 |
강원 |
1,370(80%) |
27.3% |
374 |
35.1% |
480 |
경기 |
6,743(80%) |
56.7% |
3,823 |
63.8% |
4,302 |
인천 |
3,069(80%) |
56.4% |
1,730 |
58.1% |
1,783 |
서울 |
7,748(80%) |
34.9% |
2,704 |
39.7% |
3,076 |
계 |
40,033(80%) |
48.5% |
19,412 |
51.6% |
20,672 |
그 결과 남은 경선지에서의 투표율을 80%로 가정할 때, 문 당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기록한 수준의 득표율을 보일 경우 권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48.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권 후보가 문 당시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얻은 득표율을 나타낼 경우 51.6%의 득표율로 과반수를 넘기는 것으로 계산됐다.
권 선본의 문명학 기조실장은 “부산과 울산, 충북, 강원은 문성현 후보의 1차 득표율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 인천, 서울은 득표율이 더 높게 나올 것”이라며 “1차에서 끝난다.”고 자신했다. 권 선본은 특히 권 후보의 강세가 예상되는 경기와 인천에서 85% 이상의 투표율을 보일 경우 과반 득표율의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노, 1차 끝날 가능성 완전 배제하지 않아
물론 다른 후보 측의 전망은 다르다. 심 선본의 손낙구 상황실장은 “광주, 전남의 결과에서 보듯 심 후보의 등장으로 정파 투표의 색채가 과거보다 엷어졌다”면서 “권 후보가 경기와 인천에서 5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실장은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는 서울의 경우 권 후보의 득표율이 40%를 밑돌 것이라고 했다. 결국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노회찬 선본의 박권호 상황실장은 “권 후보가 경기 60%, 인천 50% 수준의 득표율을 보일 것 같다”면서 “서울에서 권 후보의 득표율이 35%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서울의 투표율이 80%를 넘기면 권 후보는 1차에서 과반수를 확보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와 서울의 투표율이 권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심, 노 선본 모두 권 후보의 1차 과반 득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 경선 초반과는 다소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이는 권 후보의 초반 강세가 예상을 웃돌고 있는 데 따른 인식의 변화로 해석된다.
이번 경선에서 권 후보가 얻은 지역별 득표율을 지난 당직선거 당시 문성현 후보가 기록한 1차 득표율과 비교해보면 두 가지 차이점이 발견된다(권영길 후보와 문성현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 표 비교).
권영길 후보와 문성현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 비교
구분 |
06년 당직선거 문성현 후보 득표율 |
07년 권영길 후보 득표율 |
|
제주 |
42.3% |
50.4% |
37.3% |
전남 |
64% |
72.4% |
59.9% |
광주 |
62% |
62.5% |
60.3% |
대구 |
38.7% |
46.2% |
38.44% |
경북 |
21.1% |
30.1% |
32.3% |
대전 |
34.7% |
39.8% |
39.7% |
충남 |
35.9% |
43% |
37.68% |
전북 |
54.9% |
61% |
56.9% |
경남 |
60.9% |
65.6% |
62.85% |
먼저 심 선본의 손낙구 실장이 지적한대로 정파투표의 강도가 일부나마 약화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주계열의 초강세 지역인 광주와 전남에서 권 후보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은 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반대 방향에선, 권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표가 이를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는 경북, 대전, 충남, 전북, 경남에서 지난 당직선거 당시 문성현 후보가 얻은 1차 득표율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남은 경선지에서 자주계열의 표 결집 강도, 수도권 각 선거구의 투표율, 권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표의 크기 등이 맞물리면서 권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후보와 심 후보는 피 말리는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2일 현재 경남까지의 개표 결과 노 후보는 심 후보를 97표차로 앞서고 있다. 3일 예정된 부산 경선에서 노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고, 5일 울산 경선에선 심 후보의 우위가 점쳐진다.
이후 충북(7일 개표), 강원(8일 개표)은 각각 심 후보와 노 후보의 상대적인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결국 수도권 표심에서 2, 3위가 최종적으로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선본 모두 2위를 자신하면서도 박빙의 승부를 점치고 있어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심 선본의 손낙구 상황실장은 “서울의 경우 노 후보의 기존 활동을 높게 평가하는 유권자 층이 형성되어 있어 만만치는 않다”면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심 후보를 권 후보의 대항마로 만들려는 전략적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 선본의 박권호 상황실장은 “수도권 전 지역에서 우위가 예상되고, 특히 서울지역은 노 후보의 지지층이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어 확실한 우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저쪽(심 선본)에서도 승리를 자신하는 만큼 개표를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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