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체육관서 세상 바꿀 수 없다'…노쪽 발끈
        2007년 07월 17일 08: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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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는 16일 ‘체육관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논평을 내놨다. 56주년 제헌절에 즈음한 논평이다. 권 후보는 논평에서 "파탄난 민생을 외면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지표만을 동원한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보수정치권의 이해타산만 담은 개헌에 반대한다"고 했다.

    또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살림살이와 무관한 개헌이 아니라, 노동자, 농민, 서민의 실질적 민주주의 요구가 담긴 새로운 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새로운 공화국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직접적 요구와 투쟁으로 탄생할 것이며, 11월 100만 민중대회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체육관 기념식’과 ‘노동자, 농민, 서민의 직접적 요구와 투쟁’을 시종 대비시켰다. 6.29 선언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론 맞은 편에 4.19 혁명과 6월 항쟁을 배치했다. 권 후보는 "더 이상 체육관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공화국의 역사는 체육관 기념식이 아니라 모순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직접적 요구로 쓰여졌다"고 했다.

    ‘체육관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이 논평의 제목에 노회찬 후보측이 발끈했다. 노 후보는 17일 ‘KBS 88 체육관’에서 중앙선대본 출범식을 갖고 제7공화국 건설운동을 선포했다. "노회찬과 함께 세상을 바꾸자"고 했다. 권 후보의 논평 제목은 해석하기에 따라 다음날로 예정된 노 후보의 선대본 출범식을 빗댄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16일 논평이 나온 후 노 후보측은 권 후보측에 강력히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중의적으로 읽으라고 제목을 그렇게 단 것 같은데, 포용을 강조하는 권 후보 답지 않다"면서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논평을 보고 캠프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권 후보가 경선에서 보여준 태도와도 동떨어진 행태인데, 그쪽 실무자의 독자적인 판단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측은 "전두환의 개헌과 6.29 선언의 한계를 얘기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노 후보 측이 왜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권영길 후보 이름으로 나온 제헌절 논평 전문.

                                                                 * * *

    체육관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 59주년 제헌절을 맞이하며

    공화국의 역사는 ‘체육관 기념식’이 아니라, 모순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직접적 요구로 쓰여졌다.

    4.19 혁명은 독재의 연장을 저지했고, 6월 항쟁은 군부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두 차례 개헌을 제외한 모든 개헌은 독재자들의 정권 연장을 위한 개악이었다.

    두 차례 개헌의 공통점은 바로 국민들의 직접적 요구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위한 직접 요구는 ‘체육관 선거’를 역사 속에 묻었다.

    6월 항쟁의 본질은 국민들의 실질적 민주주의 요구였다. 하지만, 정권의 ‘6.29선언’은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 형식적 민주주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6월 항쟁을 ‘빼앗긴 혁명’, ‘미완의 혁명’으로 만들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을 계승한 ‘4기 6.29정권’ 노무현 정권이 집권한 대한민국은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환기조차 되지 않는 지하에 감금당하는 나라다. ‘6.29정권’은 한미FTA 체결을 위해서라면, 광우병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조차 우선 수입해서 국민들에게 먹인다.

    올해도 ‘4기 6.29정권’은 9차 개헌 20주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체육관 기념식’을 기획하고 있다. ‘체육관 대통령’이 사라진 자리를 ‘체육관 기념식’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정권의 연장을 위해 헌법을 개악했듯, 노무현 대통령도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개헌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체육관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보수정치권의 이해타산만 담은 개헌에 반대한다. 파탄난 민생을 외면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지표만을 동원한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살림살이와 무관한 개헌이 아니라, 노동자, 농민, 서민의 실질적 민주주의 요구가 담긴 ‘새로운 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공화국’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직접적 요구와 투쟁으로 탄생할 것이며, 11월 ‘100만 민중대회’는 그 시작이 될 것이다.

    2007년 7월 16일

    민주노동당 17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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