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고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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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8월 22일 06: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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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 결정되면서 2007년 대선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젊음을 노동운동으로 일관해온 한 사람의 노동자로써, 역사의 갈림길에 서서 이번 선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7년 대선은 단지 한 명의 대통령을 새로 뽑는 행사가 아닙니다. 이 땅 분단된 조국은 신자유주의 광풍이 세계에서 가장 거세게 몰아치는 나라입니다. WTO체제에 앞장서 개방한 것도 모자라 FTA로 전방위적 개방을 하여 초국적 자본의 무한착취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과격, 미숙한 듯 보이는 민주노동당의 후보

    비정규직의 절망은 이랜드 아주머니들의 눈물을 넘어 전체 노동자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농촌은 소출을 걱정하고 풍년을 기원하던 옛날 옛적 이야기 속에나 나오던 그런 고향이 아닙니다. 조상 대대로 물려준 땅을 골프장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서울로 올라가 구멍가게라도 해야 하지 않나 고민하는 죽어가는 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국민들은 절망을 딛고 희망을 안아올 후보를 찾기보다는 이놈들이 아니니 저놈들에게라도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삼천리 방방곡곡의 분노와 한을 덮고 오직 자신들의 출세를 연장시키려 이합집산 사기 쇼를 벌이는 범여권 주자에게는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인 듯합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져보는 한나라당은 지역 기반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된 측면이 있지만, 경선과정에서 드러나는 부패의 악취와 아귀다툼으로 인한 실망과 여전히 반통일적 수구냉전적 사고로 인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민중들의 절박한 생존적 요구와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평화통일의 진취적 열망을 담고 선거에 임한다면 이제까지 다소 과격한 듯, 미숙한 듯 보였던 민주노동당에 국민적 기대가 모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후보를 선출하는데 정파적 이해나 개인적 인연보다는 당과 민중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와 일치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예비후보 세분은 모두 훌륭한 당의 자산일 뿐 아니라 국가의 지도자로 나설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더욱 엄격하게 기준을 설정하고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최선의 후보를 가려내야 합니다.

    후보 선택의 7가지 기준

    먼저 당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누가 당 건설 과정에서부터 당에 헌신과 복무를 하였나, 절망적 어려움을 딛고 도전하며 기초부터 세워왔나 보아야 합니다.

    둘째 민중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누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광풍으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삶을 너른 가슴으로 절절히 이해하며 어루만질 어버이 같은 인물인지 보아야 합니다.

    셋째 진보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누가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는 분단과 대결의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의 땅으로 평등의 세상으로 뼈 속 깊게 염원하며 살았는지 보아야 합니다.

    넷째 계급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합니다. 누가 노동계급과 고락을 함께하며 노동자들의 꿈이고 자랑인 민주노총을 만들고 투쟁으로 바로세운 지도자인지 보아야합니다.

    다섯째 국민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누가 조금은 과격한 듯 보이고 미숙한 듯 보인 민주노동당 이미지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안정감 있고 친숙한지를 보아야 합니다.

    여섯째 개인을 삶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다소 인간으로서 부족한 점은 있을 수 있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좌면우고 하지 않고 개인보다는 조직적 관점을 놓지 않고 일관되게 살아왔는지 보아야합니다.

    일곱 번째 본선경쟁력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누가 집권당이나 한나라당과 싸워 이길 수가 있다가 아니라 이겨봤는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누가 국민들에게 광범위한 대통령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지니고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것은 불필요한 기준일 수도 있고 더 많은 기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최소 이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고민해보았습니다.

    늦은 나이 노동운동하면서 한길을 걸어온 사람

    늦은 나이에 노동운동을 시작했지만 한 번도 좌면우고 하지 않고 조직의 결정에 복무하며 민주노총을 건사하고 역사적인 96~97 총파업을 승리로 이끈 지도자, 실패의 진보정당사를 뚝심으로 시작하여 대중 속에 자리 잡은 승리의 역사로 바꿔놓은 지도자.

    분단의 아픔을 어려서부터 뼈저리게 체험하고 좌절하지 않고 가슴 속에 통일의 싹을 키워온 지도자, 한나라당의 텃밭인 창원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당과 민중에게 희망을 안긴 지도자, 민중들에게 어버이 같고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후보로 권영길 후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이 집권당이나 제1 야당에 버금가는 국민정당일 때는 내부의 참신한 후보로도 당 이미지와 결합하여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2007년 대선에서는 당력이 아직은 약한, 집권정당으로 도약해야 하는 갈림길에서는 모험보다는 검증된 후보로 나서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의 승리가 민중의 승리, 국민의 승리가 되는 선거승리를 위하여 권영길과 함께 기적을 일구어갑시다.

    전 민주노총 위원장 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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