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같았으면 이미 무너졌을 것"
        2007년 07월 03일 01: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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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K 주가조작, DAS 자회사의 수백억 대 천호동 뉴타운 개발 이익, 수 차례의 위장전입,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 및 증인 도피, 기자 성접대 의혹, 처남 땅 224만㎡의 실소유주 논란, 서울시장 재직시 자신 소유의 건물이 있는 서초 법조단지 고도제한 완화, 역시 서울시장 재직시 친인척 명의의 토지가 있는 은평뉴타운 개발….

       
      ▲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들의 목록이 길어지고 있다. 굵직한 것만 이 정도다. 소소한 것을 포함하면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다.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개 재산 형성과정의 문제점이다. 처남 김재정씨가 이 전 시장의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이 전 시장이 공직을 이용해 재산을 불렸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어지간한 사람이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 아마 이회창 같았으면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의 말이다. 그는 여러 의혹에 대한 이 전 시장의 ‘내성’이 생각보다 강하다고 했다. 실제 한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이 전 시장 지지율은 최근 들어 35%-40% 수준에서 횡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이 검증 국면에서 대응을 잘 한 것도 아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관리 능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박성민 민 기획 대표는 "팩트보다는 대응이 중요한데, 대응을 잘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아직 고공에 매달려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제테니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이 콘크리트처럼 꿈쩍도 하지 않자 전문가들은 네거티브에 대한 이 전 시장의 내성을 말했었다. 사람들이 이 전 시장에게 기대하는 건 ‘능력’이지 ‘도덕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지간한 ‘폭로’가 아니면 되레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박성민 대표는 "현재 나오는 정도의 의혹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특별히 놀랄만한 것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바닥을 친 것일까.

    전문가들은 대선은 상대적인 게임이라고 말한다. 특정 주자 혼자만 잘하거나 못해서 결정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대안이 떠오르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역으로 뚜렷한 대안이 없으면 갖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도가 고착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24%~28% 수준에서 횡보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범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지리멸렬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지지율이 이처럼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이 전 시장의 대체재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형식 소장은 "이명박 시장도 신은 아니다"면서 "경제를 살릴 대안으로 다른 정치인이 떠오르면 몰락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네거티브’로 무너뜨리고 ‘포지티브’로 쓸어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호중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얼마 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이 범여권 후보가 부각되는 과정과 동시에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홍 소장은 "갖은 의혹으로 누더기가 된 이명박 같은 사람도 뚫고 나갈 인물이 없다는 게 지금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해 "아무리 치장해도 철새일 뿐"이라며 "국민들은 그를 경제적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꿩 잡는 매’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에 대해서도 "아직 정치인보다는 시민운동가, 환경운동가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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