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행복도시에 살고 싶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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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7월 02일 1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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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행복도시에 살고 싶어요!" 이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역 내 서식하고 있는 생명체들의 외침이다. 세계적인 모범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추진되고 있는 행정도시가 우리보다 먼져 살고 있던 동식물들에겐 지옥이 되고 있다. 개발행위가 있는 곳에 환경훼손이 동반되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법적 보호종들의 양호한 서식지만이라도 보전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서식지를 보전하는 일이 인간이 손해 보는 일도 아니고 그들만 살리는 일도 아니다. 세계적인 모범도시의 이름에 걸맞기 위해선 그만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오히려 ‘제발 여기에 남아줘!’ 사람들의 외침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건설된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사업은 2007년 7월 착공하여 2030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총 21조원의 국비가 소요되는 최대규모의 국책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민들이 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을 주장한 것을 볼 때, 행복도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환상형 대중순환교통축(첨단 BRT : bus rapid transit), 장애없는 도시(barrier-free), U-CITY, 범죄없는 도시, 6개 기능권역 구분, 21개 기초생활권과 복합커뮤니티 구상, 경관 7대 연구과제 수행 등 첨단 도시계획기법을 과감히 도입하여, 그야 말로,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복도시에서 사람과 함께 공존하고 싶은 수많은 동식물들에겐 절망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환경생태적 측면에서 볼 때 ‘행정도시 녹지율 50% 이상 설정’이라는 설계의 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소하천과 구릉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어 녹지축이 형성되지 않고, 행복도시내 소하천 28개 중 22개는 과도한 절성토와 지반고를 높이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행정도시 예정지역 내 금강 본류 일대는 내륙지역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자 천혜의 야생동물서식지라 할 수 있음에도, 인공 수중보의 설치와 과도한 하천개발(하천부지의 40%이상이 친수지구)로 생태계 훼손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금강과 미호천을 중심으로 하는 하천과 주변의 평야지대, 구릉지 등은 100여종의 조류와 11종의 포유류 등이 서식하고 있어 생물종다양성이 매우 풍부하며, 특히 미호천 합수부 일대의 금강본류는 법적보호종으로 지정된 15종의 조류와 2종의 포유류가 집중 분포되어 있다.

즉, 행정도시건설사업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여하여 세계적인 첨단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현대도시의 일반적 경향이자 핵심적 고려사항이라 할 수 있는 ‘순환형 생태도시’에 대한 고려는 매우 낮은 수준이며, 수백년간 자연적으로 형성된 소하천이나 철새도래지, 야생동물서식지에 대한 보전대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 친수지구 및 수중보 계획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소하천 보전과 금강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토목설계가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환경적으로 건설계획을 세운다 하더라도 기존의 자연생태계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사실, 행복도시건설청이나 한국토지공사의 주장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충청권의 많은 환경단체와 전문가들도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면서, 도시조성에 큰 지장을 주면서 무조건적 생태계 보전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때문에 행복도시의 원활한 조성과 금강 주변 생태계 보전을 위해 가칭 ‘세종 환경포럼’을 준비하며, 집행당국과 충청권 환경단체들이 머리를 맞대로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복도시는 7월 20일 첫마을 사업을 착공하는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정상적인 행정절차에 의해 행복도시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행복도시내 소하천 보전과 금강주변의 생태계 보전을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행복도시 ‘세종’은 사람들만 행복한 도시가 되어서는 안된다. 새롭게 살 사람들과 이미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수많은 동식물에게도 행복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공사는 행복도시내 소하천 보전과 금강유역의 생태계 보전을 요구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의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모두에게 행복한 행복도시를 건설할 수 있도록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

   
  ▲ 환경운동 연합의 대책활동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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