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둘러싸고 격렬한 난타전
    2007년 07월 11일 04: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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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노무현 공방(?)이 벌어졌다. 10일 부산에서 경제, 정치, 여성 관련 주제로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예비후보 토론회에서는 세 후보가 서로를 향해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경제론과 후보의 경제 공약이 흡사하다며 공방을 벌였다.

   
  ▲ 10일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정책토론회 (사진=민주노동당)
 

논쟁의 중심은 심상정 후보의 대표 공약인 세박자 경제론이었다. 심상정 후보는 기조 발언을 통해 “세 박자 경제론은 분배 중심의 경제 정책을 넘어 서민 경제의 틀과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경제 프로그램을 제시한다"면서 "미국에 편입되지 않는 국가간 상호 호혜적 경제 협력과 모든 서민이 경제 주체가 되는 공공적 사회체제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먼저 노회찬 후보가 "동아시아 호혜 경제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데, 경제공동체는 통화 단일화와 관세 철폐를 주 기준으로 한다"면서 "이는 결국 한일FTA 와 한중FTA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역내에서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심,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경제론과 세박자 경제론은 질적으로 달라”

심 후보는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경제론과 달리 세박자 경제의 핵심은 미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한국이 중심이 돼 동아시아의 주체적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미국 주도의 동북아 재편 전략에 편승하는 노무현 정부의 허브론과 다르다"면서 "호혜와 아시아 국민의 연대를 추구하는 소셜(social) 아시아 전략으로 각국의 주민이 주체가 된 풀뿌리 경제의 연대와 협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권 후보도 노 후보의 지적에 동조하며 심 후보의 답변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 후보는 "심 후보는 ‘노무현식이 아니다, 미국식이 아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시대위원회의 동북아 구상과 심 후보의 동북아 개념이 거의 똑같다"면서 "심 후보의 설명으로는 뭐가 다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오히려, 제가 권 후보의 공약을 논할 때 바로 그 지적을 하려했다. 권 후보의 동아시아 구상이 아세안 + 한중일로 돼있어 노무현 정부와 똑같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적 갈등이 구조적으로 내재화 돼 한중일 중심의 동북아 협력 체제 구상으로는 호혜 경제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아세안, 인도, 러시아, 대한민국을 종축으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략적 지도를 설정해 중국, 일본과 협력해 가는 세 박자 경제론은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경제론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 나는 삼 단계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나의 진보적 경제 성장론은 남쪽 및 남북 경제 공동체 건설을 기조로 한 북방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권 후보와 심 후보의 논쟁을 지켜본 노 후보는 “제가 보기엔 두 분이 블록 경제를 지향하는 점에 있어 모두 노무현 정부의 공약과 비슷하다"면서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노,“권 – 심 두 후보, 노무현 정부 공약과 비슷해”

노 후보는 "두 후보가 블록경제를 지향하고 있는데, 주요 대상국인 중국이 달러 보유국 1위, 일본이 2위, 한국이 5위인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한다는 것은 주관적 발상으로써 실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또 각 국가의 주민들이 주체가 된다고 했는데, 이는 소설에서나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이어 우리가 왜 주도해야 하는지, 우리 경제에 과연 바람직한지, 또 진보의 가치에 적합한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노 후보가 너무 많이 앞서 나간다"면서 "현재 미국 달러 패권의 가장 위협을 받고 있는 곳이 동아시아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서민 경제 체제를 수립하기 위해서라도 동아시아의 미국 달러 패권의 방어 체제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심 후보는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사실 동아시아 아세안은 전부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라며 “며칠 후 태평양 제국주의에 맞선 21세기 식민지 연대 전략을 담은 내용의 정책을 발표하면서 노 후보가 제기한 문제 의식에 소상하게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영길 후보의 ‘진보적 성장론’을 놓고 세 후보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또 한번 설전이 벌어졌다.

노,“성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심,“성장 대신 ‘발전’으로 써야”

심 후보는 "성장은 양적인 개념으로써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 불균형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분배를 뛰어넘는 양적 질적 개념을 다 갖춘 발전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후보는 ‘성장’ 담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용어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불가피하게 제가 성장을 굳이 끄집어낸 것은 민주노동당은 맨 날 ‘분배’만 외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면서 "당의 주장은 ‘서민 경제’를 살려 성장하자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노동자들이 고용 안정 속에서 신명나게 일해야 한다는 ‘정도’를 당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권 후보와 정면으로 맞서며 ‘성장 콤플렉스론’을 제기했다. 노 후보는 "그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분배를 얘기하면 마치 뭔가 죄를 지은 것 같은 태도가 오히려 ‘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으로 나타난다"면서 "지금 이 나라의 성장을 만들어 낸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를 위해 분배하자는 데 우리가 당당하지 못 할 이유가 뭐가 있나? 오히려 더 많이 성장하겠다는 헛된 약속을 발가벗겨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노 후보는 "그런 점에서 성장의 동력으로 권 후보가 제시한 한반도 통일 경제 건설을 통한 제2의 한반도 산업 혁명 및 북방 대륙 경제를 통한 제4의 경제권 주도 등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건 문제“라며 "특히, 북방대륙 경제권 개척은 역대 모든 보수 정부들의 북방 정책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말만 분배를 성장으로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신자유주의 기득권 세력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효과를 나을 수 있으며, 그러한 기조가 권 후보 공약 전반에 깔려있다"면서 “양적 질적 성장을 포함하는 ‘발전’이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용어보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실제로 경제가 왜 어렵나? 노동자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도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이것을 고용불안에 떨지 않게하고 일자리를 확실히 보장하면 경제가 발전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무슨 콤플렉스인가? 이제 이야기할 건 해야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권 후보는 "과거 보수 정권의 북방 경제론은 그저 정치적 구호였다. 내가 제시한 상호, 상생, 친환경적 북방경제론은 미국 경제 중심을 탈피하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비전에 대한 토론 부분에서는 권 후보가 다른 두 후보에게 ‘백만민중대회’의 동참을 공세적으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권, “두 후보, 백만민중대회 동참해야”

권 후보는 "새로운 공화국으로 가기 위해선 제도적으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고, 그 길목에서 백만민중대회를 성사시켜야 한다"며 두 후보에게 동참 여부를 물었다.

이에 노, 심 두 후보는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동시에 백만민중대회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심 후보는 "우선 새로운 공화국 건설을 하려면 진보 정당이 대한민국 사회를 어디로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촘촘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에 맞는 구체적 전략 프로그램과 힘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가 중요하지, 백만이 모인다고 바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 후보는 "제가 걱정하는 건, 백만민중대회를 실현시켜낼 방법이 단 한 번도 제시된 적이 없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것”이라며 "또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방법으로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우리 국민이 백만 명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너희들끼리 또 모이냐?’라는 오해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 후보는 지난 광주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노 후보의 제 7공화국 건설과 관련해 재차 강하게 비판을 제기하며 향후에도 계속 논쟁을 일으킬 것을 예고했다.

심 후보는 “2009년에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을 보면, 결국 헌법 개정 운동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제 문제 인식의 핵심은 진보 정당의 집권 전략으로써 (헌법 개정 운동이) 광범위한 대중의 동의를 모아가는 과정이나 방도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자꾸 헌법 개정 운동으로 보는 것은 일부러 그렇게 보려고 엄청 노력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선거를 앞두고 헌법 개정 내용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얻어나가는 것”이라며 “동의가 얻어지면 헌법을 고치는 건 절차적인 일에 불과하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공통점을 모아나갔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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