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 "가문의 영광 위한 문중정치 중단"
    노 "정파 오더 거부하는 평당원의 힘"
    권 "나는 1백만 민중대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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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7월 22일 10: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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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 경선의 토론회와 연설회가 중반을 넘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 간 넘나드는 공방의 언어는 혀가 델 것처럼 뜨거워지고, 수위는 한껏 높아지고 있다. 22일 오후 3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첫 날. 서울 대방동 여성회관은 6백여 당원들로 가득 찼다.

    당원들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들은 후보들의 연설에 박수와 환호, 그리고 연호를 보내며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합동토론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긴장감도 있었으나 ‘유쾌함’과 ‘즐거움’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서울시당 지도부와 함께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세 후보 (사진=민주노동당)
     

    심, 조선 권문세가 세도정치와 정파정치 무슨 차이 있나

    이날 연설회는 자주파 전국모임에서 권영길 후보 지지 방침을 결정(22일 레디앙. ‘자주파, 권영길 후보 지지 최종 확정’)한 사실이 보이지 않는 최대 이슈로 작용한 것 같았다. 심상정, 노회찬 후보의 연설에서도 이를 겨냥한 언급이 있었으며, 연설회장 안과 밖, 연설회 전과 후 참석자들의 관심과 대화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첫 번째 등장한 ‘선수’는 심상정. 그는 작심을 하고 나온 듯, 포문을 열었다. "수백 년 전에 이땅에 ‘권문세가’의 가문정치, 세도정치가 활개친 적이 있습니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 문중회의를 열고, 가문의 대표를 뽑고, 정치를 주물렀습니다." 직격탄을 쏘기 위한 준비 발언이다. 

    "당직 선거, 공직 선거, 대통령 선거까지 오직 우리 가문이 아니면 안 된다면, 또 이명박, 박근혜에 맞서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후보가 있음에도 우리 정파가 아니어서 안 된다면, 조선시대 권문세가의 가문정치와 21세기 이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정파주의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입니까?" 통렬한 비판을 날렸다. 

    심 후보는 “제 모든 것은 민주노동당 그 자체일 뿐” 이라고 전제한 뒤 "민주노동당이 정파의, 정파에 의한, 정파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얼굴이 굳어지는 사람도 있었고, 박수치며 환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심 후보는 이어 선거 쟁점 중 하나인 본선 경쟁력 문제도 언급했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본선 경쟁력은 당 지지율 플러스 알파다. 어차피 한 자릿수인 현재의 지지율은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며 노회찬 후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과 함께 “민주노동당 대표선수를 과감하게 교체해야 합니다.”라는 말로 권영길 후보를 정조준했다.

    노, 본선에 오른다고 본선경쟁력 생기는 것 아니다

    두 번째로 등장한 노회찬 후보 역시 첫 마디부터 자주파의 권영길 후보 지지방침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노후보는 권영길 후보가 지난 경기도 토론회 당시 “경기도를 먹으면 한국을 먹는다.”고 말했다면서 “경기도에서 묻지마 줄투표, 몰표가 예약돼 있습니까?”라며 정파 투표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켰다. 

    노 후보는 이어서 “대통령 후보는 서울시 당원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 노조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정파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10만 당원이 결정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찍으라는 오더를 거부하는 평당원의 열정으로 대선 승리를 만들어 내겠다”라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 문제에 대해서는 심 후보를 의식한 듯 “본선에 오르기만 한다고 본선 경쟁력이 생깁니까?” 라고 반문한 뒤 “본선 경쟁력은 수년에 걸쳐 축적된 결과물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힘이 본선경쟁력이다. 노회찬에겐 국민과 소통하는 힘이 있다.”라는 말로 기존의 ‘대선돌풍 총선승리’ 컨셉을 계속 강조했다.

    노 후보는 특히 “서울을 확실하게 책임지겠습니다” 라는 마지막 말로 자신의 대선 경쟁력이 결국 수도권에서의 민주노동당 바람으로 이어질 것임을 강하게 암시하기도 했다.

    권, 1백만 민중대회와 미디어선거 결합시켜야

    세 번째 연단에 오른 권영길 후보는 “제가 통 큰 것 빼면 시체”라며 앞의 두 후보가 제기한 쟁점으로부터 한 걸음 비켜서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권 후보는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우리국민 23명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다. 민주노동당은 즉각 철군을 강력히 요청한다. 그리고 이랜드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개처럼 끌려나왔다. 박성수 같은 악덕 기업인은 감옥에 넣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진 자의 대통령이다. 권영길이 최초의 진보 대통령이 되어 이런 모습을 마감하겠다.”라는 말로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인질 문제와 이랜드 투쟁 문제를 제기했다.

    권 후보는 이어 “이제 반격해야 한다. 100만 민중대회와 미디어 선거를 결합해야 한다. 그래야 승리한다. 권영길 선본은 100만 민중대회를 만드는 조직위원회이며 나는 조직위원장이다”라며 자신의 100만 민중대회 노선을 재차 강조했다.

    권 후보는 “권영길의 결단으로 다시 한번 민주노동당을 집권 정당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진보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 서울시 대방동 여성플라자 대회의실 연설회장 전경 (사진=민주노동당)
     

    양보할 수 없는 경쟁, 물오른 정치적 농담

    이날 연설회는 겉보기엔 가시 돋힌 언사로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설장 분위기 자체는 유쾌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후보들이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하면서도 재미 있는 비유와 농담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었다.

    심후보는 “요즘에 민주노동당에서 심상정 안 나왔으면 어쩌려고 했냐? 는 말을 많이 듣는다” 고 말하는 대목에서 청중들이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왜 안 웃으세요?”라는 말로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또 박근혜 팬클럽 사이트에 가면 ‘심상정이 무수리 주제에 공주마마 한테 달려들어?’ 라는 말이 있다면서 “제가 공주마마 잡는 무수리가 되겠습니다!” 라고 말해 장내가 들썩일 만큼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노회찬 후보 역시 두 후보를 겨냥한 날카로운 농담과 비유에서 뒤지지 않았다. 노 후보는 권 후보를 의식한 듯, “10년째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겠습니까? 진도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하는가 하면, “히딩크는 무엇보다 선수를 잘 뽑았습니다. 축구계의 원로를 내보내겠습니까?” 라고 하기도 했다.

    또 “심상정 후보가 어느 인터뷰에서 ‘당의 과거는 권영길, 현재는 노회찬, 미래는 심상정’ 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맞는 말이다. 지금당장 제일 잘 뛰는 선수가 시합에 나가야 한다.”는 말로 본선경쟁력을 강조했다.

    권영길 후보의 농담은 가히 압권이었다. 권후보는 “노, 심 두 후보는 당이 갖고 있는 훌륭한 자산이다. 노회찬 후보는 어딜 가건 뉴스를 만들어내고 심상정 후보는 어디서건 절대 지고 오지 않는다 그러나 권영길은 어~ 하고 만다”라고 말해 연설회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든다.

    이갑용 후보등록 촉구 당원 피켓팅

    그리고는 이내 “그러나 권영길의 결단은 역사를 바꾸고 시대를 바꾸었다. 권영길의 결단은 민주노총을 만들었고, 96~97 총파업 투쟁을 이끌었고 민주노동당 창당과 지난 두 번의 대선 그리고 지역구 출마라는 결단을 이끌었다. 권영길이 떴다하면 시대를 바꿨다.”라고 말해 극적인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권 후보의 연설이 돋보인 자리였다.

    이런 정치적 농담 형식을 빌린 상호 공격은 얼핏 텍스트로만 보기엔 날카롭게 날이 선 비수를 주고받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기엔 오히려 물오른 정치적 농담의 향연을 보는 것 같은 유쾌한 분위기였다.

       
     ▲ 연설회가 열리기 전,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갑용 당원을 후보로 인정해 줄 것을 호소하는 지지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사진=민주노동당)
     

    한편 이날 합동토론회는 정규식순에 들어가기에 직전, 이갑용 후보의 후보등록을 요구하는 당원들이 피켓을 들고 발언권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당원들은 단상 앞에서 “권노심 세 후보는 이갑용 동지의 후보자격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한 당원은 “2004년 당의 공무원노조 투쟁 지침을 수행하다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갑용 당원의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자격을 인정해줄 것을 정중하게 건의한다” 고 말해 박수를 받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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