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금속노조 속속 가입
    2007년 07월 09일 04: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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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속속 가입하고 있어 홈에버 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 비정규직 조직화와 투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에 따르면 충북 진천에서 카오디오 등을 만드는 현대오토넷의 5개 하청업체 노동자 400여명이 지난 달 금속노조에 가입해 9일 오후 노사가 막바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6일 한국델파이 진천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20명도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현대오토넷 사내하청지회(지회장 신재인)는 지난 6월 18일 현대오토넷의 하청업체인 오토닉스, 진성, 대성, 중원, 원진 등 5개 회사 415명의 비정규직 중에서 384명이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만들어졌다. 생산직 노동자는 전원 노조에 합류했고, 전체의 94%가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이었다.

   
 ▲ 충북 진천에 있는 현대오토넷 하청노동자 400여명이 금속노조에 가입한 후 7월 5일 공장안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6개월 비정규직이란 걸 노조가입하고 알았어요"

이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홈에버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법안 때문이다. 현대오토넷 원청회사는 7월 1일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불법 파견을 피하기 위해 현재 혼재된 업무를 업체별로 강제로 나누려고 했다.

현대오토넷은 4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오토닉스 노동자들을 230명으로 줄였고, 7월 초까지 70명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강제 서명을 받다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기 시작했다. 회사는 5개의 하청업체로 노동자들을 분리하면서 6개월짜리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부는 준비과정을 거쳐 6월 18일 마침내 지회를 띄우게 된 것이다. 13년차 차미경 조합원은 "잘나가는 회사의 정규직인줄만 알다가 6개월짜리 비정규직이란 걸 노조를 결성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잔업 거부, 연월차 휴가 사용 등 ‘자발적인 파업’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회사는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물량을 빼돌리고, 이천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러내 기계를 돌리려고 했다. 회사는 극심한 탈퇴공작을 벌였지만 2주동안 단 두 명에게만 탈퇴서를 받아내는 게 그쳤다.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로 똘똘 뭉치자 11일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려고 하자 회사는 결국 금속노조를 인정했다. 7월 5일 회사는 단체협약 요구안의 핵심인 ▲각 도급사별 차별해소 ▲생리휴가 원상복귀 ▲고용보장 합의서 ▲임금인상 13만원 등의 안을 제출했다.

이어 6일 교섭에서는 ▲노조전임자 3명 인정 ▲조합사무실 제공 ▲2008년까지 상여금 700% 제공 ▲성과급 200% ▲명절 귀성휴가비 30만원·선물 20만원 ▲하계휴가비 15만원 등에 합의했고 최종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이닉스 사태 우려 금속노조 인정"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정근원 지부장은 "하이닉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2년이 넘는 투쟁을 본 사용자들이 또 다시 그런 사태가 일어날 것을 두려워해 금속노조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과 전북지역 등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이 준비되고 있다. 비정규직 확산법안으로 인해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직접고용에서 간접고용으로 바뀌고 있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어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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