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보수언론의 '검증 딴죽걸기'
    By
        2007년 07월 11일 10:17 오전

    Print Friendly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재산형성 의혹이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의혹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부 신문들은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보다는 검증자료 유출 의혹 공방이나 정치공작 주장을 충실히 전달하는 데 그 역할을 한정짓는 듯하다.

    11일자 아침신문들은 이 후보 쪽이 명예훼손과 관련한 고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신문들은 검찰의 수사가 지속될 지와 그 방향에 무게를 뒀다. 특히 조선·동아일보 등은 ‘국가기관의 정보 유출’ 의혹에 방점을 찍으면서 대선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조선·동아·중앙일보 등 이른바 보수언론들이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자사의 검증 보도에 딴죽을 걸고 있다며 이들의 이중잣대를 정면 비판했다.

    다음은 11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예고된 파행-비정규직 보호법 ‘구멍뚫린 법’ 갈등 부추긴다>
    국민일보 <교사에 징계권·학생부 기재 추진>
    동아일보 <러 "연해주∼동해안 해저가스관 건설">
    서울신문 <여성도 ‘사회복무’로 병역 추진>
    세계일보  <18일 북핵6자회담 ‘한반도’가 뜨거워진다>
    조선일보 <‘브리핑룸 통폐합’ 협상 후 "국보법 폐지 공동노력" 황당한 합의>
    중앙일보 <사르코지, 프랑스혁명하듯 교육 개조>
    한겨레 <내수·수출 쌍끌이 "경기상승 오래간다">
    한국일보 <조종사·철도 기관사·응급실 간호사 등 내년부터 파업 맘대로 못한다>

    이 후보 고소 취하 가닥…’김대업식 수사될까 우려’ 때문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쪽이 재산형성 의혹에 대한 검증과 관련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11일자 아침신문들은 이 후보 쪽이 박희태 선거대책위원장 주재로 이날 아침 회의를 열고 고소 취하 여부를 결론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 중앙일보 7월11일자 1면  
     

    중앙일보는 1면 <"이명박 캠프, 오늘 고소 취소 가능성">에서 "이 후보와 처남 김씨의 재산 관련 의혹을 명백히 밝히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검찰 수사가 이 후보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크고, 고소 취소를 강력히 요구하는 당 지도부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판단이 캠프 내에 우세하다"며 "11일 오전 회의에게 김씨에게 고소 취소를 권고하는 결정이 나올 것 같다"는 이 후보 쪽 핵심 측근의 말을 전했다.

    이 후보 쪽이 고소 취하 쪽으로 기운 것은 검찰 수사에 의해 의혹이 증폭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앙일보는 5면 <이명박 캠프 오늘 고소 취소 가능성…왜? 김대업식 수사될까 우려>에서 "2002년 검찰이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문제를 수사하면서 김대업씨의 주장을 여과 없이 흘리는 바람에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이 증폭돼 침몰했다는 게 이명박 캠프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박희태 선대위원장, "고소 취하 대신 해명 자료 공개 검토"

    동아일보는 A5면 <이 캠프, 장고끝 ‘소취하’ 가닥>에서 핵심 고소인인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이르면 11일 고소를 취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면서 이는 "당 지도부의 소 취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취하 여부를 놓고 캠프 내 혼선이 장기화되면 ‘뭐가 있기는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캠프 내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 쪽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결백을 강조하기 위해 부동산 거래 내역 등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같은 기사에서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논란의 핵심인 김 씨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관련 의혹을 해명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 김성호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취소 땐 수사 안해야"

    검찰수사와 관련해 중앙일보는 1면 <"검찰, 선거에 휘말리는 건 대선 정국서 적절치 않다">에서 "고소인이 고소를 취소하면 명예훼손 부분은 수사를 하지 않는 게 맞다"는 김성호 법무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이는 고소 취소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검찰 수사팀의 입장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또 "김 장관은 ‘검찰은 범죄 단서나 혐의가 아닌 단순한 의혹만 갖고는 수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대선 정국에서 검찰이 너무 선거에 깊숙이 휘말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철치 않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동아, ‘정보유출’에 무게

       
      ▲ 동아일보 7월11일자 A5면  
     

    동아일보는 A5면 머리기사 <검찰수사 ‘정보유출’ 쪽에 무게>와 상자기사 <‘문건 유출’ 수사 어떻게> 등을 통해 정보유출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를 보도하는 데 무게를 뒀다.

    동아일보는 "국가기관 정보 유출 의혹의 핵심은 최근에 불거진 이 전 시장 및 친인척의 부동산 관련 정보가 과연 국가기관의 정보인지, 국가기관의 정보라면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됐느냐"라며 "수사 결과 조직적으로 국가기관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현 정권의 도덕성이 무너지면서 임기 말에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 검찰 수사 계속 방침 한나라당과 충돌 예상

    조선일보도 검찰수사의 방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1면 <이명박측, 고소 취소 결정>에서 "이 후보 측과 한나라당은 고소가 취소되면 검찰 수사도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이나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또 A4면 <‘검증공방’ 이례적인 초고속 수사 왜?>, <대선 폭로전 ‘단골 조연’ 검찰 이번엔…> <"고소 취소해도 수사해야" "시효 지나 명분 적어"> 등에서 검찰수사의 향방과 그 파장에 관심을 집중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초고속 수사’에 대해 "검찰로서는 각 당 경선 일정이 지뢰처럼 깔려있는 시점에 유력 대선주자를 수사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라며 "정치일정이 본격화되기 전에 수사를 마치는 것이 그나마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고 검찰은 판단한 듯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검찰이 이 전 시장 측 고소인 조사와 동시에 자료유출 수사를 병행하는 것도, 이 전 시장 측의 피해의식을 자극하지 않고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라고 풀이했다.

    검찰이 이 전 시장 처남의 부동산 정보 열람 자료를 확보한 것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조직적인 자료유출이 사실로 확인되고 그 배후가 누구로 밝혀지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며 "이 전 시장의 차명 부동산 의혹과 별개로 대선 레이스에 또 하나의 대형 뇌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경향, ‘조선·동아·중앙일보의 이중잣대’ 정면 비판

       
      ▲ 경향신문 7월11일자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보수언론의 속보이는 이중 잣대>에서 조선·동아·중앙일보 등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의 보도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력 대선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하는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는 못할망정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경향신문 등의 검증 보도에 대해 ‘권력기관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얻은 자료’ 운운하며 딴죽을 거는" 조선·동아·중앙일보 등 보수언론들의 보도행태를 언급하면서 "보수언론의 이 같은 행태는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장상·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검증 보도와는 너무나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사설에서 "당시 이들을 위시한 거의 모든 언론이 크고 작은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두 사람은 국회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그때 보수언론들은 자료 출처와 관련해 일언반구의 언급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사설은 "이 후보에 대해 제기되는 갖가지 의혹들은 몇몇 보수언론이 에워싼다고 해서 땅속으로 파묻힐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서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반언론적 행태는 전체 언론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이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신문’이 아닌 진정으로 ‘할 말은 하는 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향, 한나라당 ‘자료유출’ 의혹에 반박 

    경향신문은 한나라당이 제기한 국가기관에 의한 자료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이 10일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 국세청의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경향은 1면 <박계동의원 ‘근거없는 비난’ 물의>와 3면 <박계동의원 본지 보도 ‘의혹’에 답한다>, <부동산 탐사보도 노하우 축적 공직자 재산검증에 한발 앞서> 등을 통해 자사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국세청 등의 개인정보 관련 전산자료가 대선 관련 특정 TF팀에 의해 취합되어 X파일화하고, 출처에 대한 세탁과정을 거친 후 특정 언론 보도를 통해 유포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1면에서 "김의원측은 사실관계 제시 없이 추상적으로 발언했고 경향신문은 특별취재팀의 집중취재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했음에도, ‘친·인척 이름’과 ‘부동산’이 언급됐다는 점을 유일한 근거로 김의원(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과 경향신문 보도가 관계있다는 논리를 편 것"이라며 "전혀 근거 없는 주장과 추론에 따라 권력과 언론이 결탁했다는 ‘엉터리’ 결론을 내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조선, KBS 수신료 인상 추진 ‘원색’ 비난 

       
      ▲ 조선일보 7월11일자 A2면  
     

    KBS가 TV 수신료를 인상하기로 한 것 관련해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선일보는 <KBS, 진짜 언론 된 후 수신료 문제 꺼내야>에서 자극적인 언사를 동원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KBS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5일 수신료 인상 문제 공청회 참가자 대부분은 ‘방송 제작의 편향성과 방만한 경영의 개선 없이 수신료 인상은 안 된다’고 했고, 학계와 시민단체들도 ‘공영성 확보가 먼저’라고 지적했다"면서 "KBS는 진짜 언론, 진짜 공영방송이 되고 나서 수신료 문제를 꺼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여기서 "편향 방송의 극한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던 대통령 탄핵 보도,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스트 독재자 차베스를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이자 희망이라고 헛소리를 한 특집방송…. KBS가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파괴하기 위해 사상적 병균을 퍼뜨린 프로를 꼽자면 열 손가락 모두를 합쳐도 한참 모자랄 지경"이라면서 "정 사장의 편향 취향은 뉴스 보도만으론 부족해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까지 이 사회에 좌파 물감을 퍼뜨리는 도구로 활용하는 데로 뻗쳤다"고 원색적인 주장을 펼쳤다.

    조선일보는 A2면 <KBS 정사장, 케이블 업계 비난>에서도 10일 정연주 KBS 사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면서 "방송계와 언론학자들은 ‘겸허한 반성보다는 유료방송업계를 깍아내리는 태도와 약속은 구체적인 숫자도 없고 약속을 지키기 못했을 때는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어 신뢰가 안 간다’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역시 A8면 <난시청 해소에 33년간 수신료 고작 2.2% 써놓고 KBS "수신료 인상하면 개선">에서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와 한나라당의 주장과 자료를 근거로 수신료 인상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 이창길 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