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력위조 개인도덕성 문제로 몰고가지 말아야
        2007년 08월 29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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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력 위조’ 사건과 관련,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상임의장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29일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의 도덕성 차원으로 몰고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그들에게 이런 거짓말을 하게 만든 것은 우리 사회의 오랜 병폐, 학벌중심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교협은 이날 발표한 ‘최근의 학력 위조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통해 "(학력 위조) 당사자들의 도덕성이나 허위는 비판당해 마땅"하지만 "한국사회에서 학력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민교협, 민변 등이 중심이 돼 조직된 이랜드 투쟁 지원 ‘지식인 행동의 날’에 인사말을 하고 있는 조돈문 민교협 상임의장(사진=민교협 홈페이지)
     

    민교협은 ‘입장’에서 "많게는 30조원이 넘는다는 사교육비,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의 폭등, 증가하는 기러기 아빠들과 파괴되는 가정, 성적을 비관하여 스스로를 파괴하는 어린 목숨들… 이런 모든 사회적 병리 현상들과 함께 학력위조 또한, 학벌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서열이 매겨지는 우리 사회가 낳은 필연적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교협은 또 "우리가 학벌이라 부르는 이 공고한 차별제도의 가장 큰 비합리성은, 10대 후반에 단 한번 치르는 수능 시험의 성적에 의하여 한 사람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는 데 있다"고 말하고 학벌 사회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드러난 학력위조라는 속임수 아니겠는가?"라고 우리 사회에게 되묻고 있다.  

    민교협은 이어 "학벌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시스템을 고치는 것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해 우리는 대학이 평준화될 때에만 학벌사회에서 생겨나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교협은 "우리는 일차적으로 서울대학을 포함한 모든 국공립대학의 통합전형 및 선발제도를 도입하고 국공립대학들 사이의 문호를 개방하여 상호 교류와 학생이동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 전문.

                                                   * * * 

    최근의 학력위조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최근 신정아 씨 사건을 시작으로 우리가 휘말린 학력위조를 둘러싼 소용돌이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병들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유명인들의 학위를 검증하기 위한 전담기구까지 만든다고 하니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의 도덕성 차원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의 도덕성이나 허위는 비판당해 마땅하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학력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도덕성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이런 거짓말을 하게 만든 것은 한 마디로 우리사회의 오랜 병폐, 학벌중심주의이기 때문이다.

    많게는 30조원이 넘는다는 사교육비,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의 폭등, 증가하는 기러기 아빠들과 파괴되는 가정, 성적을 비관하여 스스로를 파괴하는 어린 목숨들… 이런 모든 사회적 병리 현상들과 함께 학력위조 또한, 학벌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서열이 매겨지는 우리 사회가 낳은 필연적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학벌이라 부르는 이 공고한 차별제도의 가장 큰 비합리성은, 10대 후반에 단 한번 치르는 수능 시험의 성적에 의하여 한 사람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는 데 있다. 중고등학교는 입시를 위한 병영이며, 우리사회에서 향유할 수 있는 물질적, 사회적 혜택의 양과 질은 대학졸업장으로 정해져 이 전투에서 이긴 자는 철저히 타자를 배제하는 한국 사회의 지배 학벌이라는 폐쇄적 집단에 편입된다.

    한편, 대개는 부모의 재력이 못 미쳐 이 경쟁에서 진 아이들은 절망감과 패배의식을 지닌 채 평생을 그늘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드러난 학력위조라는 속임수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한국의 관료, 정치인, 언론인 그리고 학자들은 학벌사회의 모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병든 우리 교육을 치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야말로 학벌사회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그럴 듯한 이름의 비열한 강자 중심의 논리는 입시경쟁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학벌중심주의가 마치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이라도 되는 양 우리를 기만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에게 이 경쟁에서 빠져나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오직 학벌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시스템을 고치는 것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우리는 대학이 평준화될 때에만 학벌사회에서 생겨나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일차적으로 서울대학을 포함한 모든 국공립대학의 통합전형 및 선발제도를 도입하고 국공립대학들 사이의 문호를 개방하여 상호 교류와 학생이동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역대학의 발전을 위한 특단의 지원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서울 중심의 대학서열체제를 타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직자의 지역균형선발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체의 인재채용에서 학력기재란을 없애나갈 것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서 학벌이나 시험점수가 아닌 해당분야에서의 개인의 자질과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적 관행을 만들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2007년 8월 29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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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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