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반대 시민단체, 노-심에 문제 제기
        2007년 07월 10일 02: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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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이 신문 대선 자문교수단이 6월 17일부터 3주에 걸쳐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인 노회찬·심상정 의원을 상대로 주요 대선 공약을 묻는 설문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심상정 두 후보는 ‘부유세 신설’ 등 대부분의 설문에서 답변이 일치하는 유사성을 보였다"면서 "권영길 후보는 ‘조선일보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는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이유로 들며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심상정 후보의 대선 슬로건과 대표 정책 5가지를 소개하면서 정치·남북 및 외교·경제·사회 등 각 분야 설문조사 결과 "두 후보가 사실상 각 분야 정책이 똑같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는(대표 오종렬, 명계남, 홍근수, 문규현. 이하 조반연) 조선일보 설문 조사에 응한 노회찬, 심상정 후보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조반연은 10일 오후 민주노동당에게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 입장을 확고히 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

       
     
     

    조반연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의 2004년 방침이 달라진 게 전혀 없고, 또 조선일보도 그 후 전혀 변한 게 없는데 조선일보 대선 자문기획단 설문조사에 두 후보가 답을 해준 건 취재에 응한 것으로써 적합한 태도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특히, 일반 당원도 아닌 당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최고위원회가 지난 2004년 ‘조선일보 대응 지침’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조선일보에 대한 개별적 기고, 인터뷰, 취재는 일체 불응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당 관련 취재 통로는 대변인실로 일원화"하는 것으로 돼있다.

    조선일보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2006년 지방 선거 시기 현실 적합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으나, 2004년에 결정된 방침을 따르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조선일보> 설문 조사 거부와 관련해, 권영길 후보 측은 "2004년 최고위 결정에 따랐다. 당 관련 취재 통로를 대변인실로 일원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대변인실에게 먼저 당의 방침을 문의했었고, 그 결과 2007년에도 당의 방침이 변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변하지 않은 당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후보 측은 ‘조반연’의 입장과 관련해 "이미 당 대변인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모든 언론사에 배포된 후보의 정책 및 공약 관련 설문 조사에 ‘O, X’ 로 응해준 것 뿐이지 당의 방침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며 "설문 조사에 응하기 전 당 대변인실 관계자에게도 의견을 구했고, 이미 공식적으로 배포된 보도 자료를 확인해 준 설문조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 측도 "조선일보는 ‘설문 조사’를 요청했다. 취재에 응한 것이 아니라, 대선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대선 정책 서면 설문 조사에 응했을 뿐"이라며 "심 후보의 정책 기조와 관련해 O, X만 해준 것이지, 당의 방침을 어기고 취재에 응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조선일보>에 대한 당의 방침과 관련해 재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조선일보 기자의 취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당내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숱한 기자회견과 기자 간담회가 있는데, 조선일보 기자의 질문만 안 받을 수도 없는 거고, 조선일보 기자의 접근을 일부러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우리에게는 없다"면서 "사실상 ‘취재 일체 불응’은 현실적으로 지키기 불가능한 방침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또 한 관계자는 "차후 대선과 총선에 돌입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일이 굉장히 많이 발생 할 것”이라며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논란을 대비해서라도 다시 한번 당의 방침을 정리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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