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가 80%를 움직인다"
        2007년 08월 22일 03: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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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후면 민주노동당의 첫 경선지인 제주도의 투표함이 열린다. 이어 25일 광주/전남, 26일 대구/경북의 투표함이 잇달아 개봉된다. 이른바 ‘슈퍼 3연전’이다.

    외형적으로 세 지역의 선거인단 규모는 크지 않다. 모두 8,600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17.2%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개표 결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거 초반의 판세가 이후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반적 분석은 세 지역의 독특한 당내 정치 지형과 맞물려 설득력을 갖는다. ‘슈퍼 3연전’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봤다.

    제주 1위는 누가 될까

    민주노동당의 당내 선거에서 제주는 특이한 위치를 점한다. 선거인단 수 699명의 미니 선거구지만 전체 판세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차례의 당내 선거에서 전체 판세와 이 지역의 판세가 일치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제주를 보면 전국 판세가 보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주의 개표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흥미로운 건 또 있다. 세 후보 모두 이 지역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런데 각 선본의 얘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근거가 있다. 다들 허풍은 아니라는 얘기다.

    심상정 후보는 노동부문의 조직 기반이 탄탄하다. 지난달 제주지역 선본발대식에는 무려 100명이 넘는 지역 당권자가 지지자로 참석했다. 심 선본은 "적어도 공동 1위는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노회찬 후보는 지역 평당원들의 지지세가 강하다. 취약지로 평가되는 노동 부문에서도 상당한 세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선본은 자체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1위를 장담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는 좀 늦게 출발했다. 그러나 치고 올라오는 속도가 가파르다. 농민회 중심의 조직이 뒷심을 발휘하는 양상이다. 제주 출신인 현애자 의원도 권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지금 제주의 투표 결과를 점치기는 힘들다. 그만큼 혼전이다. 다만 세 후보간 표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표차’보다 ‘순위’에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심상정, 3강구도 진입할까

       
     
     

    심상정 후보는 지지율에서 눈부신 성장 속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2강 1중’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내지는 못했다.

    심 후보에게 ‘슈퍼 3연전’은 ‘3강 구도’를 형성해 ‘2강 1중’이라는 다소 ‘억울한’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 기회다.

    심 후보가 3강구도에 진입하느냐 하는 것은 ‘슈퍼 3연전’에서 눈여결 볼 대목 가운데 하나다. 심 선본은 ‘3강구도’의 진입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제주지역에서는 1위를 장담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경북 선거구는 선거인단 수가 전체 당권자의 8.6%인 4,313명으로 ‘슈퍼 3연전’의 지역 가운데 가장 많다. 심 후보는 이 지역에서 노동 부문을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세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심 후보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 심 후보가 ‘3강’에 안착할 경우 당선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밴드웨건 효과(선두권 후보로 표가 쏠리는 현상)나 사표방지 심리를 잠재울 수 있다.

    심 후보의 ‘3강’ 진입은 ‘2강 1중’이라는 기존 구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일종의 ‘이변’인 셈이다. ‘이변’의 주인공은 여론의 주목을 받는다. 심 후보가 ‘3강’에 진입할 경우 당 안팎의 주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지지세를 밀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회찬, ‘바람’은 ‘투표’로 연결될 것인가

       
     
     

    노회찬 후보는 ‘바람선거’를 하고 있다. 이는 불가피한 전략이다. 노 후보의 ‘평당원 혁명’은 조직동원력이 약한 노 후보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바람선거’는 대개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로 성과를 나타낸다. 판세 분석을 하는 데 있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

    그런데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이 곧장 투표 행위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독특한 조직 문화와 정서를 갖고 있는 정당 내부 선거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 경선이 단적인 예다. 박근혜 후보는 당초 예상과 달리 수도권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이명박 후보를 앞지르며 1.5%포인트의 격차로 따라붙었다.

    경선에서 ‘바람’의 강도는 더욱 세질 수도 있고 잦아들 수도 있다. 그만큼 가변적이다. 반면 조직선거는 자기 패를 제대로 읽고 하는 싸움이다. 확장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이다. 노 후보에게 이번 경선은 ‘바람’의 세기로 ‘조직’을 밀어내느냐, ‘조직’의 힘에 ‘바람’이 뚫리느냐의 싸움이다. 실제 투표는 이 두 힘의 균형점에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슈퍼 3연전’은 이번 경선에서 ‘바람’과 ‘조직’의 길항 수준이 어떨 것인지를 가늠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곧 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어느 정도나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 유추해 볼 수 있다. 노 선본은 자체 조사 결과, 제주, 광주/전남,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하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세 지역의 개표 결과 당초 기대대로 노 후보가 우세하게 나올 경우 ‘바람’의 강도는 더욱 세질 수 있다. 반면 지지율과 실제 투표 결과간 마이너스 간극이 큰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바람’은 잦아들 수도 있다.

    ‘권영길 대세론’, 탄력 받나, 발목 잡히나

       
     
     

    권영길 후보의 선거전략은 대세몰이다. 최근 여성당원 3,007명의 권 후보 지지 선언이나 초대형급 경남 선대위의 발족도 그런 맥락에 놓여 있다.

    권 선본은 ‘슈퍼 3연전’에서 50% 이상의 득표율로 대세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복안이다.

    권 선본의 뜻대로 대세론이 점화된다면 광주/전남 지역이 핵이 될 공산이 크다.

    광주/전남은 권 후보 지지를 선언한 자주계열이 초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같은 이유로 이 지역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을 밑돌 경우 ‘권영길 대세론’은 초반부터 발목이 잡힐 수 있다. 권 후보 입장에선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해야하고, 심, 노 후보 입장에선 저지선을 최대한 넓히는 게 관건이다.

    심 후보 측은 이 지역에서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 노 후보 측도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전을 자신하고 있지만 내심 권 후보를 앞지르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최근 광주/전남 지역을 돌아본 당의 한 인사는 "(권 후보 쪽으로) 빠르게 정리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승부처는 서울, 경기, 인천

    이와 같은 몇 가지 대목에서 ‘슈퍼 3연전’의 결과는 주목을 요한다. 그렇다고 ‘슈퍼 3연전’이 경선 판세에 미칠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

    이번 경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서울, 경기, 인천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 가량이 이들 지역에 몰려 있다. 당락의 윤곽은 이들 지역의 개표가 있는 내달 5~9일 사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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