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 이주노동자 조합원 생기다
        2007년 07월 24일 08: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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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처음으로 금속노조에 22명의 이주노동자 조합원이 생겼다.

    금속노조 대구지부(지부장 이광우)는 소속 사업장인 삼우정밀지회의 노사 합의에 따라 22명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가 금속노조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지부와 삼우정밀 노사가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자동으로 가입하는 ‘유니온샵’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대구지부는 임금 6만2천원과 각종 수당 인상 등 노사 의견일치안을 23일 지부 운영위원회에서 승인했고, 24일 공문을 통해 본조에 승인을 요청했다. 금속노조 승인이 이뤄지면 삼우정밀지회 조합원들은 25일 찬반투표를 통해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삼우정밀지회는 노사교섭에서 "단체협약 23조 이주노동자 차별 대우 금지와 관련하여 이주노동자에게 통상임금 인상은 동일하게 적용하고 상여금은 단계적 해소 방안 차원으로 매 상여금 지급 시 1회당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기휴가비 10만원도 동일 지급된다.

       
    ▲ 지난 해 12월 4일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조합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설립보고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이주노동자 임금인상, 휴가비 동일적용

    대구 달서구 호산동에서 자동차 엔진룸 주변 부속품을 생산하는 삼우정밀에는 44명의 생산직 노동자와 고용허가를 통해 들어온 22명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가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시달렸고, 이 중 한국노동자들이 지난 해 11월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는 회사와 임금 및 단체교섭을 벌였고,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7월 2일부터 태업과 부분파업을 전개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회사는 이주노동자들까지 조합원으로 자동 가입되는 ‘유니온샵’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다 19일 아침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

    삼우정밀 김태업 지회장은 "이주노동자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임금이 많이 올라 우리들을 보면 오케이라고 외친다"며 "근무시간 중 1시간을 보장하기로 한 노사합의에 따라 노동조합 설명회 시간에 얘기를 잘 해서 노동조합을 이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노조 활동가의 도움

    대구지부는 삼우정밀지회 설립 직후부터 이주노동자들을 만나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회사의 눈을 피해 공장 밖에서 이들을 만났는데 이주노동자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한 노동자가 통역을 도와 이들이 노동조합을 이해하는데 큰 힘이 됐다.

    대구지부 주상혁 조직부장은 "노동조합 용어가 어려워 이주노동자들이 이해하는데 힘들었지만 공장에서 파업도 하고, 붉은 머리띠 묶고 구호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동허가제에 따라 한국에 온 것이라 기간이 만료되면 돌아가야 하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금속노조에서 이주노동자 권익보호와 조직화를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조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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