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백 년 동안의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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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8월 08일 06: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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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종영된 ‘한성별곡’을 보고 있다. 혹자는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대립을 은유하는 내용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다모가 정치이야기를 갖춘 사랑이야기라면 한성별곡은 사랑이야기를 갖춘 정치이야기라고 한다.

    해석의 차이와 느낌의 차이는 각각의 사람들 마다 다른 것이다. 다만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민중들과 그들의 지루하고도 비루하게 계속되는 일상이다.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요 인물들은 수구대신들을 제외하고 말하는 것들이 있다. “좋은 세상”, “새로운 조선”, 그들은 민초들의 배고픔을 걱정하고, 시대의 모순을 격파하고자 한다.

    조선 민중와 대한민국 민중

    민초들은 닷냥 때문에 관절염을 치료 못해 다리가 썩어나가고, 몇 년째 대풍에 사대부들의 식량창고가 가득 차 넘침에도 불구하고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조선도 민초들에게는 하루종일 고된 노동과 겨우 먹고사는 동네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세월도 10번이상 변했고, 조선도 망하고 일제시대도 지나 대한민국 건국 59주년이 되는 요즘 우리의 삶은 급격한 진보를 이루어 냈는가? 물론 도시의 모습도 변했고, 우리의 일상생활의 도구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하지만 ‘삶의 내용에서는 많이 변화하였는가’라는 질문에서 나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우리 민중들의 일상의 가장 큰 고민이며 삶의 근본인 먹고 사는 문제는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즉 2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의 일상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정권이 바뀌는 것이 혁명을 뜻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바뀌는 것이 혁명이 아니듯, 민주노동당이 집권한다고 그 자체가 새로운 세상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것이다.

    혁명보다 어려운 일상의 변혁

    강철의 규율을 자랑하던 볼셰비키가 이루었던 러시아 혁명도, 비루한 화적과 같았던 붉은 마오가 이끌었던 중국혁명도 무너지거나 지금의 모습을 보았을 때 실망하게 되는 것도 그들이 정치경제의 혁명은 이루었을지는 몰라도 일상의 혁명을 이루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주노동당은 당장의 정치경제적 변화를 이루어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역량의 소모와 투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투쟁이 삶의 변화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이름의 지배시스템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대답은 바로 상상력이다. 좀 더 구체적 말한다면 상상력과 상상력을 실천하고자 하는 힘과 의지이다. 전공투 세대로 유명해진 무라카미 류의 소설 ‘식스티 나인’에서 그는 이렇게 묘사했다. “감동했다 우리의 힘으로 낯익어 지겨운 풍경을 바꾸어놓았음을 알 수 있었다.”

    낙서와 플래카드, 그리고 바리케이드만으로 그들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아무도 생각하지도 않았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들은 체제와 경쟁의 장인 학교의 지겨운 일상을 바꾸는데 성공 했다. 단 하루뿐이었지만.

    이제 민주노동당은 당면한 적들과 투쟁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지루하게 지배하는 것들과도 싸워나가야 한다. 그것이 현 시기 우리들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지루하게 지배하는 것들과의 싸움

    87년 6월항쟁 20주년, 97년 IMF 10주년, 지난 몇 년간 정치와 경제의 경계를 지배한 하나의 기준이 있다. 87년 거리에서 싸운 자와 그들을 억압한 자, 97년 IMF 구조조정을 통해 남의 이익을 가져간 자와 자기의 이익을 빼앗긴 자, 그렇게 우리는 살아왔다.

    2007년 올해의 대선은 나는 21세기 100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20세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02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이제 앞으로 100여년을 결정할 21세기의 본격적 첫 번째 대선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민주노동당을 대표하여 선거에 나설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노회찬이라고 말하겠다.

    그렇다면 왜 노회찬인가? 나는 그의 삶에서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자 했던 의지와 상상력을 느낀다. 인민노련, 진정추, 민주노동당에 이르는 그의 삶은 끊임없는 상상력의 창조와 그 실천의 연속이었다. 그는 우리의 정치를, 삶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자 했으며, 그 결과를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보여주는 행보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비록 법사위 소속이었지만 삼성과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카드수수료 인하문제, 성소수자와의 연대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과 싸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노회찬과 함께 상상하고 실천하면 집권할 수 있다

    나는 민주노동당이 단순한 사회/경제적인 변화를 넘어서 지난 수세기 동안 변화하지 않은 지리한 민중의 일상을 변화시킬 후보로서 감히 노회찬을 2007년 대선후보로 지지한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노동당의 정치란 나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며, 우리의 이 지루한 삶을 바꾸고자 하는데 가장 적합한 모습을 보여준 이가 노회찬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권영길과 같은 태산과 같은 존재감, 심상정과 같은 영민한 날카로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때로는 만만해 보일 수 있는 존재감, 우수할지언정 최고로 예리하지는 않아 내심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끼는 단 하나의 강점은 이것이다. ‘끊임없이 상상하는 그의 상상력과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

    지금 필요한 건 대선에 대한 상상력과 그것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이다. 왠지 그와 함께라면 새로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느낀다. 이제 지난 몇백 년간 계속되어진 지루한 일상을 박차고 새로운 생활, 일상, 삶을 쟁취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노회찬을 지지하자. 그와 함께 상상하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쟁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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