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파, 권영길 지지 방침 정할 듯
        2007년 07월 18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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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내 최대 정파인 자주계열이 이번 주말께 전국 모임을 갖고 대선 방침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이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집단적 지지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주계열이 권 후보 지지 결정을 내릴 경우 경선 판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자주계열의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8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자주파는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기로 이미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주파 전체가 예외 없이 권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 예비후보 (사진=민주노동당)
     

    이 관계자는 "얼마 전 경기 지역 및 광주 연설회에서 자주파가 권 후보 지지 당원을 대거 동원한 것도 권 후보를 지지하기로 이미 마음을 정해놨다는 것을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권 후보 지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경기동부연합"이라며 "인천연합과 울산연합도 겉으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겠지만 조직 내부적으로 권 후보 지지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자주계열의 또 다른 관계자도 "자주파 전체가 집단적으로 대선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권 후보 쪽으로 결정될 것 같다. 거의 그 쪽으로 갈 것 같다"면서 "늦어도 7월 말이나 8월초면 후보 방침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각 조직별로 후보 방침을 정하기에 앞서 후보의 정치 역정과 정책 등에 대한 대중적 토론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그를 통해 후보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기초해 후보에 대한 선호를 결정하면 조직 성원들이 투표하는 데 주요 판단기준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현장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하는 자발적 흐름도 제법 있는데, 지역별 토론 과정에서 이런 흐름이 의외로 커진다면 조직이 후보 방침을 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 역시 권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당내 조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 15일 자주파 모임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로 예정된 전국 모임에 앞서 사전 모임을 갖고 후보 방침에 대해 조율한 후 전국 모임에서 후보 방침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자주파의 권 후보 지지 움직임은 정파 구도가 당내의 지배적인 정치 질서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주파의 한 관계자는 "당이 완전히 평당원들의 평가에 기초해 운영되는 질서였다면 대중적 영향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노 후보가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아직 민주노동당이 그 수준까지 가지 못했다. 조직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당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노 후보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자주파의 ‘의구심’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주파의 한 관계자는 "노 후보가 대선 국면을 활용해 다른 정치적 계산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 후보가 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권 후보의 경우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을 만든 사람으로서 당에 헌신했다는 이미지가 당원들에게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면서 "반면 노 후보에 대해선 당에 대한 헌신과 희생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노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간 갈등의 불씨를 제공했던 민중경선제 문제도 권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주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권 후보의 지지세 확대 흐름에 영향을 준 것은 민주노총 지도부의 정치적 경향성"이라며 "민주노총 지도부는 처음부터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와 다른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강했는데, (노 후보가)설득을 못한 것 같다. 민중참여경선제 문제가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계열이 권 후보 지지 방침을 정할 경우 경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원 구조상 다수의 당원들이 자주파의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며 "자주파가 권 후보를 지지하게 되면 경선은 결선 투표까지 갈 것도 없이 한 방에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주파의 한 관계자는 "정파 투표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몇 표 내놓으라’는 식의 오더가 내려지긴 힘들겠지만 조직적 방침이 결정되고 권고의 수준에서 제시되면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지난 당권 선거처럼 정파 투표를 강력하게 밀어붙일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당내 조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세 후보 모두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평당원들의 소신 투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정파의 후보 지침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충성도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자주파가 결정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자주계열의 권 후보 지지 움직임에 대해 인천연합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번주와 다음주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연합의 한 관계자도 "지역별 토론을 거쳐 최종 방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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