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선거, 막판 '네거티브' 양상
        2007년 08월 22일 07: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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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심해지고 있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주로 노회찬 후보가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당 게시판이나 민주노총 게시판에는 노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는가 하면 당 주변에선 출처 불명의 괴문서도 나돌고 있다.

       
      ▲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경선이 막판으로 가면서 네거티브 운동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대선후보 서울 합동연설회 모습.(사진=민주노동당)
     

    노 후보에 제기된 세 가지 의혹

    이들 게시물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노 후보가 사무총장이던 지난 2003년 당이 도입한 인터넷 투표시스템 관련 의혹이다. 당시 사무총장이던 노 후보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레이버텍’이라는 회사에 인터넷 투표시스템의 개발을 의뢰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는 내부자 거래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시스템으로 치러진 2004년 비례대표 선출 과정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당시 노 총장은 비례대표 선거에 출마해 8위를 기록하며 마지막 순위로 원내에 입성한 바 있다.

    또 그 해 5월 당직선거를 앞두고 노 총장이 도입한 인터넷 투표시스템의 공정성이 의심되자 서둘러 시스템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당직선거가 1주일간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는 것이다. 일부 당원들은 이 같은 의혹을 근거로 노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 게시물이 제기하는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당시 노 후보가 인터넷 투표시스템을 자신의 회사에 발주한 것이 비정상적인 내부자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또 이 시스템으로 치러진 2004년 비례대표 선거의 공정성 여부다. 노 총장이나 그와 관련 있는 사람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끝으로 2004년 당직 선거 당시의 시스템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다.

    "가격, 개발 기간 고려 불가피"

    먼저 인터넷 투표시스템 도입 과정상의 문제다. 민주노동당은 2003년 1월 중앙당의 조직적 결정으로 인터넷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그 해 2월로 예정된 당직선거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무총장이던 노회찬 후보는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팀에 시스템의 개발을 의뢰했다. 당시 ‘매일노동뉴스’의 대표이사는 노 후보였다.

    이와 관련, 조형진 당시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회 부장(현 국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개발 기한도 촉박했고 가격 조건도 맞지 않아 다른 업체에 개발을 의뢰하기는 힘든 조건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당시는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에 누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팀과 계약한 시스템 개발비는 120만원. 이는 다른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 조건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이었다"고 조 당시 부장은 말했다. 그는 "정황상 노 후보가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팀에 시스템 개발을 의뢰한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었고, 시스템 수발주 과정에 다른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총장의 시스템 접근 사실상 불가"

    다음은 2004년 비례대표 선거의 공정성 문제다.

    노 후보의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들은 "사무총장 재직 시절 자신이 발주해서 자신이 수주하고 자기가 나온 선거에서 개별 당원의 투표 행태까지 모두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당시 함께 했던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프로그램은 투표 도중에라도 회사(레이버텍)측 관계자는 투표 결과를 얼마든지 알 수 있었을 정도로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박창완 현 권영길 선대본부장은 "나는 인터넷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워낙 정신없이 보낸 기간이었기 때문에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면서 "김해근 당시 인터넷위원장이나 조형진 인터넷 부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인터넷실에서 당 선관위에 파견됐던 최병천 현 권영길 의원실 보좌관도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 "당시 노 총장과 권차현 당원(시스템개발 실무 담당), 김해근 위원장, 조형진 부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진 당시 부장은 "개표 결과 열람은 선관위원장과 선관위 간사 2인을 포함한 총 4명이 동시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접속해야만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면서 "노회찬 총장이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개발을 담당한 권차현 씨의 시스템 접근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거에 돌입한 후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모두 변경했기 때문에 접근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김해근 당시 인터넷위원장도 "사무총장의 계정을 따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노회찬 총장이 투표 결과를 열람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면서 "노 총장이 해킹을 하거나 다른 선관위의 담당자들과 공모를 하지 않는 이상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결국 2004년 비례선거 당시의 당 조직 체계로 보나 시스템의 기술적 요인으로 보나 노 총장이 투표 결과를 열람하기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당 시스템 담당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공정성 의혹 제기 가능성 판단, 시스템 교체"

    끝으로 2004년 5월 당직선거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의 책임 소재다. 먼저 시스템을 개편하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해근 위원장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고 해도 (노 총장과 관련된 회사에서 개발한) 기존 시스템을 계속 사용할 경우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판단해 시스템을 바꾸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시스템으로 인해 실제 공정성이 훼손됐기 때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스템 재구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선거가 일주일간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고, 결국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팀이 개발한 기존 시스템을 개보수해 당직 선거를 치렀다. 이와 관련, 조형진 당시 부장은 "시스템 개보수는 권차현 팀장이 40만원을 받고 거의 자원봉사를 하는 수준에서 밤을 세워가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당시 노 후보는 ‘매일노동뉴스’를 매각한 상태였으나, 이 회사의 인터넷 사업팀은 매각 과정에서 승계가 거부돼 ‘레이버텍’이라는 별도의 법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이 법인의 서류상의 대표이사는 노 총장이었고, 이 회사가 당 인터넷 시스템의 유지, 보수를 담당했다. 노 후보측은 "이 회사의 실질적 운영은 기존 시스템 개발자인 권차현 씨가 맡고 있었다"고 했다.

    김해근 위원장은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을 놓고 결과적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인정할 수 있지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려던 것 자체를 가지고 노 총장의 잘못을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노 총장이 다른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시스템을 그냥 두지 왜 바꾸려고 했겠느냐. 시스템을 고치려는 시도 자체는 잘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즉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대해서는 당시 당 사무를 총괄하고 있던 노 총장에게 결과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시스템을 개편하게 된 정황을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레이버텍’ 관련 의혹의 유통 경로

    당시 실무 담당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살펴보면 ‘레이버텍’과 관련해 노 후보에 제기되는 각종 의혹은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레이버텍’ 관련 의혹의 유통 경로다.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기관지인 <진보정치>다. <진보정치>는 얼마 전 지상청문회를 위해 ‘레이버텍’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질문지를 노 후보 측에 보냈으나, 노 후보 측이 ‘레이버텍’ 관련 내용은 의혹을 부풀리기 위한 질문이라며 강력히 거부해 결국 삭제됐다. 다음은 당 기관지의 관련 질의 원문이다.

    "2004년 5월 원내 진출 이후 당지도부를 뽑는 선거에서 인터넷 투표도중 시스템 오류로 1주일 동안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당시 진상조사위원회가 당대회에 보고한 문서에 기초해보면 주된 원인은 노회찬 후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회찬 후보가 대표이사로 있던 (레이버텍)이라는 회사가 민주노동당의 인터넷 투표관리 시스템을 수년간 운영해왔는데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일자 투표 한 달을 남겨둔 상태에서 급하게 새로운 업체 선정을 결정해서 빚어진 해프닝이었던 것.

    사실을 종합해보면 사무총장 재직 시절 자신이 발주해서 자신이 수주하고 자기가 나온 선거(2004총선 비례후보선출)에서 개별당원의 투표행태까지 모두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은 것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당시 함께 했던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프로그램은 투표 도중에라도 회사(레이버텍)측 관계자는 투표결과를 얼마든지 알 수 있었을 정도로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뚜렷한 해명이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 기관지의 같은 질문 내용은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로 유출돼 사실상 공개되는 효과를 거뒀다. 얼마 전부터 당 주변에 나돌고 있는 ‘노회찬 레이버텍 공직자 윤리위반 관련 요약문’이라는 2쪽짜리 출처 불명의 문서에는 ‘진보정치’의 질문 내용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이 문서의 작성자는 <진보정치>의 질문을 옮긴 후 의혹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근거로 "원내 진입 이후 전자정당의 약속을 지키고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했다"는 김해근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발언 내용과 관련, "지난주 월요일 모 인터넷 언론의 전화 취재에 응하는 과정에서 한 말이다. 해당 매체는 내 발언을 기사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말이 어떻게 그 문서에 실렸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신석진 기관지 편집위원장은 "질문 원안은 대선 준비위에서 여러 최고위원들에게 공개됐고, 기관지 편집위원들도 메일로 회람했다"면서 "질문지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관지의 ‘레이버텍’ 관련 질문 원안은 이밖에 ‘백준’이라는 당원에게 정보공개 요청에 응하는 방식으로 전달돼 당 게시판에도 21일부터 게시되어 있다.

    ‘네거티브’를 어떻게 볼 것인가

    노 선본은 이 같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법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노 선본은 최근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당내 특정 정파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노 후보 측은 일단 당의 정해진 절차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먼저 당 선관위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장의 운동원들에게는 대응 논리를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노 후보 측 일부 참모들은 ‘네거티브’로 맞불을 놓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실제로 맞대응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선본의 한 관계자는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우리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상정 선본의 손낙구 상황실장은 선거 막판 네거티브 캠페인이 심해지는 양상과 관련해 "선거 과정이라는 게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고, 본선에 나갈 대선 후보자를 뽑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면서 "의도적인 음해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야겠지만 후보자의 입장에서 다소 불만스럽고 억울한 의혹이 제기되더라도 사실 관계를 밝히고 떳떳하게 해명하는 게 여러 가지로 좋다"고 말했다.

    권영길 선본의 박용진 대변인은 "권 후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당의 분열"이라며 "다른 후보를 공격하고 비방해서라도 지지를 얻겠다는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최근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권 선본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철없는 지지자의 돌출 행위에 대해 정확한 근거도 없이 상대 후보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역정파주의’"라며 "애들 싸움을 어른 싸움으로 몰아가는 못난 아버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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