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박자 경제론 핵심은 서민경제"
        2007년 07월 30일 06: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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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 당내 경선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간판 상품’이 소개됐고, 상대 후보들은 이 ‘간판 상품’을 과녁으로 해서 비판의 화살을 쏘았다. 심상정 후보의 세박자경제론, 노회찬 후보의 7공화국, 권영길 후보의 1백만 민중대회가 그것들이다.

    <레디앙>은 해당 정책 입안의 책임자급 참모들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토론 과정에서 상대 후보 또는 비판적 논자들이 제기해온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하고 인터뷰에 응한 정책 담당자들이 이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 이번 기획의 의도다.

    따라서 인터뷰 내용이 논쟁적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으로 이번 기획의 목표는 각 후보 진영의 ‘간판 상품’에 대한 풍부하고 친절한 설명에 있다.

    임수강 보좌관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특히 화폐금융 분야를 전공했다. 금융 관련 회사 생활과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지난 2004년 심상정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면서부터 화폐 금융 부분과 한미 FTA 대책 등을 담당하는 보좌관 일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 세박자 경제론은 누가 주도해서 만들었나.

    = 먼저 할 말이 있다. 사전에 받은 인터뷰 질의를 보면, 세박자경제론의 핵심은 사라지고 동아시아/동북아론으로 몰아가는 인상을 받는다. 세박자경제론의 핵심은 서민경제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한 외적 토대로 한반도 특수관계를 반영한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세계화 시대 진보적 지역화 전략으로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이 제안되는 것이다.

    "세박자 경제론은 심 의원실 작품, 정태인은 자문 역할만"

    아직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은 기본 내용조차 발표되지 않았는데, 세박자경제론의 핵심을 이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세박자경제론의 문제의식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적인 폄하 작업이라 여겨진다. 세박자경제론의 핵심은 서민경제, 사회공공체제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 그간의 정책 토론과정에서 쟁점이 된 것 중심으로 질문을 추린 결과다. 서민경제론에서는 택지국유화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논쟁이 된 게 없다. 택지국유화 문제는 <레디앙>을 통해서도 지면 논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을 않더라도 독자들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세박자 경제론은 누구의 작품인가.

    = 심상정 의원실은 지난 3년간 재경위, 예결위, 한미 FTA 특위 등 의회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우리 당의 경제정책을 홍보하고, 구체화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싸워왔다.

    당의 정책 가운데 어떤 것은 열심히 홍보했고 어떤 것은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좀 더 구체화시켰다. 또 당의 정책 가운데 비어있는 부분, 예를 들어 환율, 외환정책 같은 것은 당의 정신에 입각해서 새롭게 제시했다. 이런 활동을 정리, 종합한 것이 세박자 경제론이다. 따라서 세박자 경제론은 누가 주도했다고 할 수 없다. 굳이 따지자면 의원실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 기호 1번 심상정 후보 ⓒ 민주노동당
     

    내가 처음 의원실에 왔을 때 심 의원은 의회활동이 민주노동당의 비전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큰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런 주문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진보적인 경제대안은 무엇일까, 금융세계화에 어떻게 맞설 수 있을까,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일까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그것에 기반에서 의회활동을 해왔다.

    – 세박자 경제론을 만드는 데 정태인 선생이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정태인 선생이 세박자 경제론 입안자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언론이 편히 만들어 낸 이야기다. 정선생은 의원실에서 작성한 초안에 대해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정태인 선생을 비롯하여 몇몇 자문단이 세박자경제론을 다듬는 데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정태인 선생은 자산 재분배 개념을 소개했고, 다른 자문위원들은 Social Asia, 사회주의 재평가, 강한 민주노동당 등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수행했다.

    – 그렇다면 캠프 내부에서 정태인 선생의 역할은.

    = 의원실 주도로 만든 정책에 대한 코멘트 정도다.

    "동북아 호혜경제공동체론은 청와대 동북아위의 구상과 무관"

    – 세박자 경제론은 언제 만들었나.

    = 작년 연말 심의원이 경제대안론의 기본 골격을 내놓았다. 거기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올해 초 진행했고, 3월 초순 출마 선언에 맞춰 일단 ‘세박자경제론’으로 명명해 전체 골격만 우선 발표한 것이다. 세박자 경제론의 종합안은 애초 일정보다 늦어져 8월 중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세박자경제론, 혹은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을 정태인 선생, 참여정부와 연결시키는 것은 언론이나 일부 사람들의 상업적 행태다. 세박자 경제론은 심 의원실이 지난 3년 동안 재경위에서 해온 작업을 집대성한 것이다. 심 의원실은 분배중심론, 일국중심론을 넘는 진보적 대안체제를 의정활동의 시대적 과제로 자임했고, 대선을 계기로 그것을 세박자경제론 이름으로 틀만 먼저 발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태인 선생은 다른 자문위원과 비슷하게 사후적 자문역할을 했다.

    – 세박자 경제론의 틀이 청와대 동북아위의 그것과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 참여정부의 동북아위윈회가 어떤 성격의 조직이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다. 동북아 위원회의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KIC(한국투자공사)를 설립하여 외국 자산운용사를 유치하고 자본시장 통합법을 제정하며 나아가 한미 FTA를 체결해서 자본 활동의 최대한 자유를 보장하자는 것이 동북아 금융허브의 목표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금융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는 정확히 미국 금융자본이 요구하는 내용이다.

    우리는 동북아경제위원회 구상이 미국 금융자본에 득이 될지는 몰라도 국내 제조업과 농업을 위축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서민경제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했다. KIC 설립 반대와 폐지를 주장했고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반대했으며 한미 FTA를 반대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위 구상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세박자경제론이다.

    세박자경제론은 기본적으로 금융세계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서민경제의 진보적 혁신(사회공공체제)이 필요하고, 한반도 특수성을 반영하여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가 필요하며, 남미 메르코수르, 알바처럼 진보적인 지역거점 경제체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청와대 동북아위 모델과 비교하면, 국민국가를 넘는 지역전략을 모색한다는 형식은 비슷하나 그 전략은 완전히 다르다. 세박자경제론은 동북아의 중국와 일본(미국)의 패권주의 틀을 넘어서기 위해 동아시아를 전략적 지대로 설정했다.

    애초 인도를 두고 내부토론이 많았는데, 최종적으로 인도가 전략적 지대로 포함될 예정이어서 용어도 아시아호혜경제론으로 수정될 예정이다. 그 방향은 자본 주도의 경제개방을 지양하고 시민사회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 정태인 선생에게 민주노동당 이념과 정책의 특성을 잘 이해하도록 미리 알려준 적이 있는가. 

    = 먼저 정태인 선생은 동북아위의 구상에 대한 반대자라는 사실을 언급해야겠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세박자론 패러다임은 정태인 선생이 결합하기 전에 이미 의원실에서 기본 골격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심의원실은 미국, 일본 등이 주도하는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는 아시아 피식민지 세력의 연대를 주요 방향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애초 동북아위 틀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또 국내 경제, 한반도 경제, 국제경제 혹은 동아시아 경제는 누구의 구상이랄 것도 없이 경제학에서는 기초적인 것이다. 권영길 후보도 틀이 같지 않나.

    "지역화 전략의 핵심 축은 동북아 아닌 동아시아"

    – 말씀하신 대로 보통 경제정책은 국내부문과 대외부문으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2박자다. 거기에 한반도를 독립 범주로 두면 세박자다. 기본적으로 2박자 아니면 세박자인데 굳이 세박자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뭔가.

    = 서민경제와 사회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율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환율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서민경제에 축이 가 있지만 외부 요인 안정 없이는 서민경제의 발전도 없기 때문이다.

    – 그건 모든 경제정책의 전제 아닌가. 그런 대내 대외적 요소를 전제한 상태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 정책의 알맹이를 제시하는 것일 텐데.

    = 서민의 눈으로 볼 것인가, 자본의 입장에서 볼 것인가 하는 차이가 있다.

    – 세박자 경제라는 체계를 강조하는 것이, 기존 진보진영은 국내 부문에 대해서만 말했는데 심 후보가 처음으로 대내, 대외부문을 포괄하는 종합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 환율 문제가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당 정책에서도 그렇고 진보진영의 기존 정책에서도 환율 안정 문제는 공백 상태로 남아있다. 세박자 경제론에서는 대외부문, 특히 환율과 화폐, 통화, 금융 이런 부문에 공백이 남아있었던 것을 서민의 시각에서 채웠다는 의미가 있다.

    – 동북아 호혜경제를 만들 방안이 무엇인가?

    = 용어부터 정리하자. 우리는 동북아를 얘기하지 않고 동아시아를 얘기했다. 외연이 전혀 같지 않다. 아마 <레디앙>이 세박자경제론의 한축을 동북아로 이해한 듯한데, 애초 동아시아였고, 최종 발표문에서 아시아로 확대될 예정이다.

    세박자경제론의 지역화 전략 핵심축은 동북아가 아니라 동아시아다. 이는 세박자경제론의 기본 골격에도 소개되어 있는 것인데, 방송토론과정에서 다른 후보가 의도적으로 이것을 동북아로 몰아가서 쟁점이 됐다. 이는 심후보의 기본 공약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것이고, <레디앙> 질의항목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심 캠프는 다음주 아시아 호혜경제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작업은 정태인 선생과 독립적으로 외부 다른 자문팀에서 올해 초부터 작업해 온 것이다. 최종보고서를 두고 캠프 내부에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

    핵심 쟁점은 인도 문제다. 연초 심 캠프는 지리적 이유로 인도를 제외하여 동아시아로 권역을 정했으나, 연구 과정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부상했다. 이에 인도, 러시아 등을 포함하여 전략적 호혜경제협력 축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용어도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에서 아시아 호혜경제론을 수정할 예정이다.

    이미 동아시아는 국제분업 관계로 묶여 있으며 분업관계가 세계에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에서 이른바 ‘엔고 현상’으로 일본 기업들이 우리나라 중국, 동남아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이 지역 분업관계가 급속히 확대됐다. 90년대 들어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분업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동아시아 지역은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매우 밀접한 국제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러한 발전 방향에 대해 진보 진영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지 개입할 것인가 말것인가가 고민해야 할 대목은 아니다.

    동북아는 중국과 일본, 미국의 패권적 경쟁이 내재화되어 있어 호혜경제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세박자경제론은 아시아에 주목한다. 아시아 호혜경제론을 위해 첫째, 대달러 대항 협력체제(아시아통화기금), 둘째, 물류,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셋째, 산업간 분업협력 확대, 넷째, Socail Asia를 위한 사회권 공유, 다섯째, 민간풀뿌리 교류 확대 등이 추진될 것이다.

    "역내 사회기금 조성해 저발전국 발전 프로그램에 직접 지원"

    – 한국 대통령이 관련국에 제안하는 것인가?

    = 한국 정부가 아세안, 인도, 러시아 정부와 시민사회에 제안할 것이다.

    – 관련국을 설득하고 합류시킬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가?

    = 동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적 격차 때문에 공동체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시아 국가간 정치문화적 차이가 커 여러 어려움 예상된다. 따라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교류 필요하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들은 외환위기 경험이라는 가장 중요한 공통 경험이 있다. 이보다 더 큰 공통점은 없다. 그리고 외환위기 과정에서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일단은 미국 주도 달러체제, 금융세계화, WTO 무한 개방 등에 공동 대응하는 활동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화폐 협력의 조건이 성숙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화폐 협력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 화폐 협력을 얘기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환율의 안정이다. 환율이 흔들리면 국내의 모든 거시 변수들이 흔들린다. 수출입, 이자율, 투자, 고용, 소득 등이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변동성이 커지면 경제 발전에 불리한 쪽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인정된 사실이다.

    따라서 화폐 협력을 통해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따라서 각국이 채택하고 있는 환율제도의 성격과는 상관 없이 얼마든지 협력 가능하다.

    화폐협력은 여러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우선은 달러 외환 변동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하여 역내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이 안정화되면 아시아통화기금 형태로 체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달러 중심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아시아 화폐통합 여부까지 갈지는 추후 국제경제를 감안하여 결정하면 된다.

    – 동아시아 호혜공동체는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 구상과 어떻게 다른가.

    첫째, 단순한 무역자유가 아니라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 핵심이다. 따라서 자유무역에 의해 국내 경제의 피해가 큰 부분은 교역의 대상에서 제한될 것이다. 둘째, 상호보완적인 산업 중심으로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이다. 셋째, 교역이 국민국가의 경제적 기반을 상호 강화하는 방향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다.

    – 심 후보는 동아시아 호혜경제공동체를 통해 역내 국가간 경제적 불균형을 지양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장치를 통해 가능한가.

    = 우리가 참고해야 할 모델이 거의 없다.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나마 유사하게 참고해볼 수 있을 만한 곳이 남미의 인민무역협정 같은 것이다. 일정한 기금을 만들어서 역내 국가들을 지원하는 형태는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게 핵심이 될 것 같다. 사회기금을 만들어서 저발전국의 발전을 도와주는 형태가 가장 손쉬운 것 아닌가 싶다.

    – UNDP의 활동과 비슷한 건가.

    = UNDP는 지원대상이 정부 단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각 국가별 사회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 지원하는 EU의 방안을 참고하고 있다.

    "국제적인 협력 없이 내포적인 발전 가능하다는 건 공상"

    – 노 후보는 한일, 한중 FTA를 반대하면서 경제공동체를 말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 우선 FTA가 매우 여러 종류라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우루과이 협상 이전의 FTA는 주로 상품교역에 한정됐다. 우루과이 협상 이후에 FTA에 금융/투자 서비스 등이 포함되었고 최근에는 다시 가장 반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지적 재산권까지 포함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FTA 내용의 변화는 물론 미국의 이해를 반영한다. 미국 내 산업 간 발전 속도의 상대적인 격차, 그리고 이것과 다른 나라 산업 간의 경쟁력 격차 등의 복잡한 요인이 얽혀서 FTA 종류를 다양화시키고 있다.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경제체제가 아니라 호혜적이고 진보적인 경제협력체제가 있다면 당연히 이를 경제공동체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이 내포 성장론을 주장해온 민주노동당의 정체성과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은 국내 서민경제가 사회공공체제로 발전하는 것과 짝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내포성장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앙상하게 선언만 지닌 채 일국주의로 머물었던 지난 민주노동당의 경제대안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다시 얘기하지만 국제분업체계가 발달한 현재의 조건에서 환율이 흔들리면 서민 경제를 안정시킬 수 없다. 내포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 국제적인 협력 없이 내포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상이다.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이 내포성장론과 어긋난다는 지적은 무지의 소산이다.

    – 본선 후보가 된다면 당 정책위 등과 세박자론의 수정이나 폐기를 협의할 수 있겠는가.

    = 세박자경제론은 후보의 공약이고, 최종 결정은 당에서 한다. 심후보 정책공약의 특징은 2007년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이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후보가 종합적 공약을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심캠프는 2004년까지 민주노동당이 선보였고 아직 진보진영에서 업데이트되지 않아 본선에서 그대로 사용될 공약들은 크게 다루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부유세나 복지 공약 같은 것이 그렇다.

    심 캠프가 다루는 공약들은 지금까지 진보정당에게 요구되지만 다루지 못했던 과제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것이 현재 진보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 의제이기 때문이다.

    분배중심을 넘는 경제대안론, 사라진 ‘사회주의론’의 복원(사회공공체제), 한반도평화경제론의 구체적 설계, 서민금융 세우기(서민은행), 한미FTA 대안찾기(아시아 호혜경제론), 부동산 근본대책(택지국유화 등), 민주노동당의 혁신방안(강한 민주노동당론) 같은 것들이 그렇다.

    "심 캠프의 공약은 최종 고지를 향해 가고 있다"

    – 공약보다 프레임이 앞선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우석훈 박사의 <레디앙> 기고문을 읽었다. 동의할 수 없다. 공약보다 프레임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우리 쪽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이것이 단지 다른 쟁점보다 더 후보 간 토론에서 이슈가 되었을 뿐이다. 우리는 동아시아 호혜정책 공약을 아직 발표하지도 않았다.

    – 심 후보도 세박자라는 슬로건을 줄곧 강조해오지 않았나.

    = (‘세박자’라는 이름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다. 우리는 세박자의 내용, 서민금융이나 주택문제, 호혜경제나 기금 마련 같은 내용을 주로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세박자’가 담고 있는 내포에 대한 홍보가 좀 덜된 측면은 있는 것 같다. 세박자의 내용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예를 들면 ‘부유세’ 같은 용어를 개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프레임이 부각되는 것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어느 것이 상대적으로 더 공론화됐을 뿐이다.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의 공약에서 프레임이 약했던 탓에 이것이 부각되는 면이 있다. 심후보는 누구보다 구체적인 공약작업에 주목하고, 이것의 집대성으로 프레임을 설정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진보정당 공약들이 개별의 집합으로 그쳤던 것을 상기한다면 공약과 프레임을 통일시키려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심 후보의 주특기인 ‘부동산’은 세박자의 체계에서 ‘서민경제-자산 재분배’의 한 방안으로 배치되어 있다. 패러다임을 앞세우면서 주특기를 부각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는 건 아닌가.

    =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했으면 좋겠다. 수긍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부동산의 경우 ‘택지국유화’를 최초로 제안했고, 공공임대주택도 ‘송파모델’까지 구체화했다. 만약 공론화가 잘 되지 않았다면 이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부동산 주특기를 부각시키기 위해 우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세박자경제론을 집대성한 종합보고서는 8월 중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존 공약들이 ‘세박자 경제 구상’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일되어 설명될 것이다. 아직 심 캠프의 정책공약 작업은 최종 고지를 향해 계속되고 있다.

    – 선거운동원의 입장에서 이웃 사람에게 세박자 경제론을 쉽게 설명한다면.

    = 서민들이 웃음박자 치고, 남북이 평화박자 치고, 미국에 종속당한 아시아국가들이 연대박자를 치는 진보적인 경제 대안이다. 송대관의 네 박자에는 사랑, 이별, 눈물이 있지만, 심상정의 세박자에는 집, 일자리, 복지가 있다.

    – 대중들에게 소개할 대표 공약을 들라면 뭘 들 수 있는가.

    = 비정규직 정규직화, 택지국유화, 서민은행 설립, 대학입시철폐/대학통합전형, 한반도평화경제공동체 등이다.

    – 끝으로 세박자 경제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세박자경제론의 내용을 잘 모르면서 비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동아시아 호혜경제공동체를 말했지 동북아를 말한 적이 없는데도 마치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주장한 것처럼 오해되고 있다.

    또 그것과 관련된 것인데, 동아시아 호혜공동체 구상을 만드는 데 있어 정태인 선생의 역할은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르다. 국제금융을 전공한 경제학 박사가 포함된 심 의원실 실무자들이 만든 것이다. 끝으로 세박자 경제론의 핵심은 ‘서민경제론’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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