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포와 하우성, 현실이 만든다"
    2007년 07월 05일 03: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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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쩐의 전쟁’의 4일(수) 방송분은 하우성(신동욱 분)이 블루엔젤이라는 대형 대부 업체를 인수해 연66%의 고리대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내용이 나왔다.  다른 사채 업자나 소위 ‘큰손’은 물론 조직폭력배도 이 업체의 폭리 구조에 군침을 흘렸다.

   
  ▲ 극중 마동포 역의 이원종 (사진=SBS)
 

마동포(이원종 분)는 대부업체의 채권 추심원으로 재기를 꿈꾸고, 금나라(박신양 분)는 연인마저 버린 채 일수업자로 되돌아간다.  심지어 조철수(김형범 분)처럼 대부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마저도 고 수익의 환상에 젖어 고금리 시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실에서도 연66%의 고리대가 합법화한 이후 마동포·하우성같은 사채 업자가 폭증해 조철수같은 일반인까지 사금융에 매력을 느낀다.  지난 달 실시된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연령의 성인남녀 10명 중 4명은 ‘고수익의 유혹’ 을 이기지 못한 채 사채 업자의 제자로 들어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본부장 이선근)는  <드라마 ‘쩐의 전쟁’ 바로알기> 열번째 시리즈에서 하우성과 마동포를 양산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발한다.

▶대형 대부업자=하우성?

극중에서 하우성은 블루엔젤의 대출금리를 연66%로 올리고 “한달 간 무이자나 여성 전용 대출같은 신상품을 개발하라”고 다그친다.  강도 높은 채권추심도 강요한다. 현실에서는 대형 대부업체들이 ‘무이자 대출’ ‘무보증 무담보 무방문’이라는 달콤한 문구와 연예인을 앞세워 허위·과장광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 일본계 대부 업체의 경우 국민연금관리공단같은 정부·공공기관의 개인정보를 불법 입수하는가 하면, 불법 추심에 관한 매뉴얼까지 만들어 ‘채무자가 공포감을 갖도록 하라’ ‘연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있도록 하라’ ‘가장 난처한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 독촉하라’ 등 법에 위반된 빚 독촉을 자행하도록 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동포는 등록하고도 공공연한 법 위반

마동포의 경우 법에따라 등록한 대부업자이지만 대부업 법에 규정된 연66%의 금리 상한을 넘겨 연70~120%의 폭리 대출을 일삼았다.  폭행·협박 등 형사 처벌이 가능한 불법 추심의 유형은 셀 수도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실에서도 평균 대부 금리는 등록 업체가 연168%, 미등록업체가 연192%에 달한다.
△배우자 대신 채무변제를 강요하며 폭행 △‘몸 팔라’는 협박에 신체포기각서 수령 △수시 방문이나 전화질로 채무자의 불안감 조성 등 드라마 뺨치는 대부업체의 불법추심도 일반화돼 있다.

▶10년만에 대부시장 폭증, 서민은 옛날 사채시장이 그립다?

1990년대 중반 3000여 곳에 불과했던 대부 업체는 2006년 말 등록 업체가 1만7539곳에 달하고 미등록업체까지 포함하면 5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 이자제한법 폐지 후 10년 만에 벌어진 현상이다.  같은 기간에 약 700만 명의 서민이 제도금융권에서 탈락해 대부 시장에 노출됐다.

더 비극적인 현상은 1998년경 사채 평균 금리가 연24~36%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상호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도 연40~50%나 된다는 사실이다.  서민 입장에서는 지금의 제2금융권 보다 옛날 사채시장을 그리워할 판이다.

▶일본의 사례―블루엔젤이 삼성그룹과 어깨 나란히?

우리 정부가 대부 시장 양성화론을 고집한다면 대한민국은 가까운 장래에 일본같은 고리대 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고금리 규제 운동을 주도하는 우쯔노미야 겐지 변호사의 <소비자금융-실태와 구제>라는 책에 따르면, 사금융업체의 오너와 일족이 2000년 일본의 고액납세자 100위 안에 여섯 명이나 들어가 있다.

또 일본 국세청이 발표한 2000년 주요 법인의 신고소득 상위 50개사 중에 대형 사금융업체가 네 개나 포함돼 있다. 일본의 고리대업체는 어느 새 도요타자동차나 NTT도코모 등과 어깨를 견주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하우성의 블루엔젤이 삼성그룹이나 LG그룹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격이다. 참고로, 금감원에 따르면 2006년 국내 대부 시장의 1, 2위를 나눠가진 일본계 업체는 당기순이익 합계가 SC제일은행의 순익보다 많다.

2007년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대부 시장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형사 처벌이 가능한 최고 대부 금리를 금액에 따라 연15~20%로 낮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리대 시장의 급증으로 서민 피해가 폭증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한의 소폭인하를 고집해 대형 대부업체를 옹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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