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 "원수는 외나무 다리서 만나야"
    권영길 "조선-민주노동당 공동당사 만들 것"
    심상정 "지지도 상승중, 예측 불허 상황"
        2007년 08월 10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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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는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 이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게릴라성 폭우로 일주일 내내 뽀송뽀송한 날을 보기 어려웠다. 강원지역 합동유세가 있었던 날도 자연은 인간들의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의 고통을 토해내듯이 수시로 비를 쏟아부었다.

    오랜만에 들르는 귀한 대선후보들을 마냥 편하게만 맞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시간을 짜내기로했다. 춘천에서의 TV토론을 마치고 오후 5시부터 원주지역의 사업장 세 곳을 각 후보가 하나씩 현장순회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권영길 후보는 원주의료원, 노회찬 후보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노동부 고용안정센터, 심상정 후보는 원주기독병원을 방문하여 조합원들에게 대선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호소하였다.

       
      ▲ 9일 원주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들의 합동연설회.(사진=민주노동당 춘천지역위)
     

    저녁 7시, 합동유세가 진행되는 상지대학교 학생회관 3층은 비교적 한산했다. 실무를 준비하고 있는 강원도당의 실무자와 각 후보의 선대본 관계자 몇몇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걱정이 들었다. 혹시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통제되거나, 아니면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서 당원들이 집을 나서는 것을 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폭우를 뚫고 모인 당원들

    오늘 합동유세에 참여하고 싶어 하던 강원장애인자립센터의 동지들이 폭우 때문에 이동을 포기하면서 이런 걱정은 현실이 되어 갔다. 저상버스가 더 많은 노선에 촘촘하게 배치되었다면 혹시 이동이 가능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달랑 2대만 굴러가는 원주시의 현실은 이동권 투쟁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줄 뿐이었다.

    유세장 입구에서는 원주시 위원회 이재환 부위원장이 이랜드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한 1만원 투쟁기금을 모금하고 있었고, ‘다함께’ 동지들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다. 행사장 안에서는 강원도당 실무자들과 각 선본의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행사장 코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후, 많은 당원들이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원주와 각 지역의 당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늘만큼은 모두들 예뻐 보였다. 폭우를 뚫고 모이기 시작하는 당원들이 자랑스러웠다. 영동 지역의 속초, 양양, 강릉과 동해, 삼척의 당원들, 그리고 영월과 태백, 정선의 당원과 화천, 철원, 양구의 당원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에 대한 자책감

    1년 가까이 투쟁하고 있는 강원도 병설 유치원 전임강사 동지들의 노란 조끼가 보인다. 1년이 넘는 투쟁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직장폐쇄로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양구 축협의 동지가 보인다.

    3년 간의 복직투쟁과 1년이 넘는 파업투쟁에 조합원이 2명만 남은 상애원 노동조합의 동지들도 보인다. 반갑게 인사하지만 마음이 아리다. 민주노동당이 제대로 연대하지 못해서, 힘이 없어서 노동자들의 삶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은 평생 빚이 될 것이다.

    김용래 사무처장의 사회로 합동유세가 시작되었다. 위, 아래층이 당원들로 가득 찼다. 300여 명이 넘어선 것으로 보였다. 원주 지역위원회에서 200명을 책임져 총 300명을 조직하겠다고 공언했던 나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도감으로 시작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민주노총 강원 본부장과 전농 강원도 연맹 의장의 연대사가 있었다. 발언이 길기로 소문난 민주노총 강원 본부 김종수 동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마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그는 “계급적 이해와 요구를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전농 강원도 연맹 김희용 동지는 통일농사꾼임을 말하며 대선에서 함께 투쟁하여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전농의 연대발언 이후 원주시 위원회 홍소영 당원의 노래공연이 있었다. 계획에는 원주시 위원회의 대선후보 초청강연회 때 입당한 아버지와 함께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홍소영 당원의 아버지 홍종표 당원은 악기에 재주가 있는 분이다. 그러나 평소 연습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양하여 합동공연은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홍소영 당원의 첫 번째 노래 ‘그대는 민주노동당’은 본인도 감정을 어쩌지 못해 눈물을 훔치면서 연습했다는 노래이니만큼 잔잔하면서도 강하게 감동을 주었다. 두 곡의 노래가 끝났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원주가 자랑하지 않을 수 없는, 노래 실력이 빼어난 가수다. 앞으로 전국에서 많은 초청이 있었으면 좋겠다. ^^

    세 후보가 연단에 올라 손을 맞잡고 강당을 가득 메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었다. 사전 추첨에 따라 노회찬, 권영길, 심상정 후보의 순서로 유세가 시작되었다.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환호 속에 노회찬 후보가 먼저 연단으로 올라섰다.

    노회찬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야 한다”

    노회찬 후보는 “강원도에서는 본선경쟁력 순서로 유세를 시작한다”며 재치 있게 말문을 열었다. 그 동안에는 항상 두 번째, 세 번째였는데 강원도에서는 처음으로 첫 번째로 유세를 한다며 ‘본선경쟁력’을 화두로 던졌다. 물론,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며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회찬 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대통령도 바꾸고, 집권정당도 바꿨지만 여전히 서민들의 삶은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의 증가, 농민의 농촌에서의 축출 등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대통령과 집권정당을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지난 20년 간의 신자유주의, 6공화국을 청산하고 반신자유주의 제7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과 의료, 주택을 국가가 책임지고 전력, 가스 등을 재국유화하는 방식으로 지난 20년과는 다른 새로운 20년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대선투쟁의 의미를 부여했다.

    8월 19일 한나라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국민들의 혹독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노회찬 후보는, 9월 15일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지리멸렬한 여당의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의 대결이 되는 유리한 지점에 있다고 역설하였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야 한다”면서 노회찬 후보는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이 되면 “노회찬이 한나라당을 외나무 다리에서 떨어뜨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본선경쟁력이 있는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였다.

    2004년 총선 이후 북적대던 기자실을 회고하면서 6개월 후 모든 기자들이 떠난 이유를 민주노동당이 총선 이후 20%에 육박하는 지지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대신했던 기자들이 떠난 것이라며 이제 민주노동당은 대중과 소통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후보는,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고, 국민과 호흡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본선경쟁력이 있는 자신이 적임자”라며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것으로 유세를 마쳤다.

       
      ▲ 합동연설회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세 후보.(사진=민주노동당 춘천지역위원회)
     

    권영길 “조선노동당-민주노동당 공동당사 만들겠다”

    두 번째로 권영길 후보의 유세가 시작되었다. ‘진보대통령, 역시 권영길’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권영길 후보는 오늘과 같은 폭우에 많은 당원들이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걱정했는데 이렇게 많은 당원들이 참여하여 강원도당의 당원들이 자랑스럽다고 인사를 했다.

    권영길 후보는, 북쪽과 맞닿은 철원에 지역위원회가 있는 것을 확인시키며 “평등과 통일의 시대를 열어 철원에 있는 조선노동당사와 민주노동당의 공동당사를 만들겠다”며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권영길 후보는 “이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는 양 후보의 비판에 대해 “권영길이 결심하면 역사가, 시대가 바뀌었다”며 ‘역시 권영길’이라며 응수했다.

    민주노총을 건설하고 민주노동당을 건설하고, 지금의 민주노동당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 결단으로 “노동자, 민중의 시대를 여는 최초의 진보대통령이 되겠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대선단을 이끄는 지휘자가 되겠다”며 100만 민중대회로 대선을 돌파하자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마지막으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부친이 빨치산 아니냐는 조선일보의 질문 공세에 “산사람이다”라며 빨치산임을 인정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이제 당당하게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회고하였다.

    이것은 통일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 선배들의 투쟁으로 가능했다며 이제 빚을 갚겠다고 했다. 연방조국, 평등과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는 자주, 평등, 통일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지지도 상승, 예측불허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후보의 연설이다. 심상정 후보는 많은 당원들이 판세를 궁금해 하고 있다며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본인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본인인 심상정이라며 자신으로 인해 조용한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화를 갈망하는 당심이 ‘심바람’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자신이 “심바람으로 진보정치의 새 역사를 만들 것”이라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본인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랜드투쟁과 한미FTA저지투쟁을 거론하면서 만약에 민주노동당이 이 투쟁에서 실패한다면 누구에게 권력을 달라고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신자유주의에 강력한 투쟁전선을 구축할 때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현안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가장 앞서서 투쟁하는 자신이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심상정 후보는 시대를 교체하는 것은 강한 민주노동당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3년 간 민중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서민들을 어떻게 먹여살릴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노동당을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상정 후보는 강한 민주노동당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정피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많은 당원들이 “왜? 정파 투표를 한다고 몰아 부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고 하면서, 정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자신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정파를 뛰어 넘어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자신도 특정 정파의 후보가 될 것을 거부하였기에 정파를 넘어서는 대선투쟁을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본선경쟁력과 관련하여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은 수구보수에 맞서 당당하게 싸우는 진보의 전사를 뽑는 것”이라며 심상정의 진정한 상대는 권영길, 노회찬 후보가 아니라 바로 이명박과 박근혜라고 주장하며 본인의 본선경쟁력을 강조했다. “꿩잡는 것은 매”라며 본선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더블아웃 시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가장 뒤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50보 100보의 차이를 가지고 본선경쟁력을 말한다면 민주노동당을 외면한 민중의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역동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일 때 민중이 민주노동당을 다시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안 투쟁력이 본선경쟁력이다

    마지막으로 각 후보자들이 연단에 오른 후, 가장 나이가 적은 당원, 가장 나이가 적은 당권자, 가장 최근에 입당한 당원 세 명이 각 후보자에게 선전을 기원하며 꽃다발을 증정하고 함께 손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며 유세를 마쳤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당원들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런 당원들의 열정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선전할 것이고 민중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원토론회라면 당원들에게 어떻게 민주노동당을 강화하고 확대할 것인지, 어떻게 민주노동당을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대안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세 후보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TV연설처럼 거대담론을 제시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비정규직노동자와 장애인 등 당과 한국사회의 당면 문제인 소수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하였다. 물론 나름대로의 전략이겠지만, 당원들과의 소통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하다고 한다면, 그리고 소수자의 권익향상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면 이러한 문제를 다른 지역의 유세에서는 함께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어제의 당원토론회에 참가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한 마디만 하자면, 투쟁으로 자신의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한다. 각 후보들의 본선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바로 10만 당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단결하는 데 있다.

    그리고 대중을 감동시키는 것은 몇 마디의 공약이 아니라 현안 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면서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많은 지지자들의 구체적인 실천투쟁에 대한 열정과 실천이 후보자를 지지하는 열정만큼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원과 대중의 표심을 자극하는 것도 하나의 선거투쟁 전략이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중을 변화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조직화 전략이다. 그렇다면 비정규 투쟁에, 한미FTA 투쟁에 집중하여야 한다. 투쟁 속에서 소통하고 감동을 나누어야 민주노동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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