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깃발 아래 하나로
        2007년 08월 20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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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부터 ‘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하재근님의 칼럼이 시작됩니다. 하재근 칼럼은 교육 문제 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모든 문제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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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운동은 과거에도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교육운동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문제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거다. 건드릴 게 너무나 많다. 얼마 되지도 않는 역량 가지고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우왕좌왕해봐야 뒷북 운동만 된다. 해가 뜨나 달이 뜨나 ‘안돼 안돼 안돼’ 운동이 되는 것이다.

    안되는 운동이 아니라 되는 운동을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내신 강화가 되도록 하면 달라질 게 있을까? 3불정책 법제화가 되면 달라질 게 있을까?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되는 운동을 한 사람만 허무해질 뿐이다. 그것이 된 다음엔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힐 것을 잡아 힘을 집중해야 한다.

    한국사회 발칵 뒤집을 한 곳으로 힘을 집중하자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병증이 무엇인가? 입시경쟁이다. 모든 국민이 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입시를 치는 것은 바로 한국 사회를 치는 것이다. 입시가 사라지면 교육계의 모든 문제가 일거에 사라진다. 입시가 사라지기 전엔 그 어떤 성과를 낸다 해도 그 어떤 문제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 한 곳을 칠 연대체가 필요하다. 단 하나만을 내걸고 단 하나만을 칠 물리력이 필요하다.

       
      ▲ 입시경쟁은 가장 치열한 계급전쟁. 이제 그 전장터에 가난한 자의 아이들은 참여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은 대입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뉴시스)
     
     

    지금처럼 사회양극화, 교육격차가 진행되면 곧 이 땅에 내부 식민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나라가 썩어가고 있다. 종양이 자라고 있다. 사회양극화는 교육격차를 통해 자식들에게 대물림된다.

    바로 이 대물림 구조가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킨다. 여기서 3세대 정도만 더 지나면 인종이 갈릴 판이다. 이미 대도시 인종과 시골 인종이 갈리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인종이 갈리면 한국사회의 진보는 거대한 벽에 부닥친다. 인종 갈등은 다른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기 전에 역전의 전기를 이룩해야 한다.

    대학서열체제라는 종양을 떼어내야 할 때다. 대학서열체제는 학벌사회를 만들어 부잣집 자식을 귀족으로 올려세워주는 것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백해무익한 종양이다.

    이 체제는 노동자의 자식을 노예로 만들고 농어민의 자식을 천민으로 만든다. 그 어느 개혁을 해도 노예와 천민으로 낙인 찍힐 아이들의 삶이 변할 것은 없다.

    기존 운동으로는 이겨봤자 이 파탄국면을 본질적으로 뒤흔들 거라는 기대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전선에 힘이 안 모이고 있다. 정말로 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최소한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 꿈을 현실화할 대중적 물리력은 그 다음에 생길 것이다. 먼저 물리력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다간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볼 때까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입시철폐, 대학평준화의 깃발 아래 다 모이자

    파탄의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대학서열체제에 이어 고등학교 서열체제 부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적당한 정책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모순의 핵심을 치는 타격 지점 선정이 필요하다.

    설사 그 안이 너무 낯설어 지금 당장 다수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한다 해도, 이제는 그 하나의 단일한 슬로건으로 깃발을 들 때다. 그동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운동한 결과가 지금의 교육 파탄이다. 지금까지 안 해본 것, 독한 것, 강한 것을 쓰지 않으면 이 파탄의 흐름은 계속 간다.

    일단 교육운동단체들이 입시철폐, 대학평준화 등의 단일한 문제의식으로 뭉쳐 국민운동본부부터 만들어야 한다. 한 놈만, 한 곳만 쳐야 한다. 어차피 물리력에서 기득권 세력과 비교가 안 된다. 민주화세력 전체의 염원이 서렸다는 사학개혁에 동원된 힘이 대형 교회 몇 군데만도 못했다. 이 정도 힘이면 비수처럼 써야 한다. 한 곳만 찔러야 한다.

    대중성, 실현가능성, 이런 거 따지다가 당한 것이 지금의 파탄이다. 이대로 가면 파탄의 끝장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 역전의 깃발을 들 때다. 올 가을이 바로 학벌타파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단일 슬로건을 내건 최초의 시민사회 연대체를 만들 때다. 올 겨울엔 대중집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때 역전이 시작될 것이다. 가능성은 하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이젠 만들 때다. 어차피 교육부문에서 다른 모든 짓은 다 실패했다. 90년대 이래 실행한 그 어떤 교육개혁도 교육 파탄만을 불렀을 뿐이다. 외통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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