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국유화 비판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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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7월 16일 1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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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의 ‘택지 국유화’ 정책이 정책 토론회 과정에서 뜨거운 논쟁 거리로 부상되고 있다. 심 후보 쪽에서 비판의 주요 당사자인 노회찬 후보의 입장에 대한 비판을 기고해왔다.

<레디앙>은 국유화라는 큰 줄기를 동의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후보 간 논쟁의 최종 승자는 바로 ‘국유화 정책’ 그 자체여야 된다는 바람으로, 각 후보 진영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며 이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민주노동당 심상정 대선 경선후보의 택지국유화 공약이 연일 논란이다. 6월30일 대전 토론회에서 노회찬 후보가 “심후보의 택지국유화 공약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놓았고, YTN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한 14일 경기 토론회에서도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취소하라”는 심후보와 “타워팰리스 등 강남 택지를 국유화해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 반대한다”는 노후보의 재반론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 역시 서로 1분 안팎의 짧은 발언이 두어 번 오간 것이어서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점이 있어 보완해 설명하려 한다. 다만 이미 핵심 내용은 대전 토론 뒤 7월3일 본인이 <레디앙>에 기고한 글에서 밝힌 것이어서 간략하게 짚어보겠다.

강남의 고가 주택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동안 토론과정에서 오간 논지를 살피면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와 극단적인 소유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택지를 국유화해야 한다는 데는 세 후보가 원칙적으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

또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노후보의 견해는 취소돼야 한다"는 심후보의 발언에 노후보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한다면 논란거리는 아닐 듯 하다.

오히려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택지 국유화 과정에서 강남의 고가 주택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스스로 자문해본다. 타워팰리스를 두 채 가진 다주택자는 어떻게 하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24평 한 채 값은 56억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싼 아파트(도봉구 쌍문동 한양 4차 11평형, 5,750만원)를 97채나 살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노동당이 정권을 잡아서 강력한 택지 국유화 정책을 밀고 나간다고 생각해보자. 인수위원회에서 먼저 할 일은 역대 정권이 ‘천기누설’로 여기며 감춰온 집부자들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낱낱이 확인하는 것이다.

   
  ▲ 사진-=강남 타워팰리스
 

여러 가지 유형의 문제가 나타날 것

‘두 채 중 사회적으로 납득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현재 살고 있는 집 외에 비거주용 주택을 팔게 한다는 대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여러 가지 유형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예컨대 주택건설회사의 미분양 주택이 한 무더기로 나올 것이다. 비거주용 주택 매각 및 택지 국유화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미분양 주택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주택건설회사는 살판나는 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방으로 갈수록 집이 남아돌고 빈집도 많다. 내놔봤자 누가 사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인천시 옹진군은 2005년 말 현재 주택보급률이 160.3%로 전국 234개 시군구 중 6위이다. 주택수의 60% 이상이 남는 집, 즉 비거주용 주택인 것이다.

또 옹진군은 자기 집에 사는 가구의 23.6%, 전체가구의 16.5%가 각각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로 전국 234개 시군구 중 다주택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곳도 모두 ‘기계적’으로 무조건 택지를 국유화해야 하나?

타워팰리스도 택지국유화 대상

물론 타워팰리스를 두 채 가진 경우 투기 목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택지국유화 대상이다. 민주노동당 정권이 비거주용 한 채를 5년 내에 팔도록 특별법을 제정하고 팔지 않을 경우 해마다 부담금을 높여서 물리는 제도를 확정하고, 조중동과의 전쟁에서 승리해가지고 집주인이 30억짜리 한 채를 팔겠다고 내놓는다고 치자.

그것도 나중에 팔면 부담금도 늘고 택지국유화 정책으로 집값 특히 고가 아파트 가격이 눈에 띄게 폭락하니까 집권 2년차인 2009년 초에 팔려고 할 경우, ‘기계적으로’ 매물로 내놓는 즉시 국가가 사주어야 하나?

민주노동당이 집권하고 나서 국민의 피땀인 국가 돈을 낭비하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기계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택지국유화 대상에서 강남도 빼고, 농촌도, 빼고, 미분양 주택도 빼고 하는 식으로 할 건가?

지금부터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원칙은 대원칙대로 가되, 구체적인 문제 유형에 맞는 대책을 세워 해결해야 할 것이고, 가장 진보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면 될 터이다.

심후보의 택지국유화 공약은 ‘주택소유 제한’과 ‘택지의 점진적 국유화’를 결합시켜 극단적인 소유 편중을 해소함과 동시에 토지의 핵심인 택지의 국가 소유 비율을 높임으로써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방향에 관한 것이다.

진보정당의 정책토론이 이래선 곤란하다

이미 밝혔듯이 택지국유화 공약은 큰 그림과 이를 구체화한 주택소유제한 및 영구채권 발행을 통한 택지 국유화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세부 원칙은 별도의 대책으로 보완돼야 할 문제이다. 다만 다주택 소유자의 비거주 주택의 세부 현황, 예컨대 지역별 가격별 주택종류별 분포 등을 정확히 알아야 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 후보 당선 뒤 인수위원회 단계에 가서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대원칙과 문제 유형별 세부 대책, 또는 전체와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 문제의 성격과 맥락은 이미 이전에 해명할 대로 해명했다고 본다. 그런데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는 전제 위에서 이런저런 딱지를 붙이고 ‘당 정체성에 맞지 않다’거나 ‘심각하게 재검토하라’거나, ‘타워팰리스 누명’까지 씌우니 진지한 비판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 진보정당 안에서 정책토론이 제대로 되려면 이래서는 곤란하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진보학계로부터 분에 넘치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택지국유화 공약과 주택계급별 맞춤형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세박자 주택정책>이 유독 민주노동당 안에서는 토론이나 논란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

물론 부족한 점을 더 채우는 과정이라 여기며 더 갈고 닦아나가려 한다. 하지만 같은 후보로서 ‘대안없는 비판’이란 지적을 피하려면 다른 후보들도 주택정책공약을 정확히 내놓고 경쟁했으면 하는 기대를 다시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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