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전국 확산…이제 불매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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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7월 25일 06: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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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불매운동이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은 서서히 불매동맹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지난 7월 16일 57개의 시민단체들이 ‘나쁜 기업 이랜드 불매 시민행동’을 발족하였다. 시민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단체들은 93개 단체로 늘어났다.

곧이어 7월 19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 여성민우회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나쁜기업 이랜드 불매 충북행동’을 결성하였다. 23일에는 울산지역에서 23개 단체가 모여 ‘이랜드 일반노조와 뉴코아 노조를 지지하는 울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구성하였다. 울산에서는 아파트 자치회나 부녀회가 불매운동을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뉴코아 이랜드 공대위는 ‘이랜드 불매운동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지역별 불매운동을 조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 7월 23일 홈에버 중동점을 기습 점거한 이랜드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한편 ‘매출 0’를 위해 2차에 걸친 매장 점거 투쟁을 이어온 민주노총은 23일부터 29일까지 1차 집중투쟁기간을 설정하고 이랜드 전매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전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투쟁은 최소 한달이상 진행될 예정이다. 매장 농성에 대표와 의원들까지 결합하여 함께 싸웠던 민주노동당 역시 지역 조직을 가동하여 매출 제로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불매동맹은 불매운동과 무엇이 다른가. 내용상 다르지 않다. 그러나 불매동맹은 불매운동에 조직적·철학적 지향을 담은 운동이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 중 가장 대표적인 투쟁이 파업이다. 시위, 준법투쟁, 태업 등 다양한 투쟁이 있으나 파업은 역시 가장 높은 수준의 단체행동이다. 파업은 노동하기를 거부함으로써 공장을 멈추는 것이고,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가지 더 확실한 투쟁이 있다. 바로 구매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바로 불매운동이다. 불매운동은 낯설지 않은 투쟁 방식이다. 그러나 정작 한번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투쟁이기도 하다.

그동안 불매운동의 주체는 주로 그 상품을 생산하는 현장의 노동자들이었다. 통상 불매운동은 투쟁의 마지막 수단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불매운동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기업에 대한 귀속의식을 탈피하기란 쉽지 않아서 자기 회사의 상품을 사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은 내부 여론도 불리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어렵게 불매운동을 결정해도 제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없어 효과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의 수준 역시 스티커 부착이나 1인 시위 등의 형식을 뛰어넘지 못한다. 이것이 그간 불매운동이 보여줬던 한계였다.

그러나 이번 이랜드 매출제로 투쟁은 이러한 불매운동의 수준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해당 사업장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불매를 호소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랜드 불매는 자발적 연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국적 차원의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을 해당 기업의 노동자들이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운동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상품을 생산하지만, 소비하는 사람들 역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다. 단지 꼭 내가 만든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가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전체 노동자를 두고 본다면 노동자들이 만들어서 노동자들이 소비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 파업이다. 노동자들이 소비를 중단시키는 것은 불매다. 파업은 생산자로서의 노동자들의 작업거부 투쟁이라면, 불매는 소비자로서의 노동자들의 소비거부투쟁이다. 전자가 생산과정에서의 이윤 실현의 근거를 없애는 것이라면 후자는 유통 과정에서의 이윤 실현의 근거를 없애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매운동은 소비자로서의 노동자 운동이다.

불매동맹으로서의 불매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운동이다. 파업(스트라이크)과 불매(보이코트)를 함께 해나가는 투쟁이다. 이것은 노동조합이 투쟁의 막바지 수단으로 회사를 위협하기 위한 선전 투쟁에 머물지 않는다. 제품의 하자를 문제 삼으며 회사를 위협하기 위해 불매를 선언하는 소비자운동의 수준을 넘는다.

또 하나 이 운동에서 보고 싶은 것은 바로 지역 운동의 힘이다. 열악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나쁜 기업을 퇴출시키기 위해 지역 주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이 운동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다.

집회에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지역의 활동가들이 힘을 쏟아야 할 것이 바로 이 운동이다. 활동가들에게 조직화로 귀결되는 운동만큼 보람있는 일이 또 있을까. 그게 바로 불매동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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