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봉쇄 뚫고 '악질' 자본 S&T 응징
    2007년 08월 29일 07: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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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앞에서부터 고속도로, 도심도로, 시골길까지 경찰의 철통 봉쇄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중앙교섭을 거부한 S&T대우 악질자본을 강력히 규탄했다.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날 오전 근무를 마치고 단체협약을 통해 확보한 지부 4시간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공장 문을 나서 미리 준비한 19대의 관광버스에 오르려고 했다. 그러나 관광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기사들을 협박해 버스를 부산역 근처 3부두 쪽으로 모두 이동시켜놓았다.

“우리 돈 주고 예약한 관광버스를 강탈하다니…”

지회는 곧바로 조합원들에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부산세관 앞으로 모이도록 했다. 오후 1시 30분 조합원들은 3부두 방향으로 3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조합원들이 오자 다시 기사들을 협박해 3부두 가까이에 있던 관광버스를 시민회관 입구까지 끌고 갔다.

눈 앞에서 관광버스가 끌려가는 걸 지켜본 조합원들은 분노가 치밀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데 조합원들은 3부두 앞 7차선을 모두 점거하고 경찰버스를 막았다. 조합원들은 주변에 있는 경찰들에게 “경찰이라는 게 법은 안 지키냐? 왜 차를 못 타게 해? 우리 돈 내고 빌린 차 빨리 가져와”라며 몸싸움을 벌이기까지 했다.

한진중공업지회 채길용 지회장은 “우리의 합법적인 총회를 무산시키려는 경찰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시간동안 부산의 핵심 도로가 완전히 봉쇄되자 경찰들이 긴급히 나타나 관광버스를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2시 25분 조합원들은 17대의 버스에 올라타고 S&T대우로 출발했다.

   
  ▲ 금속노조 1,500여명의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4시 부산 S&T대우 앞에서 중앙교섭 참가 약속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금속노조)
 

이날 경찰은 영남권 경찰청장 회의를 통해 금속노조 노동자대회를 봉쇄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노포 IC에서 경찰의 봉쇄에 막혀 아예 집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경남지부 차량도 경찰에 가로막혔고, 부산양산지부 비엠금속지회도 공장 앞에서부터 막혔다가 간신히 경찰을 뚫고 S&T대우에 올 수 있었다.

3중 대형 컨테이너로 정문 완전 봉쇄

그러나 봉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T대우 정문은 물론 시골길로 연결된 곳까지도 경찰은 철저하게 막고 있었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과 경찰이 곳곳에서 몸싸움을 벌어졌다. 조합원들이 무슨 이유로 막느냐고 항의하자 금정경찰서 이철민 경감은 “미신고집회를 막기 위해서”라고 대답했고, 누구 지시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약속을 파기하는 악질자본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오후 3시 40분 시골 골목길까지 이어진 봉쇄를 뚫고 1천5백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였다. S&T대우 안에는 이날 파업을 벌인 500여명의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만남을 3중으로 쳐진 대형 컨테이너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있었다. 컨테이너 뒤로는 경찰들이 물대포와 방패, 곤봉으로 무장한 채 공장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고, 경찰 뒤로 S&T대우 관리자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금속노조는 부산양산지부 조합원들이 총회라는 사실상의 파업을 통해 이곳에 집결했고 경남, 울산, 경주, 대구지부 확대간부들이 참가했다. 포항지부는 경찰에 막혀 집회에 오지 못했다.

금속노조 오상룡 부위원장은 “고속도로를 뚫고 봉쇄를 뚫고 경찰을 뚫고 이 자리에 왔다”며 “악질자본 최평규가 금속노조를 인정하고 작년의 합의를 지킬 수 있도록 강력하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경남지부 이남종 수석부지부장도 “이랜드의 박성수와 S&T의 최평규같은 천민자본이 이 땅에 절대 발붙일 수 없도록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대우정밀지회 문철상 지회장은 “30일부터 대우정밀지회는 전면적인 파업을 벌이겠다”며 “오늘 이 자리의 연대정신을 바탕으로 S&T 자본의 무릎을 꿇리는 투쟁을 확실히 벌여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산양산지부 박종석 수석부지부장은 “대우정밀은 금속노조 중앙교섭과 집단교섭에도 나왔고 노사관계도 안정되어 있었는데 S&T 자본이 인수하고 나서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악질자본을 박살내기 위한 위력적인 투쟁을 전개하자”고 말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약속을 파기한 S&T자본이 약속을 지킬 때까지 철저하게 응징할 것 ▲산별교섭을 확약할 때까지 투쟁할 것 ▲금속노조를 부정하는 악질사업장을 중앙교섭에 참가시킬 것 등을 결의했다.

철조망 뚫고 공장 진입 시도

짧게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공장 옆쪽으로 이동했다. 지난 7월 20일 규탄집회 이후 사측은 회사 둘레에 이중 철조망을 만들어 완전히 공장을 방어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철조망을 끊고, 밧줄로 철망을 끌어냈다. 그러나 경찰의 철통봉쇄로 진입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집회 시작부터 내리던 빗방울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하더니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조합원들은 다시 공장 정문에 모였다. 경찰은 마무리 집회를 하려는 조합원들에게도 다시 물대포를 쏘았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이 돌맹이와 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5시가 조금 넘어 조합원들은 S&T자본에게 약속 이행과 중앙교섭 참가를 거듭 촉구하며 이날 결의대회를 마쳤다. 1천5백여 조합원들은 악질자본과 한통속이 된 경찰에 대한 분노를 새기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젖은 몸을 이끌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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