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현중, 산재사망 또, 또, 또
        2007년 08월 20일 08:0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부동의 세계 1위를 자랑하며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소에서 국민과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잇따라 하청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나가고 있다.

    20일 오전 8시 10분 경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주)해왕기업 소속 전재훈(36) 하청노동자가 건설장비 1공장 10 BAY에서 지붕환기창 교체 작업 중 슬레이트 지붕이 깨지며 10m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씨는 8시 33분 울산대병원 응급실에 후송돼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으나, 오전 9시경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에 앞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여름휴가를 떠난 7월 28일 현대중공업 엔진주조공장에서 지붕 보수공사를 하던 하청노동자가 4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주만에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던 똑같은 하청노동자가 똑같은 사망사고를 당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도 2명 사망 10명 중경상

       
      ▲ 지난 1일 전복 사고가 난 현대삼호중공업의 대형 크레인
     

    같은 회사인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산재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 13일 오전 10시15분 경 전남 현대삼호중공업 의장조립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11명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인 ‘이안’의 하청노동자였는데, 그 중 문동현 씨가 목숨을 잃었고, 한 노동자는 머리를 크게 다치고 또 다른 노동자는 장파열 등 중상자가 속출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폭발사고는 작업장에서 LP가스 호스가 터져 새고 있었는데 오전 10시 휴식 후에 작업을 재개하는 순간 폭발해 거대한 원통형 지지대가 넘어지면서 블럭이 뒤집어져 일어난 사고였다.

    이 뿐이 아니었다. 지난 1일에는 195톤에 달하는 타워크레인을 통째로 들어서 설치하려던 3대의 크레인 중 하나가 넘어지면서 다른 크레인의 운전석을 덮쳐 운전자와 설비 담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보름만에 세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금속노조와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14일 곧바로 노동부 목포지청을 방문해 삼호중공업 사용자 처벌과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목포지청장이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사고가 터지고 다시 일주일만에 또 한 명이 현대중공업에서 ‘산재살인’을 당한 것이다.

    사상 최대 호황에 비정규직만 소외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대의 호황으로 올해 수주목표를 128억 달러에서 149억 달러로 높여잡았고, 같은 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46억 달러에서 48억달러로 올렸다. 현대중공업은 시설투자도 지난 해에 비해 91% 늘렸으며 지난 10일 초대형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새 도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업종 호황의 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돈방석에 앉아있는 동안 노동자들은 연이어 목숨을 잃고 있으며,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1천만원 가까운 성과금과 휴가를 주면서도 비정규직은 떡값 수준의 격려금만 지급해 현장의 불만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 조성웅 지회장은 "올해만 정규직 2명을 포함해 울산에서만 7명이 산재사망을 당했는데 유족 합의로 모든 걸 눌러버리고 재발방지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금속노조와 지부 차원에서 공동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