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평화이슈 적극 제기해야"
    2007년 08월 08일 05: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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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나돌던 8월 정상회담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2차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의 문제가 대선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민주노동당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당 내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권영길 선본의 문명학 기조실장은 2차 정상회담을 "양날의 칼"이라고 표현했다.

   
  ▲ 남북정상회담 성사 기자회견 모습.(사진=뉴시스)
 

8일 정상회담 합의 발표 이후 정치권은 크게 둘로 갈렸다.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은 크게 반긴 반면 한나라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상회담에 대한 찬반을 기준으로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나뉜 형세다.

"범여권과 연결고리 가능성"

문명학 실장은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 ‘화려한 휴가’의 흥행 돌풍에서 드러나듯 개혁과 진보의 문화, 역사적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김성희 당 부대변인은 "범여권은 평화 문제를 고리로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 봤고, 노회찬 선본의 이준협 정책팀장은 "민주평화세력 대단결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공학적으로만 보면 대북문제를 고리로 한 반한나라당 구도의 형성은 민주노동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반한나라당의 정치적 대표성을 갖고 있는 건 범여권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양극화나 한미FTA처럼 민주노동당이 중시하는 이슈들이 묻힐 위험성도 있다.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형성되는 구도 자체를 피할 방법은 없다. 지금 민주노동당에 필요한 건 평화 이슈에 대한 정치적, 내용적 경쟁력인 것으로 지적된다. 진보적인 대북정책을 의제화시키고 평화 이슈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 문제 더 치고 나가야"

이준협 정책팀장은 "민주노동당은 통일 문제에서 더 치고 나가야 한다"면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보다 많은 요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한나라당도 경선이 끝나면 평화 이슈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모든 정치세력이 평화와 통일을 말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점쳤다.

또 "평화와 통일을 말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변별력을 갖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평화와 통일 이슈를 내용적, 정치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세력이 민주노동당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치적 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실행돼야 한다"고 했다.   

평화 이슈가 민주노동당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은 이 같은 쉽지 않은 선행 조건의 충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문명학 실장은 "2002년과 달리 이번 대선의 경우 평화 이슈의 부상이 민주노동당에 불리하지만은 않다"면서 "범여권보다 먼저 경선이 끝나기 때문에 국면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도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진보 세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회담에 부정적인 시각은 일반 시민들의 여론을 못 읽은 결과"라고 말했다.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적극 제기해야

구 교수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남북정상회담은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경로"라며 "민주노동당이 ‘환영한다’는 수준을 넘어 정상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구 교수는 "6.15 선언에서 빠져 있는 평화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군비 축소가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정부도 이런 방향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회담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민주노동당이 평화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2차 정상회담이 민주노동당의 경선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명학 실장은 "자주계열이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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