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노조, 대화 거부 맞서 점거 투쟁 강화
    2007년 07월 11일 1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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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조합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가정이 있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살림을 중단하고 매장 점거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노동부와 사측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랜드일반노조 홍윤경 사무국장)

비정규직 노동자 700여명 집단해고에 반발해 상암동 홈에버와 뉴코아 강남점에서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그룹이 노동부의 중재로 교섭석상에는 나왔으나 막무가내로 ‘농성중단’을 요구해 교섭이 결렬되고 말았다.

   
  ▲ 8일 오전,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투쟁계획을 말하는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위원장. ⓒ 민주노동당 이치열 기자
 

10일 오후 3시 서울노동청에서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 뉴코아노조 박양수 위원장, 홈에버 오상흔 사장, 뉴코아 최종영 사장 등 4자가 교섭을 벌였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은 해고자 53명 복직과 지도부 신변보장을 조건으로 농성을 즉시 풀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당해고된 7백명 전체를 원직복직하지 않으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맞섰다. 노조는 4대 요구사안인 ▲해고자 700명 복직 ▲계약직 문제 해결(기간만료자 대량해고 중단) ▲임금 등 비정규직 차별 시정 ▲전환배치 중단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날 정식 교섭이 아니라 ‘면담’이라고 주장하며 다른 어떤 요구도 논의할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정회와 속개를 계속하던 교섭은 사측이 ‘농성 중단’을 고집하면서 7시 20분 쯤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오늘 밤이든 내일이든 교섭 날짜를 다시 잡자"고 요청했으나, 사측은 이마저도 거부해 향후 교섭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교섭이 결렬되자 이날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은 "사측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더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며 매장 농성 확대계획을 밝혔다. 이랜드노조는 오는 15일 개장하는 광주 홈에버 매장에서도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이랜드노조는 교섭 결렬과 대화 거부에 맞서 11일부터 기습적인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말과 휴일인 14∼15일 매장 점거 농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선도투쟁의 성과

이날 교섭의 성과도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점거투쟁과 연대투쟁으로 이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노사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전개되자 다급했던 사측이 처음으로 대화에 나섰다는 점이다. 홈에버 대표이사가 바뀐 후 처음으로 교섭에 나온 것이다.

또 그동안 따로 교섭이 진행되어왔던 뉴코아노조와 이랜드노조가 처음으로 공동교섭을 전개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노조 홍윤경 사무국장은 "우리는 공동타결이 아니면 절대 이번 사태를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은 대화조차 거부하면서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랜드 사측은 노조의 점거 농성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조합원들에 대한 손해배상과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난 8일 상암점 연대투쟁에 나선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연대단체들의 참가자들과 좁혀오는 경찰들 . ⓒ 민주노동당 이치열 기자
 

거세지는 비정규직 탄압

또 정부는 11일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랜드 노조의 매장 점거농성을 조속히 해제해야 한다"고 밝혀 공권력 투입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10일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정당한 행위가 아닌 것을 오랫동안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100여명의 간부들은 10일 밤 7시 뉴코아 강남점을 방문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노동자들과 연대투쟁을 벌였다.

민주노총 홍순광 비정규국장은 "울산, 창원, 광명 등 노동자들이 밀집해있는 도시에서 홈에버와 이랜드 불매운동을 힘차게 전개할 계획"이라며 "지난 8일 20여개 매장의 점거농성에 이어 22일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매장을 점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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