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깟 물대포로 우리 분노 못 식힌다"
        2007년 07월 28일 10:58 오전

    Print Friendly

    월급 80만원이 아까워 해고시킨 자본, 원치 않는 법을 만들고 평화로운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했던 정권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울분과 분노는 물대포로도, 소화기로도 결코 막을 수 없었다.

    여름휴가를 하루 앞둔 27일 낮 1시 30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 이랜드와 뉴코아 노동자들을 비롯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천5백명이 넘어섰다. 30도를 넘는 폭염에 온 몸에서 땀을 줄줄 흘러내리는 가운데 비정규노동자 대량해고 이랜드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 ‘악덕기업 이랜드’라고 적힌 모형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5년, 6년, 7년 근무한 사람들에게 3개월짜리 계약서 쓰게 하고 길거리로 내몰아놓고 계약해지 했지 해고한 게 아니라고 하는 이 더러운 자본을 온 국민이 똘똘뭉쳐 박살내자”며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썩어가는 한국사회, 쓰러져가는 한국사회를 바로세우는 장렬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민주노동당 대표인 저부터 이랜드 동지들이 투쟁하고 있는 동안 절대 휴가를 가지 않겠다”며 “민주노동당은 이랜드 동지들이 분명히 승리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욱 위원장에 이어 부위원장 두 명이 또 구속되자 조합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한 이랜드 조합원은 “간부들이 또 구속돼 정말 마음 아프고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분들 나오실 수 있게끔 열심히 싸워서 요구사항 하나도 물러섬 없이 쟁취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김형근 위원장은 “우리의 정당한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멀리 외국에서까지 성금을 보내주고 있다”며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미된 마음으로 끝까지 싸우겠다”

    “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는 투쟁이었고 그저 내 일자리 지키겠다는 투쟁이었는데 20일 투쟁하면서 모두 투사가 되었어요. 무능한 정권과 악랄한 자본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죠. 우는 아이의 전화를 받으면서, 연로하신 부모님 걱정으로 밤잠을 자지 못하면서, 아픈 아이한테 걸려온 ‘엄마 왜 안오냐’는 전화를 받으며서 다짐했습니다. 내 사랑스런 아이들만큼은 절대로 서럽고 억울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랜드노조 윤송단 여성국장의 연설에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윤 국장이 “어미된 마음으로 이 투쟁 끝까지 해서 자식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넘겨주자”고 말하자 조합원들이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이랜드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우렁찼다. 마치 스타를 보러 온 여고생들의 목소리처럼 톤은 한껏 높았고, 환호성은 끊이질 않았다. 온 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지만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마치 축구경기장 붉은 악마의 목소리같았다. 

    가난한 노동자들의 연대

    이날 집회에는 누구보다 여성연맹 청소노동자들이 눈에 띄었다. 2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은 지하철 청소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이랜드 연대투쟁에 나섰다. 여성연맹 이덕순 부위원장은 “이랜드 노동자들과 우리 청소노동자들은 같은 처지”라며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동지들이라는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악덕기업 이랜드 로고 화형식을 가졌고, 매장진입 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든 문은 경찰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어 있었다. 경찰은 상암경기장 북문을 향해 가던 노동자들을 가로막고 물대포를 발사했다. 또 본대회 장소인 CGV 극장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려는 노동자들을 경찰버스로 가로막았다.

    노동자들이 이에 항의하자 경찰은 물대포를 발사하고, 소화기까지 뿌렸다. 이랜드와 뉴코아 여성노동자들은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거센 물줄기를 맞으면서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악랄한 이랜드 자본과 정권에 항의하며 울분을 토했다.

       
      ▲ 경찰은 이날 물대포를 쏘며 집회 참가자들의 길을 막았다. (사진=민주노동당)
     

    또 소방호수 2개를 입수한 노동자들이 거꾸로 경찰에 물대포를 발사하자 이를 지켜보던 여성노동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노동자들은 2층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사복경찰들에게도 물대포를 발사했다.

    한시간이 넘도록 격렬한 공방이 계속됐고, 상암동 홈에버 매장은 완전히 영업이 중단됐다. 경찰의 물대포와 소화기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이랜드자본과 정권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와 저항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